리사 파이크 쉬이 파타고니아 환경실천 부사장
리사 파이크 쉬이 파타고니아 환경실천 부사장
파타고니아는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하다. 파타고니아의 지구 사랑, 환경 사랑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파타고니아는 유기농·친환경 원단만 쓰는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이다. 노스페이스, 컬럼비아와 함께 미국 아웃도어 시장의 3대 메이커다. 파타고니아는 1973년 미국 한 정육 가공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창립 초기부터 회사 내에 환경 부서를 뒀을 정도로 환경보호 기업으로 그 이름을 알려왔다. 파타고니아는 매년 총매출의 1%를 지역 환경 단체들에 기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에도 총매출 6억6000만 달러(7800억원)의 1%인 660만 달러(77억원)를 800여 개에 달하는 환경 단체에 지원했다. 1985년부터 계속돼 온 사업으로 지금까지 지급한 돈만 약 6000만 달러(7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 활동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땅을 사들이기도 하는 것은 특별한 일도 아니다. ‘댐을 없애자’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이 재킷, 사지 마라(Don’t buy this jacket)’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내면서 신제품 대신 중고품 사용을 독려한다. 지난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미국 걸프만까지 이어지는 키스톤XL 송유관 프로젝트를 불허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것도 파타고니아가 후원한 환경 단체의 설득 덕분이었다. 이쯤되면 파타고니아가 아웃도어 브랜드인지 환경 단체인지 헷갈릴 정도다. 지난 11월, 기자는 때마침 한국을 방문한 리사 파이크 쉬이(Lisa Pike Sheehy) 파타고니아 환경실천 부사장을 통해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 활동 얘기를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제품을 아예 사지 말란 얘기가 아니다.(웃음)”
앞서 ‘Don’t buy this jacket’ 얘기를 꺼내자 쉬이 부사장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그는 “실제 이베이(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파타고니아를 검색하면 중고품이 먼저 나오도록 요청했다. 구글에서도 파타고니아 제품을 검색하면 중고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에서 일한 지 13년째라는 쉬이 부사장은 자신이 처음 환경업무를 맡게 됐을 때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이 회사에서 제일 좋은 업무를 맡은 거야! 돈은 우리가 벌 테니, 넌 열심히 기부만 하면 돼!” 쉬이 부사장이 환경실천 업무를 맡게 되자 이본 쉬나드(76) 파타고니아 회장이 던진 말이었다. 한마디로 돈을 버는 대신 어떻게 잘 쓸지를 고민하라는 얘기였다. 그는 파타고니아에 입사하기 전에 10여 년간 환경 분야 비영리단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쉬이 부사장은 “내가 회사에 오기 전에도 환경 분야 풀뿌리 단체와 재단들 사이에서 파타고니아는 굉장히 유명한 회사였다. 비영리 단체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은 욕심에 파타고니아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환경보호 실천을 맡고 있는 쉬이 부사장은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듯 특히 환경 단체와의 교류에 힘쓰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2년에 한 번씩 지원 단체들을 대상으로 연 ‘풀뿌리 활동가들을 위한 콘퍼런스(Tools for Grassroots Activist Conference)’를 열고 있다. “5일 정도 환경 활동가와 파타고니아 직원이 모이는 행사로 약 140명 정도 참여한다. 미디어와의 소통법, 법안 통과 과정 설명, 마케팅 비결, 기금 조성법 등에 대해 서로 배우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쉬이 부사장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가 환경보호 활동에 나선 데는 사연이 있었다. 등산을 좋아하는 쉬나드 회장 자신이 만든 암벽 장비가 산을 크게 훼손하는 걸 목격하고 내세운 철학이 ‘No Necessary Harm’이라고 했다. 제품생산과정에서 불필요한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를 막겠다는 뜻으로 지금 파타고니아의 출발점이 됐다. 파타고니아는 환경 피해를 줄이는 방법도 남달랐다. 파타고니아는 1991년부터 면·폴리에스터·나일론·울 등 네 가지 종류의 섬유 생산 방식을 자세히 조사했다. 그 결과 목화 재배에 사용된 화학 비료가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파타고니아는 이때부터 유기농 면화 사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실제 쉬이 부사장 자신이 유기농 면화 거래를 장려하는 비영리단체 오가닉 익스체인지(Organic Exchange)의 창립 멤버이기도 했다.
쉬이 부사장은 “처음에 시작할 때는 유기농 면화 생산자도 소비자도 너무 적어서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생산 체계 구축에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제 모든 파타고니아 ‘면’ 제품은 유기농 목화로 생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기농 면화의 사용을 늘리면서 많은 농장주들이 화학 살충제 사용을 줄이게 된 것은 덤이었다.
아웃도어 업체가 어떤 소재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파타고니아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신소재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서핑수트의 경우 천연고무만 쓰면 갈라지기 때문에 신소재인 유렉스(Yurex) 개발에 나섰고, 오랜 실험끝에 개발에 성공해 다른 업체와 그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로 만든 폴라폴리스, 버려도 잘 썩는 마(麻) 소재 제품군 등 파타고니아가 새로 개발한 친환경 소재만 수십 가지나 된다.
이렇게 다양하게 환경보호를 위해 투자하고 매출액의 1%를 환경 사업 등에 지출하면서도 회사가 지속성장할 수 있을까? 기자의 질문에 쉬이 부사장은 단호하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의 1% 지원과 환경보호활동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기농 면화를 선택하는 바람에 적자를 낸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가족 소유 회사이다. 그리고 우리 대주주는 지구라서 항의가 없다”고 웃었다.
쉬이 부사장은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 활동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영감(Inspiring)을 불어넣으려고 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파타고니아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환경’이 아니라 우리의 ‘철학’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증거다.” 쉬이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파타고니아 코리아 역시 ‘1% for the planet’ 에 가입했다”며 “한국에도 친환경 경영 가치가 널리 퍼지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역사를 알기 위해 신청한 인터뷰가 환경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가히 파타고니아답다.
- 글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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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 활동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땅을 사들이기도 하는 것은 특별한 일도 아니다. ‘댐을 없애자’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이 재킷, 사지 마라(Don’t buy this jacket)’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내면서 신제품 대신 중고품 사용을 독려한다. 지난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미국 걸프만까지 이어지는 키스톤XL 송유관 프로젝트를 불허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것도 파타고니아가 후원한 환경 단체의 설득 덕분이었다. 이쯤되면 파타고니아가 아웃도어 브랜드인지 환경 단체인지 헷갈릴 정도다. 지난 11월, 기자는 때마침 한국을 방문한 리사 파이크 쉬이(Lisa Pike Sheehy) 파타고니아 환경실천 부사장을 통해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 활동 얘기를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제품을 아예 사지 말란 얘기가 아니다.(웃음)”
앞서 ‘Don’t buy this jacket’ 얘기를 꺼내자 쉬이 부사장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그는 “실제 이베이(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파타고니아를 검색하면 중고품이 먼저 나오도록 요청했다. 구글에서도 파타고니아 제품을 검색하면 중고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친환경 신소재 개발하고 공유
쉬이 부사장은 “내가 회사에 오기 전에도 환경 분야 풀뿌리 단체와 재단들 사이에서 파타고니아는 굉장히 유명한 회사였다. 비영리 단체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은 욕심에 파타고니아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환경보호 실천을 맡고 있는 쉬이 부사장은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듯 특히 환경 단체와의 교류에 힘쓰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2년에 한 번씩 지원 단체들을 대상으로 연 ‘풀뿌리 활동가들을 위한 콘퍼런스(Tools for Grassroots Activist Conference)’를 열고 있다. “5일 정도 환경 활동가와 파타고니아 직원이 모이는 행사로 약 140명 정도 참여한다. 미디어와의 소통법, 법안 통과 과정 설명, 마케팅 비결, 기금 조성법 등에 대해 서로 배우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쉬이 부사장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가 환경보호 활동에 나선 데는 사연이 있었다. 등산을 좋아하는 쉬나드 회장 자신이 만든 암벽 장비가 산을 크게 훼손하는 걸 목격하고 내세운 철학이 ‘No Necessary Harm’이라고 했다. 제품생산과정에서 불필요한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를 막겠다는 뜻으로 지금 파타고니아의 출발점이 됐다. 파타고니아는 환경 피해를 줄이는 방법도 남달랐다. 파타고니아는 1991년부터 면·폴리에스터·나일론·울 등 네 가지 종류의 섬유 생산 방식을 자세히 조사했다. 그 결과 목화 재배에 사용된 화학 비료가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파타고니아는 이때부터 유기농 면화 사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실제 쉬이 부사장 자신이 유기농 면화 거래를 장려하는 비영리단체 오가닉 익스체인지(Organic Exchange)의 창립 멤버이기도 했다.
쉬이 부사장은 “처음에 시작할 때는 유기농 면화 생산자도 소비자도 너무 적어서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생산 체계 구축에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제 모든 파타고니아 ‘면’ 제품은 유기농 목화로 생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기농 면화의 사용을 늘리면서 많은 농장주들이 화학 살충제 사용을 줄이게 된 것은 덤이었다.
아웃도어 업체가 어떤 소재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파타고니아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신소재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서핑수트의 경우 천연고무만 쓰면 갈라지기 때문에 신소재인 유렉스(Yurex) 개발에 나섰고, 오랜 실험끝에 개발에 성공해 다른 업체와 그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플라스틱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로 만든 폴라폴리스, 버려도 잘 썩는 마(麻) 소재 제품군 등 파타고니아가 새로 개발한 친환경 소재만 수십 가지나 된다.
이렇게 다양하게 환경보호를 위해 투자하고 매출액의 1%를 환경 사업 등에 지출하면서도 회사가 지속성장할 수 있을까? 기자의 질문에 쉬이 부사장은 단호하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의 1% 지원과 환경보호활동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기농 면화를 선택하는 바람에 적자를 낸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가족 소유 회사이다. 그리고 우리 대주주는 지구라서 항의가 없다”고 웃었다.
쉬이 부사장은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 활동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영감(Inspiring)을 불어넣으려고 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파타고니아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환경’이 아니라 우리의 ‘철학’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증거다.” 쉬이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파타고니아 코리아 역시 ‘1% for the planet’ 에 가입했다”며 “한국에도 친환경 경영 가치가 널리 퍼지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역사를 알기 위해 신청한 인터뷰가 환경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가히 파타고니아답다.
- 글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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