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 기업이 암 연구에 도움 될까
유전자 분석 기업이 암 연구에 도움 될까
고객 DNA 분석해주는 유전자 분석업체 23앤미의 최근 연구에서 피부암과 관련된 유전인자 31가지 밝혀져연간 10만 명. 영국에서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진단 받는 사람 수다. 이 병에 걸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이를 보면 가장 흔한 형태의 피부암인 기저세포암에 취약한 유전체 부위가 새로 확인됐다는 최근 뉴스에 사람들이 기뻐할 만도 하다.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이 연구에서 한 가지 색다른 점은 영리 유전자 분석 업체 23앤미가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는 사실이다. 약 19만원을 내면 타액 샘플을 채취한 뒤 DNA를 분석해 유전적 위험요인뿐 아니라 그 밖에 다수의 유전적 특성과 유전병을 알려주는 업체다.
그러나 당사자가 동의하기만 하면 수집된 데이터를 또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질병과 관련된 새 유전체 부위를 찾아내는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WAS)도 가능하다(이 서비스는 미국에서만 허용된다).
최근 연구에서 23앤미 고객의 정보를 이용해 피부암과 관련된 유전인자 31가지가 밝혀졌다. 17종은 이전 연구 결과를 뒷받침했고 14종은 새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기저세포암으로 진단 받은 피험자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약 1만7000명의 환자와 29만 명에 가까운 대조군을 대상으로 피부암과 SNP(단일유전자변이,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유전자 변이인 DNA 복제 오류)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기저세포암의 가족 내 상대위험도(대조군 대비) 중 이들 전체 관련 유전인자 31종으로 설명되는 비율이 11%에 달한다고 말한다.
23앤미의 통계 유전학 연구팀장 데이비드 힌즈 박사는 “기저세포암 치료법이 대체로 효과적이고 우리의 발견에서 더 나은 치료법이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다”며 “하지만 고위험군의 유전적 특성에 기초해 더 적극적인 감시와 예방 전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번 조사와 비슷한 연구에서 23앤미의 서비스같은 상업적 유전자 검사가 갈수록 더 많이 사용되면서 질병과 관련된 과학자들의 지식 향상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암연구에 얼마나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와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거리다.
23앤미는 질병의 유전적 결정인자를 이해하려 애쓰는 과학자들에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GWAS 실시에 필요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다. 유의미한 유전적 연관성을 찾아낼 확률도 높다.
힌즈 연구팀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의 리서치 모델에선 고객들이 쉽게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단기간에 많은 인원을 모집할 수 있다. 전통적인 연구 방식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과거의 유전자 연구경험을 통해 확실한 결과를 얻으려면 표본 규모가 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우리 회사의 방식처럼 표본 규모가 크면 유전자가 얼마나 질병을 유발하는지 알아내기가 훨씬 쉽다.”
대규모 샘플을 준비하는 작업이 언제나 쉬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암연구자들에게 대규모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23앤미만은 아니다.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의 선임 의학정보책임자 저스틴 앨포드 박사는 23앤미의 부가가치가 그들의 주장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이 취급하는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진짜 대형 프로젝트가 이미 두 종이나 있다. 가령 표준화된 기법을 이용해 전 세계 과학자들과 협력하는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CGC)이 대표적이다. 영리 목적의 유전자 기업이 별도의 어떤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23앤미는 대부분 유전자 검사를 받으려고 회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는 심각한 질환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중환자들은 심리적으로 유전자 검사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힌즈 연구팀장은 “23앤미의 데이터는 보편적인 질환을 연구하기에 특히 유용한 도구로 우리 고객들에게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이지 않거나 희귀한 질병의 경우엔 우리의 정규 고객 기반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데이터가 적다. 하지만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예컨대 우리에겐 파킨슨병 공동체가 있다.”
23앤미의 과학자들은 특정 암의 유전적 위험인자를 찾아내려 할 때 주로 SNP 규명에 초점을 맞춘다. 힌즈 연구팀장은 “유전체 전반적으로 우리가 검사하는 데이터는 대부분 SNP”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에게 싸고 간단한 좋은 검사법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의 연구를 통해 SNP가 개인의 유전적 위험 중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나 SNP만으로 개인이 갖고 있는 유전적 위험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 존재만으로 의학적 감시의 필요성이 커질 수는 있지만 어떤 사람이 암에 걸릴지 정확히 예측하기에는 부족하다. 앨포드 박사는 “SNP가 암과 관련된 유전적 변화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알아내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23앤미 데이터를 이용해 찾아낸 SNP로는 암 발병 위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발견한 5가지 SNP 전체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지 모르지만 그중 한 가지만 갖고 있을 경우 실제로 암 발생 확률이 높다고 확신할 수 없다. 지금껏 확인되지 않았던 잠재적인 유전적 원인을 특정하고 나아가 더 많은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그런 연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더욱이 23앤미 데이터 기반의 리서치가 항상 환경적 요인의 역할을 감안하는 건 아니다. 23앤미는 참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묻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답변은 모두 직접 작성한 것이며 의료기록을 확인하지 않으면 정확성을 증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23앤미와 관련해 가장 뜨거운 쟁점은 과학 연구에의 참여가 아니라 윤리성 문제다. 일부 의료 전문가는 유전적 상담이나 기타 다른 지원 없이 유전적 위험만 알려주면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유발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힌즈 연구팀장은 “우리 서비스에 유전적 상담이 포함되지는 않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유전적 상담 서비스 제공단체로의 링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23앤미는 그런 정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중에는 자신의 유전적 위험 관련 정보를 알게 될 때 사람들이 특별히 더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자신의 위험에 관해 알게 되면 그런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스스로 건강에 더 신경 써서 잠재적으로 사망률을 낮추고 그에 따라 암과의 싸움에 진전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특정한 예방전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앨포드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특정 SNP를 보유하지만 개입 또는 예방 전략이 없을 경우 그 위험을 알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유방암과 관련된 돌연변이 BRCA 유전자의 존재를 알게 될 경우엔 예방 치료나 예방적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짜 그만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일반적으로 다른 유형 암의 유전적 위험이 클 경우 대처할 만한 특정한 예방 전략이 없다.”
결국 이런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본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 한편 23앤미의 발견이 의학연구에 가치를 더할 잠재력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의학계 전반적으로 열렬한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 레아 서루게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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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이 연구에서 한 가지 색다른 점은 영리 유전자 분석 업체 23앤미가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는 사실이다. 약 19만원을 내면 타액 샘플을 채취한 뒤 DNA를 분석해 유전적 위험요인뿐 아니라 그 밖에 다수의 유전적 특성과 유전병을 알려주는 업체다.
그러나 당사자가 동의하기만 하면 수집된 데이터를 또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질병과 관련된 새 유전체 부위를 찾아내는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WAS)도 가능하다(이 서비스는 미국에서만 허용된다).
최근 연구에서 23앤미 고객의 정보를 이용해 피부암과 관련된 유전인자 31가지가 밝혀졌다. 17종은 이전 연구 결과를 뒷받침했고 14종은 새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기저세포암으로 진단 받은 피험자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약 1만7000명의 환자와 29만 명에 가까운 대조군을 대상으로 피부암과 SNP(단일유전자변이,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유전자 변이인 DNA 복제 오류)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기저세포암의 가족 내 상대위험도(대조군 대비) 중 이들 전체 관련 유전인자 31종으로 설명되는 비율이 11%에 달한다고 말한다.
23앤미의 통계 유전학 연구팀장 데이비드 힌즈 박사는 “기저세포암 치료법이 대체로 효과적이고 우리의 발견에서 더 나은 치료법이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다”며 “하지만 고위험군의 유전적 특성에 기초해 더 적극적인 감시와 예방 전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번 조사와 비슷한 연구에서 23앤미의 서비스같은 상업적 유전자 검사가 갈수록 더 많이 사용되면서 질병과 관련된 과학자들의 지식 향상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암연구에 얼마나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와 환자에게 도움이 될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거리다.
23앤미는 질병의 유전적 결정인자를 이해하려 애쓰는 과학자들에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GWAS 실시에 필요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다. 유의미한 유전적 연관성을 찾아낼 확률도 높다.
힌즈 연구팀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의 리서치 모델에선 고객들이 쉽게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단기간에 많은 인원을 모집할 수 있다. 전통적인 연구 방식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과거의 유전자 연구경험을 통해 확실한 결과를 얻으려면 표본 규모가 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우리 회사의 방식처럼 표본 규모가 크면 유전자가 얼마나 질병을 유발하는지 알아내기가 훨씬 쉽다.”
대규모 샘플을 준비하는 작업이 언제나 쉬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암연구자들에게 대규모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23앤미만은 아니다.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의 선임 의학정보책임자 저스틴 앨포드 박사는 23앤미의 부가가치가 그들의 주장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이 취급하는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진짜 대형 프로젝트가 이미 두 종이나 있다. 가령 표준화된 기법을 이용해 전 세계 과학자들과 협력하는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CGC)이 대표적이다. 영리 목적의 유전자 기업이 별도의 어떤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23앤미는 대부분 유전자 검사를 받으려고 회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는 심각한 질환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중환자들은 심리적으로 유전자 검사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힌즈 연구팀장은 “23앤미의 데이터는 보편적인 질환을 연구하기에 특히 유용한 도구로 우리 고객들에게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이지 않거나 희귀한 질병의 경우엔 우리의 정규 고객 기반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데이터가 적다. 하지만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예컨대 우리에겐 파킨슨병 공동체가 있다.”
23앤미의 과학자들은 특정 암의 유전적 위험인자를 찾아내려 할 때 주로 SNP 규명에 초점을 맞춘다. 힌즈 연구팀장은 “유전체 전반적으로 우리가 검사하는 데이터는 대부분 SNP”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에게 싸고 간단한 좋은 검사법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의 연구를 통해 SNP가 개인의 유전적 위험 중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나 SNP만으로 개인이 갖고 있는 유전적 위험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 존재만으로 의학적 감시의 필요성이 커질 수는 있지만 어떤 사람이 암에 걸릴지 정확히 예측하기에는 부족하다. 앨포드 박사는 “SNP가 암과 관련된 유전적 변화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알아내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23앤미 데이터를 이용해 찾아낸 SNP로는 암 발병 위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발견한 5가지 SNP 전체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지 모르지만 그중 한 가지만 갖고 있을 경우 실제로 암 발생 확률이 높다고 확신할 수 없다. 지금껏 확인되지 않았던 잠재적인 유전적 원인을 특정하고 나아가 더 많은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그런 연구로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더욱이 23앤미 데이터 기반의 리서치가 항상 환경적 요인의 역할을 감안하는 건 아니다. 23앤미는 참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묻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답변은 모두 직접 작성한 것이며 의료기록을 확인하지 않으면 정확성을 증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23앤미와 관련해 가장 뜨거운 쟁점은 과학 연구에의 참여가 아니라 윤리성 문제다. 일부 의료 전문가는 유전적 상담이나 기타 다른 지원 없이 유전적 위험만 알려주면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유발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힌즈 연구팀장은 “우리 서비스에 유전적 상담이 포함되지는 않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유전적 상담 서비스 제공단체로의 링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23앤미는 그런 정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중에는 자신의 유전적 위험 관련 정보를 알게 될 때 사람들이 특별히 더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자신의 위험에 관해 알게 되면 그런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스스로 건강에 더 신경 써서 잠재적으로 사망률을 낮추고 그에 따라 암과의 싸움에 진전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특정한 예방전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앨포드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특정 SNP를 보유하지만 개입 또는 예방 전략이 없을 경우 그 위험을 알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유방암과 관련된 돌연변이 BRCA 유전자의 존재를 알게 될 경우엔 예방 치료나 예방적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짜 그만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일반적으로 다른 유형 암의 유전적 위험이 클 경우 대처할 만한 특정한 예방 전략이 없다.”
결국 이런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본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 한편 23앤미의 발견이 의학연구에 가치를 더할 잠재력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의학계 전반적으로 열렬한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 레아 서루게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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