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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브랜드 유통 전문기업 코리아테크 이동열 대표] 종로 좌판에서 시작해 900억원 매출 신화

[해외 브랜드 유통 전문기업 코리아테크 이동열 대표] 종로 좌판에서 시작해 900억원 매출 신화

일본 얼굴 마사지기 들여와 대박 …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 발굴해 함께 세계로 나갈 것”
서울 성수동 코리아테크 본사에서 만난 이동열 대표는 종로에서 장사를 시작해 900억원 매출을 일궈낸 유통업계 신화다.
평소 미용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TV 홈쇼핑에서 은색의 페이스 롤러(얼굴 마사지·리프팅 기기)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는 모델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영애 마사지기’로 더욱 잘 알려진 이 상품은 전세계 시장에서 무려 500만 개가 팔려나간 ‘리파 캐럿(Refa Carat)’이다. 백금으로 제작된 이 얼굴 마사지기는 일본의 미용·헬스케어 전문기업 MTG사가 개발했다.

2014년 TV 홈쇼핑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당시 단 70분 만에 4900개가 판매되며 15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미용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도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으며, 수입 물량이 딸려 오는 8월까지 홈쇼핑 방송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국내에 페이스 롤러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은 바로 이동열(46) 코리아테크 대표다. 제품을 고르는 탁월한 선구안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이 대표는 국내에 들여오는 제품마다 대박을 내는 히트상품 제조기다. 2003년 코리아테크를 설립한 뒤 전세계 곳곳을 누비며 국내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내러티브 판매 방식으로 출시 제품마다 히트
코리아테크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 리파 캐럿. 백금으로 코팅된 2개의 롤러가 혈액 순환을 도와 피부 탄력 개선과 부기 완화에 효과적이다.
현재 코리아테크에서는 10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제품 리파 캐럿을 비롯해 배에 붙이고만 있어도 복근을 만들어주는 ‘식스패드(Sixpad)’, 중국 전통 미용 방법인 괄사를 본 따 만든 ‘까사 업(Casa Up), 얼굴 운동 기구 ‘파오(Pao)’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매출은 900억원, 올해는 13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2020년까지 2500억원이 목표다.

지난 3월 27일 서울 성수동 코리아테크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코리아테크는 세일즈 기술에서 남들보다 앞서가는 회사”라며 “회사명을 지을 때도 우리만의 판매 노하우와 기술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품을 팔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러티브(설명)가 필요한데요. 오프라인에서는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해 시연을 해보이는 것이고, 홈쇼핑에서는 모델을 앉혀놓고 즉각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테크는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 구매욕을 극대화시키는 판매 기술 분야에선 정말 타고난 회사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이 대표는 유통망 선택에서도 독특한 전략을 펼친다. 그는 홈쇼핑보다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 먼저 제품을 내놓는다. 대부분의 미용제품들이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기 쉬운 홈쇼핑에 먼저 론칭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이에 대해 그는 “홈쇼핑은 폭 넓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리기는 편하지만 매출 기복이 심하고, 매출이 급감했을 때 재고 부담도 크다”면서 “제품의 안정된 브랜딩을 위해선 오프라인이 기반이 된 상태에서 리스크가 큰 홈쇼핑으로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표는 해외에서 아무리 큰 인기를 끈 제품이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다시 한번 검증을 거친 뒤 그 근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어필하고 있다. 소비자들과의 신뢰가 쌓여야만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 일환으로 현재 연세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안면 운동 기구 파오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파오는 세계 최초로 얼굴 운동을 할 수 있는 제품이에요. 입에 물고 30초만 흔들어주면 표정을 관리하는 5개 근육에 영향을 줍니다. 이를 통해 얼굴이 팽팽하게 펴지고 팔자 주름이 완화되죠. 사실 우리도 처음에는 의문을 가졌어요. 정말로 그렇게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거든요. 3년 전 연세대 재활의학팀에게 얼굴 근육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지원해주고 실제로 체크해 봤더니 정말로 근육이 만들어지더군요. 그걸 논문으로 만들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저널에 등재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
이 대표는 유통업계에선 이미 명성이 자자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고교 시절부터 가장 노릇을 해야만 했던 이 대표는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돈을 모았다. 20대 중반이던 1998년부터 서울 종로3가 시장통에서 장사를 시작한 그는 남다른 전략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전국의 3일장·5일장을 쫓아다니며 그만의 전매특허인 내러티브 판매 방식과 눈으로 직접 확인이 가능한 시연을 선보였다.

“한 1년 동안은 좌판을 벌여놓고 물건을 파는 장사꾼들 옆에서 어깨너머로 장사 기술을 배웠어요. 당시 세운상가 좌판에서 가장 유행했던 상품이 양면 유리창 청소기였는데요. 두 개의 걸레에 자석을 붙여서 유리창 한쪽만 닦아도 양쪽이 닦일 수 있게 한 아이디어 상품이었죠. 근데 다들 입으로만 물건을 팔고 있더라고요. 직접 유리창을 갖다놓고 시범을 보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겼는데 그게 대박이 난 겁니다.”

독특한 판매 전략 덕분에 이 대표는 이웃 상인들이 한 개를 팔 동안 100개를 팔아치웠다. 그러자 본사의 대우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결국 국내 독점 판매권을 따냈고 2002년에는 홈쇼핑에도 진출해 떼돈을 벌었다. 불과 4년 만에 연매출이 3800만원에서 20억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는 “돈을 좀 벌고 나니 브랜드도 있고 품질도 좋은 제품을 팔고 싶어졌다”며 “그때부터 일본·미국·영국 등 전세계 백화점을 돌며 제품을 찾아다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홈쇼핑에서만 1000만 개 이상이 팔려나간 영국의 유명 세제, 국내에 탄산수 바람을 일으킨 독일의 탄산수 제조기 등이 그가 발굴해낸 제품들이다.

최근 이 대표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들을 육성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제품력은 있는데 유통망을 뚫기 어려운 중소업체들과 협력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될성부른 떡잎에 계속 물을 주고 가꿔서 든든한 재목으로 성장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리아테크는 최근 한 중소기업과 손잡고 요실금 치료기기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우리가 직접 찾아낸 국내 제품들의 브랜딩을 강화하고 이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얼마 전 중국 베이징에 코리아테크 법인을 설립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코리아테크가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남을 수 있는 기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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