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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석의 부자가 알아야 할 법률칼럼 (5)

방효석의 부자가 알아야 할 법률칼럼 (5)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서울 강남 등 희소가치가 있는 곳의 부동산 가격은 주춤거리다가도 어느 새 또 오르곤 한다. 부동산 투자와 보유 때 명심해야 할 핵심 법률전략을 살펴봤다.
저금리 시대다. 은행에 돈을 넣어도 금리는 2%가 넘지 않는다. 필자는 여러 해 동안 은행에서 수십억 내지 수백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와 상담한 경험이 있다. 고액 자산가 중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은행마다 부동산 전문가가 포진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혹자는 부동산에서 이제 거품이 빠질 때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10년 후에도 어딘가는 분명히 부동산 투자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존재할 것이다. 부동산 투자와 보유 때 알아야 될 핵심 법률전략을 살펴보자.
 3기의 월세 안냈으면 내보낼 수 있어
상가 투자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상가는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다. 상가 투자의 핵심은 월세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실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세입자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 월세를 내지 않는 경우도 있고, 부득이한 경우 명도소송을 해야 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 보증금은 큰 역할을 한다.

보증금은 임차인이 부담하는 월세를 담보하기 위해 임대인에게 주는 돈을 말한다. 보증금이 담보의 역할을 마치는 시기는 언제일까? 흔히 임대차 계약서상 계약 종료 날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해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났더라도 세입자가 상가를 넘겨주지 않으면 임대인이 이를 넘겨받을 때까지 보증금의 담보 역할은 계속된다. 만약 임대인이 상가를 돌려받을 때 상가건물이 파손되었다면 임대인은 그 비용을 공제한 다음 보증금을 돌려주면 된다.

월세를 못 내는 임차인이 있다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 수익률을 보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득이 명도소송 재판 절차로 세입자를 내보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3기에 달하는 월세를 내지 못한 때 임대인은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다. 주의할 점으로 3번 월세를 연체한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월세가 1000만원인 경우 700만원, 800만원, 900만원을 세입자가 냈다면 3번 월세를 밀린 것은 맞다. 하지만 월세를 연체한 총금액은 600만원에 불과하다. 이 때 임대인은 함부로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다. 3000만원의 월세가 밀려야 비로소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이다. 3000만원의 월세가 밀렸다고 자동으로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는 것도 아니다. 내용증명 등을 통해 반드시 임대차 계약 해지를 원하는 의사를 표시해야 계약 해지가 됨을 유의해야 한다. 바꿔 말해 3000만원의 월세가 밀린 경우라도 상가의 건물주가 임대차 계약 해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동안 다시 밀린 월세를 채워 넣으면 임대인은 계약 해지를 할 수 없다.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은 최대한 세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만약 세입자가 3기의 월세를 내지 않은 상황이라면 부득이 임대인은 건물명도소송을 해야 한다. 이 경우 소송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이 소송비용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을까? 2012년 9월에 선고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건물명도 소송비용 역시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인은 건물명도 소송비용을 공제하고 남은 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채권에는 소멸시효가 있다. 소멸시효란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을 때 권리가 사라져 더 이상 달라고 주장할 수 없는 기간을 말한다. 월세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따라서 월세가 3년이 밀리도록 임대인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임대인은 세입자에게 더 이상 월세를 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때 임대인은 월세를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그 이유로 2016년 11월 대법원 판결은 ①보증금의 액수가 월세에 비해 상당히 큰 경우가 많은 점 ②월세가 상당한 기간 동안 미납되고 있음에도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경우 임대인의 속마음은 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점 ③임차인의 속마음 역시 보증금에서 월세를 공제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을 들고 있다.
 3년이 지난 월세는 받을 수 없나?
월세의 소멸시효가 끝난 경우 이를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실제로 위 대법원 판결의 1심 및 2심은 3년이 넘도록 받지 못한 월세는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없다고 해서 세입자 편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보증금을 돌려주기 전까지는 월세도 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임대인의 신뢰가 보호가치가 크다는 이유로 2심 판결을 뒤집어 버렸다.

임대차가 종료되었는데 세입자가 상가를 안 넘겨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두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약 세입자가 계속 영업을 한다면 건물주는 이에 해당하는 월세까지 공제한 후 보증금을 돌려주면 된다. 하지만 세입자가 영업은 하지 않은 채 상가에 자물쇠를 채워 버렸다면 더 이상 보증금에서 월세를 공제할 수 없다. 세입자 역시 임대차 종료와 동시에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이행항변권이라는 민법상 독특한 제도 때문이다. 동시이행항변권은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굉장히 까다로운 개념이다.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살펴보기로 한다.
 동시이행항변권에 주목하라
김부자씨는 이사업씨에게 건물을 팔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건물 매매대금은 수백억 원이 넘는다. 김씨는 계약금, 잔금 구조와 계약금, 중도금, 잔금 구조 중 어떤 형식으로 돈을 받는 것이 좋을지 변호사와 상담했다.

매매계약에 따라 건물주인 김씨에게는 건물 등기를 넘겨주어야 할 의무가, 이씨는 건물대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각각 발생했다. 둘 중 어느 의무가 우선할까? 김씨 입장에서는 ‘돈을 받아야 등기를 넘겨 줄 수 있으므로, 이씨가 건물주인 나에게 돈을 먼저 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틀린 생각이다. 이씨 입장에서는 거액의 돈이 오가는데 건물등기를 먼저 넘겨받은 다음 돈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와 이씨의 의무는 ‘동시’에 이행돼야 한다. 즉 김씨와 이씨 중 누구도 상대방에게 의무를 ‘먼저’ 이행할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만약 상대방이 의무를 먼저 이행할 것을 강요한다면 이를 거절할 권리가 있다. 위와 같은 권리를 동시이행항변권이라고 한다. 김씨가 이씨에게 대금을 받는 방법은 ①매매대금을 한 번에 받는 경우, ② 계약금, 잔금으로 받는 경우, ③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받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매매대금을 한 번에 받는 경우는 문제가 없다. 김씨는 매매대금을 받음과 동시에 이씨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서류를 넘겨주면 된다. 계약금과 잔금을 받는 경우는 실무상 가장 문제가 많이 된다. 이씨가 계약금은 지급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잔금 지급을 미룰 수 있다. 김씨는 ‘잔금을 받지 못했으니 이씨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해다. 이씨에게는 동시이행항변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씨 역시 소유권 이전 등기서류를 건네받기 전까지는 잔금을 ‘먼저’ 줄 이유가 없다.

김씨가 이씨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이씨의 동시이행항변권을 깨야 한다. 이 때 김씨의 법률전략으로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즉 ①이씨의 잔금 지급기일이 지난 점 ②이씨가 잔금 지급을 하면 언제든 소유권 이전 등기서류를 넘겨줄 의향이 있는 점 ③조속한 잔금 지급을 바란다는 점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이씨에게 보내면 이씨의 동시이행항변권은 깨지게 된다.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김씨는 이씨에게 잔금 미지급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건물대금을 치르는 경우는 건물주인 김씨가 소유권 이전 등기서류를 제공하지 않고도 중도금을 받을 수 있다. 즉 이씨의 중도금 지급의무는 김씨의 소유권 이전 등기의무보다 ‘먼저’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된다. 이를 법률용어로 선이행의무라고 한다. 이씨의 잔금 지급 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건물주인 김씨의 소유권 이전 등기의무는 이행기에 있지 않다. 따라서 이씨가 중도금을 제 때 지급하지 않는 경우 김씨는 이씨에게 이에 대한 민법상 5% 이율을 붙인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잔금 지급기일이 도래한다면 그때부터 김씨의 소유권 이전 등기의무와 이씨의 잔금 지급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놓이게 된다. 이는 설령 이씨가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즉 건물주인 김씨는 중도금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잔금 지급기일까지만 이씨에게 중도금 미지급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 잔금 지급기일이 지난 다음부터는 중도금 미지급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김씨 입장에서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매매 대금의 상당 부분으로 구성해 이씨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우선 피하고 잔금을 소액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은 법률전략이 된다.
 해외 거주자 건물 관리는 신탁제도가 답
해외에서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 부동산 관리가 쉽지 않다. 이 때는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신탁제도가 답이 된다.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더라도 부동산 관리 자체는 신탁계약에 의거해 국내의 수탁자가 하기 때문에 상가 공실관리, 임대차 분쟁관리가 가능하다. 특히 신탁계약은 신탁자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계약이 가능하다. 자신의 노후 대비를 위해 신탁회사에 부동산을 맡길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신탁자가 치매에 걸릴 경우 병원비를 신탁 부동산에서 지출한다’는 조항을 삽입하면 노후 대비도 가능하다.

- 방효석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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