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쌓기? 앱에 물어봐!
신용 쌓기? 앱에 물어봐!
미국의 규제당국과 협력해 금융 분야에서 고객 서비스와 보호 강화하는 앱 등장해 매튜 쿠퍼는 한 달에 한 번씩 워싱턴 D.C.를 방문한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BP)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언업(EarnUp)을 통해 고객 서비스와 보호를 강화할지 자문 받기 위해서다. 언업은 고객이 소액결제(micropayments, 급여 수령할 때마다 일정액 상환 방식으로 대출금을 원스톱 상환하도록 돕는 앱이다.
언업을 비롯한 동종 핀테크 업체들은 융자업체 내비언트, 모기지 업체 오크웬 같은 기존 금융기관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내비언트와 오크웬은 기만적 금융관행 혐의로 CFBP에 고소 당한 상태다. 동시에 매사추세츠 주 당국도 ‘부정한’ 모기지 대출 서비스 관행으로 오크웬을 고소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CFBP의 폐지 또는 리처드 코드레이 국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가운데 언업의 쿠퍼 공동창업자 같은 사람들은 그 기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고객 서비스와 보호를 강화하는 제품의 개발에 힘쓴다.
플레이드의 잭 페럿 CEO는 “CFBP는 우리의 특정 비즈니스 공간에서 주요 규제당국”이라고 말했다(플레이드는 핀테크 앱들이 은행과 통신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업체다). “끊임없이 변하는 핀테크 시장 환경은 우리의 최대 난관 중 하나다. 알고 보니 규제당국과의 협력이 상상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용 쌓기 융자 앱 ‘셀프 렌더(Self Lender)’의 제임스 가비 CEO는 기업들이 규제당국과 협의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가비 CEO는 소비자가 적은 비용으로 신용을 쌓도록 돕는다는 목표 아래 앱을 공정하고 쉽게 만들고자 애쓴다. 한편 쿠퍼 공동창업자는 고객이 대출금 상환을 얼마나 자주 앞당길 수 있느냐를 사업 성공의 잣대로 삼는다.
언업은 듀크대학 행동경제학 교수인 댄 아리엘리 박사와 협력해 금융 건전도를 개선하도록 고객을 설득시키는 취지의 연구를 실시했다. 아리엘리 교수와 쿠퍼 공동창업자는 회사가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테스트를 실시해 소비자행동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는’ 변수를 규명한다. 이용자들은 예컨대 상환액을 조금씩 늘려가도록 유도할 때보다 숫자가 우수리 없이 딱 떨어질 경우 융자 상환을 앞당기는 비율이 높았다. 또한 돈을 상환할 경우 결과적으로 ‘저축’보다는 ‘소득’ 향상 효과가 있다는 인상을 받을 때 상환을 앞당길 가능성이 컸다.
요즘 셀프 렌더의 신규 고객은 하루 200명씩 늘어난다. 언업이 그들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융자액은 10억 달러를 웃돈다. 두 CEO 모두 소비자의 금융활동을 더 쉽게 만들어 주는 데서 수익을 올린다. 페럿 CEO는 “규제당국자를 만나 협력하는 일과 사업을 키우는 일 사이에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나 고객 대상 비즈니스의 비중이 크지 않다면 규제당국과의 협력도 중요하지 않다.” 가비와 쿠퍼는 자신들의 사업가치는 CFBP의 규제당국자들과 같은 소비자 보호 마인드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몰리 킬리언(32)은 셀프 렌더를 이용하기 수년 전부터 신용회복을 위해 애쓰던 참이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어렸을 때 신용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 킬리언은 “내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듯했다”며 “그들의 구세대 부모들이 재무 상황에 관해 논하려 하지 않은 탓에 자녀들은 금융 컨설턴트를 찾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셀프 렌더를 이용하기 시작한 카일 디킨슨(24)은 자칭 “독학한 금융 도사”다. 그는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나 크레딧 데스티니(Credit Destiny) 같은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꾸준히 입수하며 신용구축에 관한 블로그를 개설하고자 한다. 그는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신용카드 이야기 좀 그만하라고 말린다”고 푸념했다.
핀테크 업체들은 전통적인 금융분야에서 계속 혁신을 이뤄간다. 페럿 CEO는 “지난 수년간 금융·저축·투자·융자·회계 등의 측면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신규 사업체들이 대거 등장했다”며 “벤모·스퀘어·코인베이스·거스토·에이콘스 같은 스타트업이 수백 개 등장해 소비자와 사업체 모두에게 권능과 기능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쿠퍼 공동창업자는 금융 교육이 뜬다고 믿는다. “소비자가 자신의 거주지나 사회경제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독학하기가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30~40년 전만 해도 소비자가 사실상 자신의 개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해 재무상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판단해야 했다. 그들의 지역사회에선 그런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 쿠퍼 공동창업자는 핀테크가 소비자의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든다고 본다. 그는 “우리는 돈 많은 소비자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보통 사람들이 더 잘 살도록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한 가지 대표적인 예가 신용점수를 키우도록 돕는 무료 서비스의 등장이다.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도구를 통해 예산수립과 송금이 쉬워진다.
그런 고객이 금융 앱을 신뢰하고 등록하도록 만드는 것은 핀테크 동전의 또 다른 측면이다. 앱을 바꾸는 데는 ‘심리적·실용적’ 희생이 따른다. 쿠퍼 공동창업자는 “넷플릭스(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과 다르다”고 말한다. “앞으로 10년 간 갚아나갈 융자 또는 은행 계좌를 신청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더 어려운 선택이며 우리 제품이 그것을 더 쉽게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네이선 디카밀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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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업을 비롯한 동종 핀테크 업체들은 융자업체 내비언트, 모기지 업체 오크웬 같은 기존 금융기관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내비언트와 오크웬은 기만적 금융관행 혐의로 CFBP에 고소 당한 상태다. 동시에 매사추세츠 주 당국도 ‘부정한’ 모기지 대출 서비스 관행으로 오크웬을 고소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CFBP의 폐지 또는 리처드 코드레이 국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가운데 언업의 쿠퍼 공동창업자 같은 사람들은 그 기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고객 서비스와 보호를 강화하는 제품의 개발에 힘쓴다.
플레이드의 잭 페럿 CEO는 “CFBP는 우리의 특정 비즈니스 공간에서 주요 규제당국”이라고 말했다(플레이드는 핀테크 앱들이 은행과 통신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업체다). “끊임없이 변하는 핀테크 시장 환경은 우리의 최대 난관 중 하나다. 알고 보니 규제당국과의 협력이 상상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용 쌓기 융자 앱 ‘셀프 렌더(Self Lender)’의 제임스 가비 CEO는 기업들이 규제당국과 협의를 통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가비 CEO는 소비자가 적은 비용으로 신용을 쌓도록 돕는다는 목표 아래 앱을 공정하고 쉽게 만들고자 애쓴다. 한편 쿠퍼 공동창업자는 고객이 대출금 상환을 얼마나 자주 앞당길 수 있느냐를 사업 성공의 잣대로 삼는다.
언업은 듀크대학 행동경제학 교수인 댄 아리엘리 박사와 협력해 금융 건전도를 개선하도록 고객을 설득시키는 취지의 연구를 실시했다. 아리엘리 교수와 쿠퍼 공동창업자는 회사가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테스트를 실시해 소비자행동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는’ 변수를 규명한다. 이용자들은 예컨대 상환액을 조금씩 늘려가도록 유도할 때보다 숫자가 우수리 없이 딱 떨어질 경우 융자 상환을 앞당기는 비율이 높았다. 또한 돈을 상환할 경우 결과적으로 ‘저축’보다는 ‘소득’ 향상 효과가 있다는 인상을 받을 때 상환을 앞당길 가능성이 컸다.
요즘 셀프 렌더의 신규 고객은 하루 200명씩 늘어난다. 언업이 그들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융자액은 10억 달러를 웃돈다. 두 CEO 모두 소비자의 금융활동을 더 쉽게 만들어 주는 데서 수익을 올린다. 페럿 CEO는 “규제당국자를 만나 협력하는 일과 사업을 키우는 일 사이에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나 고객 대상 비즈니스의 비중이 크지 않다면 규제당국과의 협력도 중요하지 않다.” 가비와 쿠퍼는 자신들의 사업가치는 CFBP의 규제당국자들과 같은 소비자 보호 마인드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몰리 킬리언(32)은 셀프 렌더를 이용하기 수년 전부터 신용회복을 위해 애쓰던 참이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어렸을 때 신용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 킬리언은 “내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듯했다”며 “그들의 구세대 부모들이 재무 상황에 관해 논하려 하지 않은 탓에 자녀들은 금융 컨설턴트를 찾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셀프 렌더를 이용하기 시작한 카일 디킨슨(24)은 자칭 “독학한 금융 도사”다. 그는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나 크레딧 데스티니(Credit Destiny) 같은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꾸준히 입수하며 신용구축에 관한 블로그를 개설하고자 한다. 그는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신용카드 이야기 좀 그만하라고 말린다”고 푸념했다.
핀테크 업체들은 전통적인 금융분야에서 계속 혁신을 이뤄간다. 페럿 CEO는 “지난 수년간 금융·저축·투자·융자·회계 등의 측면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신규 사업체들이 대거 등장했다”며 “벤모·스퀘어·코인베이스·거스토·에이콘스 같은 스타트업이 수백 개 등장해 소비자와 사업체 모두에게 권능과 기능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쿠퍼 공동창업자는 금융 교육이 뜬다고 믿는다. “소비자가 자신의 거주지나 사회경제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독학하기가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30~40년 전만 해도 소비자가 사실상 자신의 개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해 재무상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판단해야 했다. 그들의 지역사회에선 그런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 쿠퍼 공동창업자는 핀테크가 소비자의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든다고 본다. 그는 “우리는 돈 많은 소비자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보통 사람들이 더 잘 살도록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한 가지 대표적인 예가 신용점수를 키우도록 돕는 무료 서비스의 등장이다.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도구를 통해 예산수립과 송금이 쉬워진다.
그런 고객이 금융 앱을 신뢰하고 등록하도록 만드는 것은 핀테크 동전의 또 다른 측면이다. 앱을 바꾸는 데는 ‘심리적·실용적’ 희생이 따른다. 쿠퍼 공동창업자는 “넷플릭스(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과 다르다”고 말한다. “앞으로 10년 간 갚아나갈 융자 또는 은행 계좌를 신청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더 어려운 선택이며 우리 제품이 그것을 더 쉽게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네이선 디카밀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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