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미국인은 얼마나 마련할까
은퇴자금, 미국인은 얼마나 마련할까
10억원 이상 희망하면서도 계획 수립 노력 안 해 … 65세 이상 중 은행 잔고 100만원 이상이라는 답변은 37%에 불과 현업에 종사하는 미국인 5명 중 2명은 은퇴자금으로 최소 100만 달러(약 11억원)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안정적인 은퇴생활에 정확히 얼마나 필요할지 예상하지 못할 뿐 아니라 노후대비 생각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근로자가 많은 듯하다.
노후를 편하게 보내려면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전체 근로자의 37%에 달했다. 평균 7만5000달러 이상 연봉자 중에선 그 비율이 절반에 달한 반면 3만5000달러 이하 연봉자의 경우엔 17%에 그쳤다. 미국 근로자 복지연구소의 연례 은퇴심리조사 결과다.
하지만 실제 자금마련 상황은 그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미국 근로자 중 주택이나 연금 플랜을 제외하고 실제 25만 달러 이상 저축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100만 달러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중 약 2만5000달러를 저축한 비율은 47%, 1000달러 이하는 24%였다.
근로자는 은퇴계획을 수립하려는 노력도 많이 하지 않았다. 적당한 은퇴계획을 구상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응답자는 41%에 그쳤으며 은퇴자금 마련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근로자가 10명 중 3명에 달했다.
그런 스트레스는 일정 부분 많은 근로자가 은퇴 준비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을지 모른다. 지난해 조사에선 은퇴자금 마련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인 근로자가 64%였던 반면 지난 1월 실시된 올해 조사에선 그 비율이 60%로 떨어졌다. 자금마련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EBRI의 지난 3월 보고서에 실린 이 조사는 25세 이상 근로자 1082명과 은퇴자 5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금융투자사 메릴린치가 실시한 별도의 조사와도 일치한다. 그 조사에선 안정된 노후를 위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겠다는 근로자가 약 81%에 달했다.
금융정보 사이트 고뱅킹레이츠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선 은행에 저축한 돈이 1000달러 이하라는 답변이 69%, 저축이 전혀 없다는 답변은 34%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무계획적인 지출성향은 나이가 들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 듯하다. 전미 경제연구소(NBER)의 조사에서 거의 빈털터리로 세상을 뜨는 미국인이 절반에 육박했다. 미국 전체 은퇴자 중 사망 시 저축액이 1만 달러 이하인 비율은 46%였다. 그중 독신자의 경우엔 57%로 상승했다.
주택 같은 다른 자산을 감안하면 그래도 상황이 좀 더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성인 독신가구의 57%, 미망인 가구의 50%는 사망 시 소유주택이 없었다. 사망 시 거의 무일푼일 때 문제는 단순히 자식에게 물려줄 유산이 없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 은퇴생활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말해준다. 고령자 사망 시 남은 자산이 거의 없을 경우 사망하기까지 가령 고액의 의료비 등 예기치 못한 대규모 지출에 제대로 준비가 거의 안 돼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앞서의 고뱅킹레이츠 조사에선 65세 이상의 고령자 중 은행 잔고가 1000달러 이상이라는 답변은 37%에 그쳤다.
그러나 비상금 마련은 청년 세대든 은퇴자 세대든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일찍 깨달을수록 노년에 경제적 불안정에 덜 시달린다.
대부분 예기치 못한 지출에 속수무책인 사람이 많지만 현역으로 뛰는 사람은 은퇴자에 비해 한 가지 이점을 누린다. 소득을 늘려 비용을 충당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대다수 은퇴자는 일거리가 없어 저축이 없을 경우 급전이 필요할 때 빚을 내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65세 이상자들의 평균 신용카드 부채가 6300달러를 웃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동자산이 많지 않아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때 종종 신용카드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업 종사자에게 비상금으로 최소 3~6개월치의 생활비가 필요하듯이 고령자도 그만한, 아니 그 이상의 쿠션이 필요하다. 은퇴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사망시 무일푼일 뿐 아니라 빚까지 남기는 고령자가 많다.
은퇴까지 아직 몇 해가 남아 있는데 저축한 돈이 많지 않다면 노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비상금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우선 현재의 지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가계부를 작성해 비용절감 방안을 강구한다. 매달 몇 회의 외식 또는 레저활동비 지출을 줄이는 등 일련의 작은 변화를 줘도 너무 많은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라이프스타일의 작은 조정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 큰 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집을 줄이거나 아예 집세가 더 낮은 지역으로 이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는 거주지역의 교통환경이 허용한다면 자동차를 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썩 내키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소득을 늘려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한 주에 며칠 야근을 하거나 한 달에 2주 정도 주말에 일을 해서 얻는 가외 소득으로 은퇴자금 마련을 앞당길 수 있다.
끝으로 신용카드 부채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일을 더 많이 하더라도 청구서가 날아왔을 때 항상 전액을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 신용카드 빚을 피한다고 저축이 늘지는 않지만 고리의 연체료를 물지 않는 것만으로도 저축할 돈이 더 많이 생긴다.
비상금 없이 은퇴하면 자금을 마련할 확률이 희박하거나 아예 없어진다. 그에 따라 사망 시엔 거의 또는 완전 빈털터리가 될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할 때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 풀에 먼저 실렸다.]
- 재니스 윌리엄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모리 백맨 모틀리 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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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편하게 보내려면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전체 근로자의 37%에 달했다. 평균 7만5000달러 이상 연봉자 중에선 그 비율이 절반에 달한 반면 3만5000달러 이하 연봉자의 경우엔 17%에 그쳤다. 미국 근로자 복지연구소의 연례 은퇴심리조사 결과다.
하지만 실제 자금마련 상황은 그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미국 근로자 중 주택이나 연금 플랜을 제외하고 실제 25만 달러 이상 저축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100만 달러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중 약 2만5000달러를 저축한 비율은 47%, 1000달러 이하는 24%였다.
근로자는 은퇴계획을 수립하려는 노력도 많이 하지 않았다. 적당한 은퇴계획을 구상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응답자는 41%에 그쳤으며 은퇴자금 마련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근로자가 10명 중 3명에 달했다.
그런 스트레스는 일정 부분 많은 근로자가 은퇴 준비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을지 모른다. 지난해 조사에선 은퇴자금 마련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인 근로자가 64%였던 반면 지난 1월 실시된 올해 조사에선 그 비율이 60%로 떨어졌다. 자금마련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EBRI의 지난 3월 보고서에 실린 이 조사는 25세 이상 근로자 1082명과 은퇴자 5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금융투자사 메릴린치가 실시한 별도의 조사와도 일치한다. 그 조사에선 안정된 노후를 위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르겠다는 근로자가 약 81%에 달했다.
금융정보 사이트 고뱅킹레이츠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선 은행에 저축한 돈이 1000달러 이하라는 답변이 69%, 저축이 전혀 없다는 답변은 34%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무계획적인 지출성향은 나이가 들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 듯하다. 전미 경제연구소(NBER)의 조사에서 거의 빈털터리로 세상을 뜨는 미국인이 절반에 육박했다. 미국 전체 은퇴자 중 사망 시 저축액이 1만 달러 이하인 비율은 46%였다. 그중 독신자의 경우엔 57%로 상승했다.
주택 같은 다른 자산을 감안하면 그래도 상황이 좀 더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성인 독신가구의 57%, 미망인 가구의 50%는 사망 시 소유주택이 없었다. 사망 시 거의 무일푼일 때 문제는 단순히 자식에게 물려줄 유산이 없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 은퇴생활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말해준다. 고령자 사망 시 남은 자산이 거의 없을 경우 사망하기까지 가령 고액의 의료비 등 예기치 못한 대규모 지출에 제대로 준비가 거의 안 돼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앞서의 고뱅킹레이츠 조사에선 65세 이상의 고령자 중 은행 잔고가 1000달러 이상이라는 답변은 37%에 그쳤다.
그러나 비상금 마련은 청년 세대든 은퇴자 세대든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일찍 깨달을수록 노년에 경제적 불안정에 덜 시달린다.
대부분 예기치 못한 지출에 속수무책인 사람이 많지만 현역으로 뛰는 사람은 은퇴자에 비해 한 가지 이점을 누린다. 소득을 늘려 비용을 충당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대다수 은퇴자는 일거리가 없어 저축이 없을 경우 급전이 필요할 때 빚을 내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65세 이상자들의 평균 신용카드 부채가 6300달러를 웃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동자산이 많지 않아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때 종종 신용카드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업 종사자에게 비상금으로 최소 3~6개월치의 생활비가 필요하듯이 고령자도 그만한, 아니 그 이상의 쿠션이 필요하다. 은퇴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사망시 무일푼일 뿐 아니라 빚까지 남기는 고령자가 많다.
은퇴까지 아직 몇 해가 남아 있는데 저축한 돈이 많지 않다면 노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비상금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우선 현재의 지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가계부를 작성해 비용절감 방안을 강구한다. 매달 몇 회의 외식 또는 레저활동비 지출을 줄이는 등 일련의 작은 변화를 줘도 너무 많은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라이프스타일의 작은 조정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 큰 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집을 줄이거나 아예 집세가 더 낮은 지역으로 이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는 거주지역의 교통환경이 허용한다면 자동차를 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썩 내키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소득을 늘려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한 주에 며칠 야근을 하거나 한 달에 2주 정도 주말에 일을 해서 얻는 가외 소득으로 은퇴자금 마련을 앞당길 수 있다.
끝으로 신용카드 부채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일을 더 많이 하더라도 청구서가 날아왔을 때 항상 전액을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 신용카드 빚을 피한다고 저축이 늘지는 않지만 고리의 연체료를 물지 않는 것만으로도 저축할 돈이 더 많이 생긴다.
비상금 없이 은퇴하면 자금을 마련할 확률이 희박하거나 아예 없어진다. 그에 따라 사망 시엔 거의 또는 완전 빈털터리가 될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할 때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 풀에 먼저 실렸다.]
- 재니스 윌리엄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모리 백맨 모틀리 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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