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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시세조종 의혹 재점화…임시주총 변수 되나

영풍·MBK 공개매수 마지막 날 ‘매도량 급증’에 의혹 증폭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MBK·영풍이 공개매수 마지막 날 있었던 대량 매도 등에 대한 ‘시세조종 논란’이 재 점화 됐다. 금융당국 조사결과에 따라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인수 등의 법적 하자 등이 발생하면, 임시주총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풍·MBK은 공개매수 가격을 총 두 차례 인상했다. 처음 가격은 주당 66만원이었고 9월 13일부터 10월 4일까지 진행했다. 이 기간 고려아연 주가는 장 중에 공개매수가를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됐다. 일반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영풍·MBK은 올 9월 26일에 첫 번째 인상(주당 75만원)을 했고, 10월 4일엔 두 번째 인상(주당 83만원)을 했다. 공개매수 기간도 10월 14일까지로 연장했다. 

시세조종 의혹은 마지막 날인 14일의 거래 때문에 증폭됐다. 이날 오후 1시 12분께 주가가 82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는데, 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시간 뒤인 3시 12분께에는 최저가인 77만 9000원을 기록했다. 두 시간 만에 최고가(82만원) 대비 5%가 하락했다. 더불어 당시 주가 차트를 보면 고려아연 주가가 이날 최고가(82만원)를 기록한 이후 4차례 걸쳐 특정 시간에 매도량이 급증한 것이 확인된다. 

주가 하락 배경에 대량 매도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주주 입장이라면 공개매수에 응해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영풍·MBK 측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차트에 등장하는 대량 매도자는 이익을 취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며 주가를 낮추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4일 오후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의 ‘시장가 매도’가 주를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이 역시 투자 상식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주가 흐름을 보면서 지정가 매도를 설정해 이익을 최대화하거나 손실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가 매도가 주를 이뤘다는 것은 누군가 주가 하락을 인위적으로 노린 것이란 게 시세조종 의혹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세조종 의혹으로 이득을 본 주체가 궁극적으로는 영풍·MBK 연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14일 고려아연 주가가 최고점(82만원)보다 더 올랐다면 두 차례 인상한 공개매수가(83만원)는 일반주주들 입장에선 매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다시 말하면 영풍·MBK이 원하는 지분율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당초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로 최대 14.61%, 최소 6.98%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매수를 통해 실제 취득한 주식은 5.34%에 그쳤는데,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주가 하락이 없었다면 취득 지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을 수 있었다는 것이 IB업계의 분석이다. 

시세조종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6조(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위반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MBK의 공개매수가 성공하려면 주가가 공개매수가(83만원)을 초과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14일 주가가 계속 상승해 공개매수가를 초과할 조짐이 보이자 매도량이 급증해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명불상자가 고려아연 주가를 하락시켰다면 그 행위는 영풍·MBK 연합에 유리한 공개매수 결과를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자본시장법 위반이다”며 “이날 오후에 이뤄진 시장가 매도 주문 내역과 주문자에 대한 실체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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