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보다 바이트가 더 무섭다”
“총알보다 바이트가 더 무섭다”
차기 미국 대선 출마설 나도는 마크 큐번, 기술에 대한 지도자들의 이해 부족하면 나라가 쇠락할 수 있다고 주장 IT 창업가 출신의 억만장자이자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팀의 구단주인 마크 큐번이 2020년 대선 출마를 대놓고 저울질한다. 기술에 정통한 지도자가 미국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믿음에서 스스로 대선 출마를 검토하는 것일까? 그는 “제대로 봤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기술 이해 부족으로 미국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위험에 처했다.”
이크! 그렇다면 ‘리틀 로켓맨’(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그렇게 불렀다)이 로스앤젤레스를 표적으로 핵미사일을 쐈는데 대신 캘리포니아 주 베이커스필드에 핵폭탄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말일까? 그건 터무니없는 걱정일지 모르지만 아무튼 큐번이 제기한 기술 관련 경고를 정밀히 분석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우선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지도자들이 기술에 관해 ‘아는 것’과 실제 ‘기술’ 사이엔 큰 괴리가 있다. 실제로 그 때문에 미국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71세로 트위터를 ‘기적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슬랙(Slack, 업무용 메신저)과 스팽스(Spanx, 여성용 보정 속옷 브랜드)를 구별하지도 못한다. 그처럼 ‘컴맹’이라 고도로 정교한 해킹을 어린 아들이 집안 컴퓨터에 설정된 자녀 보호용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뿐이 아니다. 기후변화를 허위라고 주장하며 태양 에너지에 투자하기 보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 산업의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천명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부닥친 긴급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 해법을 채택할 것이라는 조짐을 시사하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의회도 그보다 별로 나은 편이 아니다. 상원의원의 평균 나이는 61.8세로 역사상 최고령에 속한다. 하원의원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엔지니어 출신이 8명, 소프트웨어 업체 임원 출신이 6명, 벤처 투자자 출신이 3명뿐이다. 정계 입문 전 의원들의 경력 중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을 실제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항은 거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따져보면 미국 의회엔 보험업자 출신(21)이 테크놀로지스트 출신(17)보다 더 많다.
반면 830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현재 17~35세)는 기술을 최고로 생각한다. 그들은 AI 기반의 챗봇을 사용하며 TV 대신 스트리밍 동영상을 즐겨 본다. 그들 중 약 83%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잠들고 깨어난다. 그들에게 기술은 속옷처럼 필수적이다. 그들은 우리를 AI나 블록체인, 3D 프린팅 같은 수많은 첨단 기술이 이끄는 거대한 변화의 시대로 이끈다. 일자리, 전쟁, 교통, 화폐, 국가정체성 등 우리의 모든 것을 기술이 바꿔놓고 있다. 이런 여건이라면 또 다른 기술 멍청이들을 공직자로 선출하는 것보다 더 정신나간 행동은 없을지 모른다.
큐번이 지적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많은 미국인은 그를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 창업 오디션의 일종이다)의 스타, 또는 허풍 떠는 댈러스 메이브릭스 구단주로 안다. 하지만 내가 그를 1999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브로드캐스트닷컴이라는 초기 스트리밍 미디어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었다(그해 후반 57억 달러를 받고 그 회사를 야후에 넘겼다). 그 이래 나는 큐번의 기술 투자에 관해 그를 자주 인터뷰했다. 그는 사이버더스트(CyberDust, 대화 내용을 남기지 않는 모바일 메신저) 앱부터 브론델 전자 변기 시트까지 다양한 기술에 투자했다. 올해 59세인 그는 밀레니엄 세대는 아니지만 억만장자 테크놀로지스트의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 큐번은 미국 지도자들의 가장 위험성 큰 잘못이 AI의 심오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보라. 그 두 나라 모두 AI를 지배하려고 정부와 민간 투자를 집중한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은 AI를 정복하는 것이야말로 금세기에서 글로벌 초강대국 지위에 오르는 첩경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와 의회는 AI 연구를 촉진하거나 그 분야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과학을 경멸한다. 아이들이 콩 요리라면 질색하듯이 말이다.
큐번은 1960년대 우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미국이 쏟아부었던 열정과 비슷한 수준의 국가적인 ‘AI 정복 프로젝트’가 미국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더는 될 수 없다. 적어도 향후 50년 동안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전쟁과 테러 위협의 바탕이 AI가 될 것이다. 이 전쟁에서 패배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바로 그것이 앞에서 말한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다. 하지만 그 외 다른 많은 이슈에서도 미국 지도부는 21세기의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이 시점에서 여전히 20세기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 이민과 테러리즘 문제를 보라. 큐번은 최근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텍사스 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설치한다는 것은 내 평생 들은 것 중 가장 멍청한 발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 장벽은 가장 비기술적인 해결책이다. 그런 장벽은 무너뜨리기가 아주 쉽다.” 사실 불법 월경보다 더 심각한 안보 위협은 광섬유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나온다. 인프라를 파괴하고, 중요한 데이터를 훔치고, 가짜뉴스로 국민을 혼란시킬 수 있는 사이버공격을 말한다. 큐번은 “총알보다 바이트(정보의 기본단위)가 더 무섭다”고 말했다.
또 의료 문제는 어떤가? 미국 정가는 온통 오바마케어, 메디케어 등 건강보험을 두고 목숨 건 전투를 치르는 중이다. 보험은 의료비용의 급속한 증가 문제를 다루는 구시대적 해법이다. 기술업계는 AI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또는 유전체학이 의료비용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개인 맞춤형으로 의료 서비스 품질은 더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도 그런 해법을 검토하는 미국 지도자는 없다.
향후 10년 동안 운송·교통 분야의 대세는 전기차가 될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자율주행 승용차·택시와 트럭이 몰려올 태세다. 그런 변화의 영향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 힘들다. 에너지, 도로, 교통, 주차장, 매장의 적절한 위치 등 모든 것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간(州間) 고속도로 건설이 미국의 교통 문화를 바꿔놓은 1950년대 이래 가장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중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지금과 크게 다른 교통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의 지도자들은 그런 미래가 저절로 오그라들어 사라지기만 기대하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기차 세액공제안의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의지가 꺾여 다른 나라에 뒤지게 될 게 뻔하다.
큐번은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10%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조언을 듣는다(그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알려졌다). 그게 좋을까 나쁠까? 배넌은 기후변화를 허구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의 AI 대망을 큐번 못지 않게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의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데 반드시 큐번이 필요한 건 아니다. 기술업계엔 애플의 팀 쿡 CEO나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똑똑하고 카리스마가 넘쳐 정치에 뛰어들 만한 인물로 가득하다. 기성 정치인 중엔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 의원이 기술통이다. 러시아의 지난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대상 청문회를 이끈 그는 상원의원에 선출되기 전 모바일 기술업체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올린 사실로 유명하다.
미국의 기술 부문은 정책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 더 쉽다고 믿으며 오랫동안 정치를 무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를 맞은 지금 그들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의 ‘AI 신’을 모시는 희한한 구닥다리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농구협회(CBA)가 미국농구협회(NBA)를 밀어내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프로농구 리그로 등극하면 미국 농구팬들은 광둥 서던 타이거스 팀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어쩌면 큐번이 언급한 ‘상상할 수 없는’ 피해가 바로 그것일지 모른다.
- 케빈 메이니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크! 그렇다면 ‘리틀 로켓맨’(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그렇게 불렀다)이 로스앤젤레스를 표적으로 핵미사일을 쐈는데 대신 캘리포니아 주 베이커스필드에 핵폭탄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말일까? 그건 터무니없는 걱정일지 모르지만 아무튼 큐번이 제기한 기술 관련 경고를 정밀히 분석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우선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지도자들이 기술에 관해 ‘아는 것’과 실제 ‘기술’ 사이엔 큰 괴리가 있다. 실제로 그 때문에 미국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71세로 트위터를 ‘기적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슬랙(Slack, 업무용 메신저)과 스팽스(Spanx, 여성용 보정 속옷 브랜드)를 구별하지도 못한다. 그처럼 ‘컴맹’이라 고도로 정교한 해킹을 어린 아들이 집안 컴퓨터에 설정된 자녀 보호용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뿐이 아니다. 기후변화를 허위라고 주장하며 태양 에너지에 투자하기 보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 산업의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천명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부닥친 긴급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 해법을 채택할 것이라는 조짐을 시사하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의회도 그보다 별로 나은 편이 아니다. 상원의원의 평균 나이는 61.8세로 역사상 최고령에 속한다. 하원의원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엔지니어 출신이 8명, 소프트웨어 업체 임원 출신이 6명, 벤처 투자자 출신이 3명뿐이다. 정계 입문 전 의원들의 경력 중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을 실제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항은 거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따져보면 미국 의회엔 보험업자 출신(21)이 테크놀로지스트 출신(17)보다 더 많다.
반면 830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현재 17~35세)는 기술을 최고로 생각한다. 그들은 AI 기반의 챗봇을 사용하며 TV 대신 스트리밍 동영상을 즐겨 본다. 그들 중 약 83%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잠들고 깨어난다. 그들에게 기술은 속옷처럼 필수적이다. 그들은 우리를 AI나 블록체인, 3D 프린팅 같은 수많은 첨단 기술이 이끄는 거대한 변화의 시대로 이끈다. 일자리, 전쟁, 교통, 화폐, 국가정체성 등 우리의 모든 것을 기술이 바꿔놓고 있다. 이런 여건이라면 또 다른 기술 멍청이들을 공직자로 선출하는 것보다 더 정신나간 행동은 없을지 모른다.
큐번이 지적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많은 미국인은 그를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 창업 오디션의 일종이다)의 스타, 또는 허풍 떠는 댈러스 메이브릭스 구단주로 안다. 하지만 내가 그를 1999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브로드캐스트닷컴이라는 초기 스트리밍 미디어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었다(그해 후반 57억 달러를 받고 그 회사를 야후에 넘겼다). 그 이래 나는 큐번의 기술 투자에 관해 그를 자주 인터뷰했다. 그는 사이버더스트(CyberDust, 대화 내용을 남기지 않는 모바일 메신저) 앱부터 브론델 전자 변기 시트까지 다양한 기술에 투자했다. 올해 59세인 그는 밀레니엄 세대는 아니지만 억만장자 테크놀로지스트의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 큐번은 미국 지도자들의 가장 위험성 큰 잘못이 AI의 심오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보라. 그 두 나라 모두 AI를 지배하려고 정부와 민간 투자를 집중한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은 AI를 정복하는 것이야말로 금세기에서 글로벌 초강대국 지위에 오르는 첩경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와 의회는 AI 연구를 촉진하거나 그 분야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과학을 경멸한다. 아이들이 콩 요리라면 질색하듯이 말이다.
큐번은 1960년대 우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미국이 쏟아부었던 열정과 비슷한 수준의 국가적인 ‘AI 정복 프로젝트’가 미국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다.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더는 될 수 없다. 적어도 향후 50년 동안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전쟁과 테러 위협의 바탕이 AI가 될 것이다. 이 전쟁에서 패배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바로 그것이 앞에서 말한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다. 하지만 그 외 다른 많은 이슈에서도 미국 지도부는 21세기의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이 시점에서 여전히 20세기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 이민과 테러리즘 문제를 보라. 큐번은 최근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텍사스 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설치한다는 것은 내 평생 들은 것 중 가장 멍청한 발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 장벽은 가장 비기술적인 해결책이다. 그런 장벽은 무너뜨리기가 아주 쉽다.” 사실 불법 월경보다 더 심각한 안보 위협은 광섬유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나온다. 인프라를 파괴하고, 중요한 데이터를 훔치고, 가짜뉴스로 국민을 혼란시킬 수 있는 사이버공격을 말한다. 큐번은 “총알보다 바이트(정보의 기본단위)가 더 무섭다”고 말했다.
또 의료 문제는 어떤가? 미국 정가는 온통 오바마케어, 메디케어 등 건강보험을 두고 목숨 건 전투를 치르는 중이다. 보험은 의료비용의 급속한 증가 문제를 다루는 구시대적 해법이다. 기술업계는 AI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또는 유전체학이 의료비용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개인 맞춤형으로 의료 서비스 품질은 더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도 그런 해법을 검토하는 미국 지도자는 없다.
향후 10년 동안 운송·교통 분야의 대세는 전기차가 될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자율주행 승용차·택시와 트럭이 몰려올 태세다. 그런 변화의 영향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 힘들다. 에너지, 도로, 교통, 주차장, 매장의 적절한 위치 등 모든 것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간(州間) 고속도로 건설이 미국의 교통 문화를 바꿔놓은 1950년대 이래 가장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중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지금과 크게 다른 교통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의 지도자들은 그런 미래가 저절로 오그라들어 사라지기만 기대하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기차 세액공제안의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의지가 꺾여 다른 나라에 뒤지게 될 게 뻔하다.
큐번은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10%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조언을 듣는다(그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알려졌다). 그게 좋을까 나쁠까? 배넌은 기후변화를 허구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의 AI 대망을 큐번 못지 않게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의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데 반드시 큐번이 필요한 건 아니다. 기술업계엔 애플의 팀 쿡 CEO나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똑똑하고 카리스마가 넘쳐 정치에 뛰어들 만한 인물로 가득하다. 기성 정치인 중엔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마크 워너 의원이 기술통이다. 러시아의 지난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대상 청문회를 이끈 그는 상원의원에 선출되기 전 모바일 기술업체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올린 사실로 유명하다.
미국의 기술 부문은 정책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 더 쉽다고 믿으며 오랫동안 정치를 무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를 맞은 지금 그들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의 ‘AI 신’을 모시는 희한한 구닥다리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농구협회(CBA)가 미국농구협회(NBA)를 밀어내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프로농구 리그로 등극하면 미국 농구팬들은 광둥 서던 타이거스 팀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어쩌면 큐번이 언급한 ‘상상할 수 없는’ 피해가 바로 그것일지 모른다.
- 케빈 메이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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