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증시, 용기 내고 미국 증시 두려움 가질 때”
세계증시·코인 '트럼프 랠리'…韓만 추락
“트럼프 정책, 미 증시에 유리한 것만 아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국내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국장'(국내 증시)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금 확산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트럼프 랠리’를 펼치는 동안 코스피 2500선·코스닥 700선이 깨지고, ‘대장주’ 삼성전자가 5만원선을 위협받는 등 국내 증시에서는 비명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장기간 박스권을 갇힌 코스피에 실망했던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소폭 올라 2410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18포인트(0.55%) 오른 2430.26으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하다 장 후반 소폭 오른 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실제 우리나라는 세계 증시 호황에서 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들어 미국 다우존스30평균 16.51%·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25.45%·나스닥 28.45%, 일본 니케이225 16.55%, 중국상해종합 15.03%, 홍콩항셍H 23.55% 등 주요 국가들이 모두 크게 올랐다. 하지만 코스피는 -6.50%, 코스닥은 –18.01%로 소외됐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의 외면을 받자 개인까지 잇따라 미국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1024억달러)은 지난달 말 대비 12.5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30% 넘게 급등했다. 트럼프가 암호화폐 시장에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반면 국내 증시 고객 예탁금 규모는 5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은 한국 증시에서 용기를 내고 미국 증시에서는 두려움을 가질 때”라는 조언을 제시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트럼프 정책이 미국 증시에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2018년 하반기 대중국 관세 부과를 했을 때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부과로 인한 고물가 부담에 소비가 감소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애플과 테슬라는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인데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중국에서 사업을 의미있게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부담이다”라고 덧붙였다.
염 이사는 “무엇보다 트럼프 당선 후 긍정적인 부분들이 이미 선반영됐다”며 “나스닥은 연초이후 무려 +29%나 상승했고. S&P500 PER은 22배를 상회할 정도로 비싸다”라고 했다. 이어 “시장의 방향을 잘 알려주는 워렌버핏은 3252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현금을 보유했다고 알려진다”며 “2008년 금융위기 전에도 많은 현금을 보유해 위험을 잘 방어했던 그 이기에 워렌버핏의 현금 과다보유는 시장 경고 신호”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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