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안 초안 살펴보니] 양도세 이어 보유세로 다주택자 압박
[보유세 개편안 초안 살펴보니] 양도세 이어 보유세로 다주택자 압박
문재인 정부 부동산 규제 총동원 … 보유세 폭탄 피하려면 집 팔거나 임대로 등록해야
정부가 다주택자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최후의 규제 카드로 꼽히는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높여 세 부담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주택이 더는 자산 증식의 도구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이어 정부는 민간 부문의 후(後)분양제 도입 내용을 담은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2013~2022년)도 공개할 예정이다. 후분양을 확대해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 등을 양산한 ‘분양권 투기’를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전례 없는 강한 드라이브에 주택시장은 이미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1년 간 부동산 시장에 보낸 메시지는 명확했다. 더는 부동산을 특히, 주택을 자산 증식의 도구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꼴로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책을 쏟아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나올 수 있는 규제책은 거의 다 나왔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정부가 지난 1년 간 으름장을 놓았던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까지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6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혁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 초안을 공개했다. 재정특위는 이날 ‘보유세 개편 4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모두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인상하는 게 골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 중과세(4월 시행)에 이어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공공연하게 부동산 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다주택자를 지목해왔고 규제책도 이에 맞춰왔다”며 “종부세 강화는 이 같은 정부의 규제 기조의 마침표 격”이라고 말했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부동산 투기 억제를 목적으로 도입한 부동산 보유세 중 하나다. 도입 직후인 2007년 종부세 과세대상은 48만 명, 과세액은 2조77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종부세는 서울 강남 등 고가주택 소유자에 대한 ‘징벌세’라는 논란을 낳았고,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종부세를 무력화시켰다. 지난해 종부세 과세대상과 과세액은 각각 20만 명, 1조원대였다. 종부세가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1.8%에서 0.6%로 내려앉았다. 현재 종부세 과세대상은 인별 주택합산액이 6억원을 넘는 다주택자다. 1주택자는 9억원을 초과하면 종부세를 내야한다. 토지에 대한 종부세는 농지 등 종합합산 대상은 5억원 이상, 일반건축물의 부속토지나 인허가 받은 사업용 토지 등 별도합산 대상은 80억원 이상일 때 부과된다. 재정특위는 이날 종부세 강화 방향으로 크게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종부세율 인상을 들고 나왔다.
현재 80%인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100%까지 올리는 것이다. 공정시장가격비율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대비해 적정한 세금이 책정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비율이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한 후 세율을 적용하는데, 당연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면 그만큼 과세표준이 커지므로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율은 주택의 경우 과세표준에 따라 0.5~2%, 종합합산토지분은 0.75~2%, 별도합산토지는 0.5~0.7%다. 그런데 재정특위는 종부세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들고 나왔다. 세율 누진도를 높이는 식이다. 예컨대 과세표준 6억원 이하의 경우 종부세율을 0.5%로 유지하는 대신 6억~12억원은 0.75%에서 0.8%로 소폭 올리고, 94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종부세율을 2%에서 2.5%로 높이는 것이다. 종합합산 토지에 적용되는 세율의 경우 기존 0.75~2%에서 1~3%로, 별도합산 토지의 경우 현행 세율(0.5~0.7%)을 유지하거나 0.1~0.2%포인트 올리는 방향이 제시됐다. 이 안이 현실화하면 연간 4992억원에서 8835억원의 세수 증가가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세율을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세율을 인상하면 ‘세금 인상’ 대신 ‘종부세 정상화’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정책적 효과도 확실하다. 하지만 대통령령인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달리 세율을 올리려면 국회를 통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여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세율까지 손을 대기는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세율을 손대면 급격한 세금 인상으로 비춰져 조세저항과 주택시장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22일 재정특위의 보유세 개편안 초안에 대해 부동산시장에선 시장을 왜곡하는 또 다른 규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간과 국가가 보유한 주택 재고의 총량을 줄여 다시 집값 급등을 부를 수 있는 나쁜 세금이라는 비판이다. 집주인이 보유세 인상분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빈부격차 해소 효과도 미비하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그동안 보유세 인상을 시사하면서 불로(不勞)소득을 환수해 빈부격차를 바로잡는 정의로운 세금이라고 주장해왔다. 주택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건설업황도 악화할 것”이라며 “경기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는 만큼(보유세 인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재정특위가 4대 시나리오 가운데 1개를 확정해 정부에 제출하면 정부는 이를 반영해 내년 세제개편안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7월 말까지 마련한 후 내년 예산안과 함께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연내 입법절차를 마치고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세율은 그대로 두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20%포인트 상향하면 종부세액 증대효과는 약 6200여억원(국회예산정책처 조사)에 이른다. 그만큼 주택 소유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가령 공시가격이 13억1200만원인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84㎡형은 현재 기준대로라면 종부세가 약 82만원이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가 되면 102만원가량으로 20만원 정도 인상된다. 여기에 세율까지 손댄다면 인상금액은 확 커진다. 재정특위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올릴 경우 34만8000명의 납세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인상폭이 크지 않더라도 종부세의 경우 집을 팔아 생기는 차익에 과세하는 거래세와 달리, 소득의 일부로 내야 하는 장바구니 세금이어서 그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부세는 6월 1일을 기준으로 부과하므로,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한다면 내년 6월 1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택부터 강화된 종부세를 납부하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는 이미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정부가 보유세 개편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이 본격적으로 전해진 4월 이후 거래가 끊기는 모습이다. 특히 4월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시행돼 시장은 사실상 ‘거래절벽(주택 거래가 뚝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2일 정부 발표 이전부터 보유세가 오른다는 불안감에 집을 팔고 싶어 하는 집주인이 계속 나왔지만 같은 이유로 매수세가 움츠러들고 있어 거래가 안 된다”고 전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6만7789건으로, 지난해 5월보다 20.3% 줄었다. 월간 거래량으로는 올들어 가장 낮고, 지난 5년 간 5월 평균 거래량 9만506건과 비교해도 감소폭이 25.1%에 이른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주요 타깃인 서울은 5월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5월보다 37.2% 줄어든 1만1719건이었다. 사실상 거래절벽이나 마찬가지다.
고가 주택이 몰려 있어 보유세 강화의 직격탄을 맞을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는 더 심각하다. 5월 강남 4구의 주택 거래량은 1654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5월보다 6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거래량이 줄면서 집값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서울시 아파트값은 0.05%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계속 둔화하고 있다. 올 1월만 해도 주간 아파트 상승률은 0.26~0.39% 사이를 오갔다. 그러다 양도세 중과세가 시작된 4월부터 상승률이 0.06%로 줄어들었고, 6월 첫째 주에는 상승폭이 0.02%로 줄었다. 강남 4구 아파트값은 10주 가까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강남 4구 중 서초구가 4월 첫째 주에 가장 먼저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잇따라 하락세로 흐름이 바뀌었다. 6월 셋째주 아파트값은 서초구 -0.03%, 강남구 -0.1%, 송파구 -0.11%였다.
보유세 개편안이 나온 만큼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지금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남수 팀장은 “부동산 투자에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데 정부의 보유세 강화로 당분간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이 6월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5~1.75%에서 1.75~2%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주택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장 국내 시중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인 6월 18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1~0.03%포인트씩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가장 높은 KB국민은행는 연 4.72%로 5%에 육박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개편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할 것”며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정부의 고강도 규제 기조가 유지되면 시장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강화할 보유세가 부담인 다주택자라면 내년 5월까지 보유 주택을 주택임대사업용으로 등록하던가 처분해야 한다. 보유세 개편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6월 1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산정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년 6월 산정한 보유세를 12월에 통보한다. 즉, 6월 1일 당일 집 소유자가 보유세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5월 31일까지 주택임대사업용으로 등록하면 해당 주택은 종부세 합산에서 빠진다. 고가 주택을 한 채 소유하고 있는 1주택자라면 부부 공동명의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종필 세무사는 “종부세는 개별로 산정하기 때문에 부부가 공동명의로 돌려놓는 것만으로도 절세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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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주택자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최후의 규제 카드로 꼽히는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높여 세 부담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주택이 더는 자산 증식의 도구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이어 정부는 민간 부문의 후(後)분양제 도입 내용을 담은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2013~2022년)도 공개할 예정이다. 후분양을 확대해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 등을 양산한 ‘분양권 투기’를 뿌리 뽑겠다는 것이다. 전례 없는 강한 드라이브에 주택시장은 이미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1년 간 부동산 시장에 보낸 메시지는 명확했다. 더는 부동산을 특히, 주택을 자산 증식의 도구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꼴로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책을 쏟아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나올 수 있는 규제책은 거의 다 나왔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정부가 지난 1년 간 으름장을 놓았던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까지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6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혁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 초안을 공개했다. 재정특위는 이날 ‘보유세 개편 4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모두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인상하는 게 골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 중과세(4월 시행)에 이어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공공연하게 부동산 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다주택자를 지목해왔고 규제책도 이에 맞춰왔다”며 “종부세 강화는 이 같은 정부의 규제 기조의 마침표 격”이라고 말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80%에서 100%로
현재 80%인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100%까지 올리는 것이다. 공정시장가격비율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대비해 적정한 세금이 책정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비율이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한 후 세율을 적용하는데, 당연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면 그만큼 과세표준이 커지므로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율은 주택의 경우 과세표준에 따라 0.5~2%, 종합합산토지분은 0.75~2%, 별도합산토지는 0.5~0.7%다. 그런데 재정특위는 종부세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들고 나왔다. 세율 누진도를 높이는 식이다. 예컨대 과세표준 6억원 이하의 경우 종부세율을 0.5%로 유지하는 대신 6억~12억원은 0.75%에서 0.8%로 소폭 올리고, 94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종부세율을 2%에서 2.5%로 높이는 것이다. 종합합산 토지에 적용되는 세율의 경우 기존 0.75~2%에서 1~3%로, 별도합산 토지의 경우 현행 세율(0.5~0.7%)을 유지하거나 0.1~0.2%포인트 올리는 방향이 제시됐다. 이 안이 현실화하면 연간 4992억원에서 8835억원의 세수 증가가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세율을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세율을 인상하면 ‘세금 인상’ 대신 ‘종부세 정상화’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정책적 효과도 확실하다. 하지만 대통령령인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달리 세율을 올리려면 국회를 통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여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세율까지 손을 대기는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세율을 손대면 급격한 세금 인상으로 비춰져 조세저항과 주택시장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종부세율 인상은 쉽지 않을 듯
만약 세율은 그대로 두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20%포인트 상향하면 종부세액 증대효과는 약 6200여억원(국회예산정책처 조사)에 이른다. 그만큼 주택 소유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가령 공시가격이 13억1200만원인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 84㎡형은 현재 기준대로라면 종부세가 약 82만원이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가 되면 102만원가량으로 20만원 정도 인상된다. 여기에 세율까지 손댄다면 인상금액은 확 커진다. 재정특위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올릴 경우 34만8000명의 납세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인상폭이 크지 않더라도 종부세의 경우 집을 팔아 생기는 차익에 과세하는 거래세와 달리, 소득의 일부로 내야 하는 장바구니 세금이어서 그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부세는 6월 1일을 기준으로 부과하므로,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한다면 내년 6월 1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택부터 강화된 종부세를 납부하게 된다.
매수세 움츠러들어 ‘거래절벽’ 현상 나타나
고가 주택이 몰려 있어 보유세 강화의 직격탄을 맞을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는 더 심각하다. 5월 강남 4구의 주택 거래량은 1654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5월보다 6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거래량이 줄면서 집값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서울시 아파트값은 0.05%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계속 둔화하고 있다. 올 1월만 해도 주간 아파트 상승률은 0.26~0.39% 사이를 오갔다. 그러다 양도세 중과세가 시작된 4월부터 상승률이 0.06%로 줄어들었고, 6월 첫째 주에는 상승폭이 0.02%로 줄었다. 강남 4구 아파트값은 10주 가까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강남 4구 중 서초구가 4월 첫째 주에 가장 먼저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잇따라 하락세로 흐름이 바뀌었다. 6월 셋째주 아파트값은 서초구 -0.03%, 강남구 -0.1%, 송파구 -0.11%였다.
보유세 개편안이 나온 만큼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지금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남수 팀장은 “부동산 투자에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데 정부의 보유세 강화로 당분간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이 6월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5~1.75%에서 1.75~2%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주택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장 국내 시중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인 6월 18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1~0.03%포인트씩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가장 높은 KB국민은행는 연 4.72%로 5%에 육박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개편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할 것”며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정부의 고강도 규제 기조가 유지되면 시장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침체 길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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