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날두(메시+호날두) 지고 음바페 떴다
메날두(메시+호날두) 지고 음바페 떴다
러시아 월드컵 결산: 축구 스타의 세대교체와 독일의 굴욕 등 이번 대회의 상징적인 순간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났다. 지난 7월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를 4-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크로아티아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전에서 1-2 역전패를 안겼던 프랑스를 상대로 설욕하지 못했고 동유럽 국가 사상 첫 우승 꿈도 좌절됐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겼다.
러시아 월드컵은 실제 경기보다는 정치적인 문제에 따른 의심과 두려움 속에서 시작됐지만 기대 이상으로 성공을 거둔 대회로 기록됐다. 메날두[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지고, 신성 킬리앙 음바페(프랑스)가 떠오른 ‘축구 스타의 세대교체’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그 외 다양한 진기록도 쏟아졌다.
특히 개막전부터 무려 37번째 경기까지 0-0 무승부가 없는 골 잔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또 29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그중 22개가 골로 연결되는 기록이 나왔다. 세트피스에서 무려 69골이 쏟아져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자책골도 12차례로 역대 최다였다. 레드카드는 4장밖에 나오지 않았다. 본선에 32개국이 출전하기 시작한 프랑스 월드컵 이후 한 자릿수 레드카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치러진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를 특징 지은 다섯 가지의 상징적인 순간을 되짚어 본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비디오 판독(VAR)을 도입한 첫 월드컵 무대였다. 개막 전까지는 이 같은 첨단기술 도입을 두고 찬반 의견이 갈렸지만 오심·편파판정 시비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VAR은 득점 장면, 페널티킥 선언, 레드카드에 따른 직접 퇴장, 다른 선수에게 잘못 준 카드 등 4가지 상황에 적용됐다. 이번 대회에선 총 64경기에서 20차례 VAR을 실시해 17차례의 오심을 바로잡았다.
VAR은 대부분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15일 프랑스와 호주의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나온 월드컵 사상 첫 VAR부터 그랬다. 프랑스는 0-0으로 맞선 후반 10분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VAR로 페널티킥을 얻어 첫 골을 넣었다. 프랑스는 이 골에 힘입어 호주를 2-1로 꺾었다. 프랑스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한국도 VAR의 수혜를 입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독일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김영권의 골이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VAR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받으면서 역사적인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VAR 권한을 주심에게 부여하면서 잡음도 있었다. 조별리그 B조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포르투갈 수비수 페프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했지만 주심이 VAR을 하지 않으면서 모로코는 페널티킥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세르비아와 스위스의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도 스위스 수비수 2명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중볼 경합 중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를 끌어안고 넘어졌는데, 주심은 VAR 판독을 하지 않고 미트로비치의 반칙을 선언했다. 포르투갈과 이란의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선 포르투갈 호날두를 상대로 두 차례나 VAR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이 총 29개로 역대 기록을 세운 것도 VAR 때문이었다. 월드컵 페널티킥의 종전 기록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나온 18개였다. VAR로 페널티 지역에서 수비수들의 반칙을 엄격하게 잡아내면서 나온 결과다. 킬리앙 음바페가 프랑스를 20년 만에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 받은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 박스 안에서 결정력까지. 19세라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웠다. ‘포스트 티에리 앙리’라 불릴 만했다. 아니나 다를까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에서 그는 후반 20분 쐐기골을 기록하며 프랑스의 4-2 대승에 힘을 보탰다. 결승전 득점을 포함해 음바페는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에서 무려 4골을 뽑아내며 FIFA가 월드컵에서 활약한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는 ‘영 플레이어상’을 품에 안는 영광을 차지했다.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했던 1998년 7월 직후 태어난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처음 월드컵 무대를 경험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프랑스 축구의 역사를 여러 차례 바꿨다. 우선 조별리그 C조 1차 전에 출전하면서 프랑스 역대 월드컵 본선 최연소 출전(19세 177일) 기록을 경신했다. 1992년 대회에서 브루노 베론이 세운 최연소 본선 출전 기록(20세 118일)을 26년 만에 깬 것이다. 그 다음 음바페는 페루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프랑스의 월드컵 본선 역대 최연소(19세 183일)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또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하면서 프랑스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19세 207일)로 결승 무대를 밟는 영광을 누렸다.
다만 음바페는 벨기에와 준결승전에서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팬들의 좋지 않은 시선도 받았다. 그러나 다행히 결승전에선 90분 내내 성실한 플레이로 득점까지 연결시켜 이번 대회를 가장 빛낸 유망주로 인정 받았다.
월드컵 결승에서 10대 선수가 득점한 건 1958 브라질의 펠레 이후 무려 60년 만이다. ‘축구황제’ 펠레는 “월드컵 결승에서 골을 넣은 10대 선수는 2명 뿐이다. 어깨를 나란히 해 기쁘다. 환영한다. 이렇게 나를 쫓아오면 내 축구화 먼지를 털어야 되지 않을까”라고 칭찬했다. 자기 세대의 최고 선수로 지난 10여 년간 세계 축구 최 정상의 자리를 다툰 ‘라이벌’ 메시와 호날두는 30대에 들어선 나이를 감안할 때 이번 대회가 월드컵에서 자신들의 족적을 남길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러시아에 도착했다. 두 선수 모두 2006 독일 월드컵부터 꾸준히 월드컵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단 한 번도 우승에 다가서지 못했다. 특히 메시는 2014브라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결승전까지 이끌었지만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호날두는 그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처음부터 적극적이었다. 그는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어 모로코와의 2차전에서는 헤더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의 활약이 아쉬웠다. 호날두는 이란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강호’ 우루과이와 맞대결을 펼쳐야 했다. 우루과이의 탄탄한 수비를 마주한 호날두는 조별리그와 달리 큰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포르투갈은 16강에서 탈락했다.
한편 메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어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도 부진하며 아르헨티나의 0-3 대패를 막지 못했다. 궁지에 몰렸던 메시는 나이지리아전에서 이번 대회 첫 골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16강으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16강에서 마주한 팀은 ‘우승 후보’ 프랑스였다. 메시는 2도움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아르헨티나는 3-4로 패하면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만약 두 선수 모두 16강전에서 승리했다면 8강에서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의 ‘메-호 대전’이 펼쳐질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결국 호날두와 메시는 러시아에서도 월드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월드컵 무대를 쓸쓸히 퇴장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국인 독일은 역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러시아에 도착했다. 많은 팬도 독일이 과연 1962년의 브라질 이래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을 기록하는 첫 팀이 될 수 있을지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며 그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독일은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한 번도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적이 없다. 또 16강은 기본이고 월드컵 우승을 4차례 차지해 브라질(5회)에 이어 역대 최다 우승 2위에 올라 있었고 FIFA 랭킹으론 세계 1위였다.
그러나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와는 완전히 정 반대되는 역사를 만들었다. 독일팀은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80년 만에 처음이었다. 충격적인 조기 탈락에 독일 축구 팬들은 대표팀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은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일격을 당했지만 스웨덴전에서 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6강행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한국과의 마지막 3차전에서 0-2 패배를 당하며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독일전에서 승리함으로써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이번 독일의 경기를 두고 ‘월드컵 우승팀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국가는 다음 월드컵의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불운을 뜻한다. 실제 프랑스는 1998년 우승한 후 2002년 월드컵 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며, 이후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우승을 거머쥔 후 4년 뒤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상대국을 처참하게 대패시킨 독일이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전통 강호인 브라질·아르헨티나·독일 중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30년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30대가 된 메시와 호날두를 계승할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로 기대를 모았던 브라질의 네이마르(26)는 월드컵 개막 전 부상에서 회복하며 브라질에 여섯 번째 우승컵을 안길 선수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그동안 산투스·바르셀로나·생제르맹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타이틀을 휩쓸고, 챔피언스리그와 코파리베르타도레스(남아메리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희한한 이유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네이마르는 지난 7월 2일 16강전에서 멕시코에 1-0으로 앞선 후반 27분 ‘엄살 논란’에 휩싸였다. 멕시코 윙어 라윤이 그라운드에 앉아 있는 네이마르 쪽으로 다가가 공을 줍다가 그의 발목을 살짝 밟자 발목을 부여잡고 심하게 고통스러운 듯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뒹굴었다. 이 장면에서 VAR이 가동됐고 경기는 속행됐다. 네이마르는 일어나 경기에 복귀했다.
스위스 방송 RTS는 네이마르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뛴 4경기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서 뒹군 시간이 모두 합쳐 14분이라고 지적했다. 90분간 4경기라면 총 360분인데 그중 14분을 엄살 연기로 흘려보냈다면 경기당 3분30초에 해당한다. 멕시코와의 16강 전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무려 5분30초간 그라운드에서 몸부림친 것으로 나타났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대표팀 감독은 “한 선수(네이마르)로 인해 많은 시간을 낭비한 것은 축구의 수치다. 축구는 누워서 소리 지르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이 강렬하게 충돌하는 경기”라며 네이마르를 맹비난했다. 네이마르의 엄살 사건 이후 팬들은 ‘엄살 조롱’ 패러디물을 SNS를 통해 전파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결국 브라질은 지난 7일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1-2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 댄 캔시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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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은 실제 경기보다는 정치적인 문제에 따른 의심과 두려움 속에서 시작됐지만 기대 이상으로 성공을 거둔 대회로 기록됐다. 메날두[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지고, 신성 킬리앙 음바페(프랑스)가 떠오른 ‘축구 스타의 세대교체’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그 외 다양한 진기록도 쏟아졌다.
특히 개막전부터 무려 37번째 경기까지 0-0 무승부가 없는 골 잔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또 29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그중 22개가 골로 연결되는 기록이 나왔다. 세트피스에서 무려 69골이 쏟아져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자책골도 12차례로 역대 최다였다. 레드카드는 4장밖에 나오지 않았다. 본선에 32개국이 출전하기 시작한 프랑스 월드컵 이후 한 자릿수 레드카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치러진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를 특징 지은 다섯 가지의 상징적인 순간을 되짚어 본다.
비디오 판독, 절반의 성공
VAR은 대부분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15일 프랑스와 호주의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나온 월드컵 사상 첫 VAR부터 그랬다. 프랑스는 0-0으로 맞선 후반 10분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VAR로 페널티킥을 얻어 첫 골을 넣었다. 프랑스는 이 골에 힘입어 호주를 2-1로 꺾었다. 프랑스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한국도 VAR의 수혜를 입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독일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김영권의 골이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VAR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받으면서 역사적인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VAR 권한을 주심에게 부여하면서 잡음도 있었다. 조별리그 B조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포르투갈 수비수 페프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했지만 주심이 VAR을 하지 않으면서 모로코는 페널티킥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세르비아와 스위스의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도 스위스 수비수 2명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중볼 경합 중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를 끌어안고 넘어졌는데, 주심은 VAR 판독을 하지 않고 미트로비치의 반칙을 선언했다. 포르투갈과 이란의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선 포르투갈 호날두를 상대로 두 차례나 VAR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이 총 29개로 역대 기록을 세운 것도 VAR 때문이었다. 월드컵 페널티킥의 종전 기록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나온 18개였다. VAR로 페널티 지역에서 수비수들의 반칙을 엄격하게 잡아내면서 나온 결과다.
새로운 스타의 탄생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했던 1998년 7월 직후 태어난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처음 월드컵 무대를 경험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프랑스 축구의 역사를 여러 차례 바꿨다. 우선 조별리그 C조 1차 전에 출전하면서 프랑스 역대 월드컵 본선 최연소 출전(19세 177일) 기록을 경신했다. 1992년 대회에서 브루노 베론이 세운 최연소 본선 출전 기록(20세 118일)을 26년 만에 깬 것이다. 그 다음 음바페는 페루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프랑스의 월드컵 본선 역대 최연소(19세 183일)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또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하면서 프랑스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19세 207일)로 결승 무대를 밟는 영광을 누렸다.
다만 음바페는 벨기에와 준결승전에서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팬들의 좋지 않은 시선도 받았다. 그러나 다행히 결승전에선 90분 내내 성실한 플레이로 득점까지 연결시켜 이번 대회를 가장 빛낸 유망주로 인정 받았다.
월드컵 결승에서 10대 선수가 득점한 건 1958 브라질의 펠레 이후 무려 60년 만이다. ‘축구황제’ 펠레는 “월드컵 결승에서 골을 넣은 10대 선수는 2명 뿐이다. 어깨를 나란히 해 기쁘다. 환영한다. 이렇게 나를 쫓아오면 내 축구화 먼지를 털어야 되지 않을까”라고 칭찬했다.
메날두의 마지막 댄스?
호날두는 그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처음부터 적극적이었다. 그는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어 모로코와의 2차전에서는 헤더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의 활약이 아쉬웠다. 호날두는 이란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강호’ 우루과이와 맞대결을 펼쳐야 했다. 우루과이의 탄탄한 수비를 마주한 호날두는 조별리그와 달리 큰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포르투갈은 16강에서 탈락했다.
한편 메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어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도 부진하며 아르헨티나의 0-3 대패를 막지 못했다. 궁지에 몰렸던 메시는 나이지리아전에서 이번 대회 첫 골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16강으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16강에서 마주한 팀은 ‘우승 후보’ 프랑스였다. 메시는 2도움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지만 아르헨티나는 3-4로 패하면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만약 두 선수 모두 16강전에서 승리했다면 8강에서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의 ‘메-호 대전’이 펼쳐질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결국 호날두와 메시는 러시아에서도 월드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월드컵 무대를 쓸쓸히 퇴장했다.
독일의 굴욕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독일은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한 번도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적이 없다. 또 16강은 기본이고 월드컵 우승을 4차례 차지해 브라질(5회)에 이어 역대 최다 우승 2위에 올라 있었고 FIFA 랭킹으론 세계 1위였다.
그러나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와는 완전히 정 반대되는 역사를 만들었다. 독일팀은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80년 만에 처음이었다. 충격적인 조기 탈락에 독일 축구 팬들은 대표팀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은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일격을 당했지만 스웨덴전에서 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6강행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한국과의 마지막 3차전에서 0-2 패배를 당하며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독일전에서 승리함으로써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이번 독일의 경기를 두고 ‘월드컵 우승팀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국가는 다음 월드컵의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불운을 뜻한다. 실제 프랑스는 1998년 우승한 후 2002년 월드컵 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며, 이후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우승을 거머쥔 후 4년 뒤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상대국을 처참하게 대패시킨 독일이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전통 강호인 브라질·아르헨티나·독일 중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30년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네이마르의 ‘할리우드 액션’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희한한 이유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네이마르는 지난 7월 2일 16강전에서 멕시코에 1-0으로 앞선 후반 27분 ‘엄살 논란’에 휩싸였다. 멕시코 윙어 라윤이 그라운드에 앉아 있는 네이마르 쪽으로 다가가 공을 줍다가 그의 발목을 살짝 밟자 발목을 부여잡고 심하게 고통스러운 듯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뒹굴었다. 이 장면에서 VAR이 가동됐고 경기는 속행됐다. 네이마르는 일어나 경기에 복귀했다.
스위스 방송 RTS는 네이마르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뛴 4경기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서 뒹군 시간이 모두 합쳐 14분이라고 지적했다. 90분간 4경기라면 총 360분인데 그중 14분을 엄살 연기로 흘려보냈다면 경기당 3분30초에 해당한다. 멕시코와의 16강 전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무려 5분30초간 그라운드에서 몸부림친 것으로 나타났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대표팀 감독은 “한 선수(네이마르)로 인해 많은 시간을 낭비한 것은 축구의 수치다. 축구는 누워서 소리 지르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이 강렬하게 충돌하는 경기”라며 네이마르를 맹비난했다. 네이마르의 엄살 사건 이후 팬들은 ‘엄살 조롱’ 패러디물을 SNS를 통해 전파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결국 브라질은 지난 7일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1-2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 댄 캔시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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