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가 만난 사람(18) 서정훈 제너럴바이오 대표] 사회적기업으로 ‘1조 클럽’ 가입 목표
[이필재가 만난 사람(18) 서정훈 제너럴바이오 대표] 사회적기업으로 ‘1조 클럽’ 가입 목표
친환경 기능성 제품 제조부터 유통까지 원스톱… 미국·대만에 이어 올 봄 베트남에 진출 “건강한 사회적기업을 이끄는 젊은 기업가들과 만나면 사회적기업으로서 우리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해 보자고 합니다. 제너럴바이오의 경우 2021년이면 관계법인 매출까지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후발 사회적기업들을 키우는 데 주력하려 합니다.” 사회적기업 제너럴바이오를 이끄는 서정훈 대표는 “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사회적기업들과 협업, 이들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꾸준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와 시민들의 인식이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기업도 혁신과 동반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요.”
그가 2007년 창업한 제너럴바이오는 2014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이다. 2014년·2016년 고용노동부 강소기업에 선정된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SK그룹의 산업자재(MRO) 유통 전문 사회적기업 행복나래에 이어 사회적기업 중 매출액 2위). 전년도보다 36%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00억원, 영업이익은 20% 수준이다. ‘중견’ 기업 제너럴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기능성 고부가가치 소재로 피부 보호 등의 기능을 하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건강 기능식품 등을 생산한다. 이 두 품목이 각각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구성원의 20%가 전문 연구원이다.
2015년 서 대표가 창업한 공정다단계 유통회사 지쿱은 업계 103위로 출발해 지난해 3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했다.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75% 증가했다. 지쿱의 미국·대만 지사는 각각 200% 이상씩 매출액이 성장했다. 지쿱은 지난해 제너럴바이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제너럴바이오는 구성원의 50%가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이고, 제너럴바이오·지쿱 모두 비정규직이 없다. 구성원은 총 200명, 지쿱과 일하는 회원인 지쿠퍼는 국내에 10만5000명, 해외에 1만 명가량 있다.
지난해 12월 서 대표는 지쿱의 리더 회원 100명과 함께 지쿠퍼재단을 설립했다. 공익재단으로 후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등 사회적경제를 위한 협업을 펼치는 게 목적이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목적인 사회적기업의 구성원들이 비영리 활동을 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익 창출의 리더들과 함께 사재를 털어 공익재단을 만들어 더 전문적으로 이 일을 실행하게 됐죠. 올 봄 제너럴바이오 남원캠퍼스에 전담자를 두고 사회적기업 창업 인큐베이팅을 시도합니다.”
올해는 어떤 일들을 벌이나요?
“지페스타라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을 만들어 플랫폼 비즈니스에 진출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B2C 글로벌 플랫폼이죠. 착한 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세 번째 창업으로 7월 중 오픈할 예정입니다. 제너럴바이오가 제조와 고용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 목적이었다면 지쿱은 공정 다단계 판매를 지향했죠. 이 세 가지 사회적기업 모델의 실현과 사회적기업 창업 인큐베이팅을 맡은 공익재단의 출범이 애초에 제가 그린 사회적경제의 비전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정교하지는 않았어요.”
제너럴바이오가 어언 12년 됐는데 성장통도 겪나요?
“과거 사회적기업으로서 시장을 창출하는 게 힘들었다면 요즘은 각종 규제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일부 언론의 불공정 보도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제너럴바이오는 기능성 소재 개발부터 친환경 기능성 완제품의 제조, 다단계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한 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이 수직 계열화 체인을 관류하는 건 사회적 가치이다. 사회적기업 최초로 2017년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예비심사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예비심사에서 승인을 받지 못한 주원인이 뭔가요?
“제너럴바이오 제품을 유통하는 지쿱을 별도 회사로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이 다단계 유통을 해도 되나 하는 시선과 우려가 있어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는데, 심사 과정에서 이 문제를 지적받고 지쿱을 지난해 6월 자회사로 흡수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오는 5월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다시 상장을 진행하면 11월께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장차 전문경영인도 필요하겠습니다.
“제너럴바이오와 지쿱의 조직을 통폐합해 8개 본부 체제를 갖췄습니다.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파트너 임원을 맡았고, 이분들 가운데서 다음 CEO가 나올 수 있을 거로 봅니다.”
요즘도 연구원들이 주 90시간씩 일하나요?
“20여 명의 전문 연구원이 소재 및 제품 개발, 품질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제너럴바이오의 가장 큰 경쟁력이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대학병원 등과 협업해 다양한 연구·개발(R&D)을 합니다. 워라밸이 중시되는 시류에 따라 연구원들은 일을 줄였고 저는 더 늘렸죠.”
지쿱이 파는 제품의 근 90%는 제너럴바이오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를 직접 고용한 사회적기업의 제품들이다. 서 대표는 “지페스타도 이들 회사의 성장을 도우려 창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전문화된 인력이 합류하자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라는 회사의 방향성과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단적으로 ‘내 일만 잘하면 되지 내가 왜 멘토링을 맡아 남을 배려해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시간이 흘러 멘토링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는 등 사회적 약자 구성원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부분 동화됐지만 임원 가운데 두 사람은 결국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지쿱은 미국·대만에 이어 올 봄 베트남에 진출한다. 내년까지 필리핀·일본·캐나다·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도 해외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 지사 직원은 전원 한국 교민들이지만 대만 법인은 99%가 현지인이다. 대부분 교민이었던 미국의 지쿠퍼들은 점차 다민족화하고 있다. “아시아권은 교민 대상이 아니라 현지 사회를 파고들려 합니다. 미국 시장도 앞으로 미국인에게 맞는 제품을 R&D를 통해 공급할 거예요.”
‘직장내 갑질’이 요즘 화두입니다. 제너럴바이오는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나요?
“권한의 위임이 중요합니다. 위임을 하면 상사가 아랫사람에게 갑질보다 협력을 하게 되죠. 조직문화와 더불어 경영의 방향이 바뀝니다. 회사 외부의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에서도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 회사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갑을’이 아니라 ‘동행’이라고 씁니다. 우리 회사가 ‘동’, 상대방이 ‘행’이죠.”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난항에 부닥쳤고 최저임금, 주 52시간근무제 등을 둘러싼 논란도 심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단순 작업인 물류를 맡은 외주 업체를 이번에 본사로 흡수했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의 취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방향성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주 52시간 근무도, 이렇게 할 수 없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 공장이 있는 전북 같은 농촌에서는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무를 지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요. 양쪽의 입장을 모두 배려하는 정책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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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2007년 창업한 제너럴바이오는 2014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이다. 2014년·2016년 고용노동부 강소기업에 선정된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SK그룹의 산업자재(MRO) 유통 전문 사회적기업 행복나래에 이어 사회적기업 중 매출액 2위). 전년도보다 36%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00억원, 영업이익은 20% 수준이다. ‘중견’ 기업 제너럴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기능성 고부가가치 소재로 피부 보호 등의 기능을 하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건강 기능식품 등을 생산한다. 이 두 품목이 각각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구성원의 20%가 전문 연구원이다.
2015년 서 대표가 창업한 공정다단계 유통회사 지쿱은 업계 103위로 출발해 지난해 3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했다.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75% 증가했다. 지쿱의 미국·대만 지사는 각각 200% 이상씩 매출액이 성장했다. 지쿱은 지난해 제너럴바이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제너럴바이오는 구성원의 50%가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이고, 제너럴바이오·지쿱 모두 비정규직이 없다. 구성원은 총 200명, 지쿱과 일하는 회원인 지쿠퍼는 국내에 10만5000명, 해외에 1만 명가량 있다.
지난해 12월 서 대표는 지쿱의 리더 회원 100명과 함께 지쿠퍼재단을 설립했다. 공익재단으로 후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등 사회적경제를 위한 협업을 펼치는 게 목적이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목적인 사회적기업의 구성원들이 비영리 활동을 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익 창출의 리더들과 함께 사재를 털어 공익재단을 만들어 더 전문적으로 이 일을 실행하게 됐죠. 올 봄 제너럴바이오 남원캠퍼스에 전담자를 두고 사회적기업 창업 인큐베이팅을 시도합니다.”
올해는 어떤 일들을 벌이나요?
“지페스타라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을 만들어 플랫폼 비즈니스에 진출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B2C 글로벌 플랫폼이죠. 착한 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세 번째 창업으로 7월 중 오픈할 예정입니다. 제너럴바이오가 제조와 고용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 목적이었다면 지쿱은 공정 다단계 판매를 지향했죠. 이 세 가지 사회적기업 모델의 실현과 사회적기업 창업 인큐베이팅을 맡은 공익재단의 출범이 애초에 제가 그린 사회적경제의 비전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정교하지는 않았어요.”
제너럴바이오가 어언 12년 됐는데 성장통도 겪나요?
“과거 사회적기업으로서 시장을 창출하는 게 힘들었다면 요즘은 각종 규제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일부 언론의 불공정 보도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제너럴바이오는 기능성 소재 개발부터 친환경 기능성 완제품의 제조, 다단계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한 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이 수직 계열화 체인을 관류하는 건 사회적 가치이다. 사회적기업 최초로 2017년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예비심사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예비심사에서 승인을 받지 못한 주원인이 뭔가요?
“제너럴바이오 제품을 유통하는 지쿱을 별도 회사로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이 다단계 유통을 해도 되나 하는 시선과 우려가 있어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는데, 심사 과정에서 이 문제를 지적받고 지쿱을 지난해 6월 자회사로 흡수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오는 5월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다시 상장을 진행하면 11월께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장차 전문경영인도 필요하겠습니다.
“제너럴바이오와 지쿱의 조직을 통폐합해 8개 본부 체제를 갖췄습니다.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파트너 임원을 맡았고, 이분들 가운데서 다음 CEO가 나올 수 있을 거로 봅니다.”
요즘도 연구원들이 주 90시간씩 일하나요?
“20여 명의 전문 연구원이 소재 및 제품 개발, 품질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제너럴바이오의 가장 큰 경쟁력이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대학병원 등과 협업해 다양한 연구·개발(R&D)을 합니다. 워라밸이 중시되는 시류에 따라 연구원들은 일을 줄였고 저는 더 늘렸죠.”
지쿱이 파는 제품의 근 90%는 제너럴바이오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를 직접 고용한 사회적기업의 제품들이다. 서 대표는 “지페스타도 이들 회사의 성장을 도우려 창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전문화된 인력이 합류하자 사회적 가치의 창출이라는 회사의 방향성과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단적으로 ‘내 일만 잘하면 되지 내가 왜 멘토링을 맡아 남을 배려해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시간이 흘러 멘토링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는 등 사회적 약자 구성원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부분 동화됐지만 임원 가운데 두 사람은 결국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지쿱은 미국·대만에 이어 올 봄 베트남에 진출한다. 내년까지 필리핀·일본·캐나다·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도 해외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 지사 직원은 전원 한국 교민들이지만 대만 법인은 99%가 현지인이다. 대부분 교민이었던 미국의 지쿠퍼들은 점차 다민족화하고 있다. “아시아권은 교민 대상이 아니라 현지 사회를 파고들려 합니다. 미국 시장도 앞으로 미국인에게 맞는 제품을 R&D를 통해 공급할 거예요.”
‘직장내 갑질’이 요즘 화두입니다. 제너럴바이오는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나요?
“권한의 위임이 중요합니다. 위임을 하면 상사가 아랫사람에게 갑질보다 협력을 하게 되죠. 조직문화와 더불어 경영의 방향이 바뀝니다. 회사 외부의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에서도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 회사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갑을’이 아니라 ‘동행’이라고 씁니다. 우리 회사가 ‘동’, 상대방이 ‘행’이죠.”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난항에 부닥쳤고 최저임금, 주 52시간근무제 등을 둘러싼 논란도 심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단순 작업인 물류를 맡은 외주 업체를 이번에 본사로 흡수했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의 취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방향성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주 52시간 근무도, 이렇게 할 수 없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 공장이 있는 전북 같은 농촌에서는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무를 지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요. 양쪽의 입장을 모두 배려하는 정책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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