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의 ‘IF’ㅣ부자를 꿈꾸는 당신에게(16) 만약에 네버랜드에서 살 수 있다면] 강렬한 빚의 유혹 너머의 함정
[조원경의 ‘IF’ㅣ부자를 꿈꾸는 당신에게(16) 만약에 네버랜드에서 살 수 있다면] 강렬한 빚의 유혹 너머의 함정
마이클 잭슨, 대저택 유지비와 낭비벽 등으로 추락... 빚테크도 지속가능한 투자여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에서 부채가 계속 늘어났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기업·가계·정부 부채가 짐이 되고 있다. 부채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국가 경제나 민간 경제에 짐이 된다. 부채란 게 경제가 좋을 때는 잘만 활용하면 투자에 큰 도움이 된다. 누구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로 한몫 잡고 시장을 빠져 나간다. 이 시기에 성공담에 현혹되어 내 집을 사는 갭투자가 유행한다. 갭투자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여기 저기 들리면 사람들은 빚을 내서 ‘나도 성공하겠지’라는 마음으로 투자를 늘리게 된다. 빚지고 투자를 해야 더 빨리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조급증이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든다. 아뿔싸! 하필이면 그때가 집값이 정점을 찍을 때였다. 그 결과 갭투자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사람은 심한 경우 집값 하락으로 파산 신청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을 잃은 자신을 바라보며 세상은 투기꾼으로 손가락질을 하게 된다.
주식은 어떤가? 2018년 4분기는 세계 증시가 큰 조정을 받은 기간이었다. 이젠 바닥이었지라는 생각으로 레버리지(차입) 투자 상품인 코스탁 ETF를 산 후 에상치도 않게 ‘지하실’로 지수가 내려가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에 투자했더라도 산 지수보다 높아야지만 원금에 도달할 수 있으니 앞이 캄캄해질 수밖에 없다. 일본과 선진국의 국가부채, 중국의 기업·가계부채, 한국의 가계부채는 경제의 주름살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성장하는 경제에서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문제는 국내총생산(GDP) 규모의 증가 속도를 말하는 성장률보다 더 빨리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2008년에 비해 지금 GDP에서 총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세계 경제가 둔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세계적으로 부채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한번의 레버리지 투자로 성공했다고 성공이 계속 이어질까?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초대 주주로 릭 구에린이 있었다. 그는 한때 연평균 수익률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의 성과를 뛰어넘었다.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나와 찰리 멍거는 우리가 언젠가 부자가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그걸 알고 있었지만 서두르지는 않았다. 릭 구에린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투자자였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서둘렀다는 것이다.”
더 빨리 부를 축적하기 위해 릭 구에린은 1970년대부터 돈을 빌렸다. 불행하게도 1973~1974년 다우존스가 거의 50% 하락한 베어마켓이 왔고 그는 레버리지 함정에 걸려들어 -62%의 손실을 보게 된다. 그는 레버리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워런 버핏에게 팔아야 했다. 하락하는 장에서 장사가 없는데 차입을 해서 그동안 쌓은 명성을 잃어버린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목에서 첫 투자에 성공했다고 점점 더 많은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것은 현명한 투자법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레버리지 투자가 성공하려면 경기나 투자상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로 어려운 문제다. 빚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강력한 소비의 유혹 때문이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그는 ‘빌리진(Billie Jean)’란 노래로 ‘문워크(Moon walk)’라 불리는 춤을 유행시켰다. 또 그의 ‘스릴러(Thriller)’ 앨범은 세계적으로 1억 4백만장이 판매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80년대의 그의 뮤직비디오에는 공포영화처럼 으슥한 분위기에서 괴물로 변한 마이클 잭슨이 좀비들과 함께 추는 일명 ‘드릴러 댄스’가 나온다. 우리에게 친숙한 꼭지점 댄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인기에 가려진 그의 지나친 지출은 낭비병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잭슨 사후 그의 빚과 관련한 논쟁이 이어졌고, 그의 낭비벽이 초점이 됐다. 그가 어린아이의 꿈을 생각하며 만든 대저택 네버랜드는 아이들이 결코 늙지 않는 동화 [피터팬]에 나오는 마법의 나라다. 한때는 직원이 150명에 달했으며 이곳에 15년 간 거주했던 마이클 잭슨은 네버랜드를 지상낙원으로 꾸미고자 했다. 그의 집을 보며 누군가는 만약에 내가 그처럼 대저택에 살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네버랜드 안에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내가 결코 갖지 못했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곳을 원했습니다. 나는 항상 공연을 위해 투어를 떠났기 때문에 이곳에서 잃어버린 삶을 보상받고자 했죠.”
마이클 잭슨은 1987년 1950만 달러를 주고 네버랜드를 매입했다. 그러나 그가 네버랜드를 담보로 빌린 돈 2450만 달러를 갚지 못하자 2008년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캐피털이 23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콜로니캐피털은 부동산을 새로 단장해 시장에 내놓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여하간 마이클 잭슨이 2009년 사망할 무렵 그는 네버랜드 탓에 거의 파산상태였다는 것이 통설이다. 어떻게 해서 그는 엄청난 수입을 얻는 팝의 황태자에서 빚쟁이가 되었을까? 어린아이 성추행과 네버랜드 대저택을 생각해 보니 이런 추론이 가능하다. 성추행과 관련한 소송비용, 네버랜드를 유지·관리하기 위한 엄청난 비용, 잦은 성형 수술비를 포함해 그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해마다 3500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에 비해 그의 수입은 1100만 달러에서 1200만 달러였다. 결국 수입을 넘는 과도한 지출이 그의 재정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생전에 그의 꿈의 집 네버랜드가 압류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곳에서 살 수 없다는 것으로 상심의 나날을 보냈을 마이클 잭슨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온다. 그는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고도의 훈련을 받아오며 언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에게 남들처럼 평범한 친구도 없고 유년기도 없이 오직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가수로서 성장해왔다. 중년이 되어서도 늘 남들의 어린 시절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의 지인이 말한다. “그는 항상 잃어버린 유년기를 떠올리면서 슬퍼했습니다. 마이클이 아이들을 특히 사랑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사연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가 유년시절에 대한 동경과 아쉬움을 떠올리며 애절한 감성을 제대로 표현한 노래의 일부를 들어 보자.
‘Have you seen my Childhood?(나의 유년 시절을 본 적 있나요?) / I’m searching for the world that I come from(난 내가 태어난 세상을 찾고 있어요) / ’Cause I’ve been looking around in the lost and found of my heart(왜냐하면 늘 내 마음속에서 잃어버렸던 것을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찾고 있기 때문이죠) / No one understands me(누구도 날 이해하지 않아) / …(중략)… / It’s been my fate to compensate, for the Childhood I’ve never known(내 운명에 대한 보상이 되어왔지요. 내가 절대로 알 수 없었던 어린 시절에 대해서)’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뒤로 하고 빚으로 가득 찬 현실을 주요 2개국(G2) 국가를 예로 들어 보자. 재정적자가 심한 미국의 국가부채는 트럼프 정부의 확대 재정정책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상환이 2019년부터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이 갚아야 할 빚만 3조 달러 안팎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신용등급 BBB급 회사들이 발행했으니 불안감이 느껴진다. BBB는 투자적격 기업 가운데 신용도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기업이라고 신흥국 회사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신흥시장 불안 등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사려는 투자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탓에 미국 젊은이들의 부채 증가가 장기적으로 이들의 재산 형성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 학생들의 미상환 학자금 대출이 우리나라 1년 GDP 규모인 1조5000억 달러(1700조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매월 학자금 상환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집을 살 여유가 있을 리 없다. 관련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2008년 이후 130%나 늘어난 학자금 대출의 대부분은 밀레니얼 세대가 빌린 것입니다. 그중 여학생들이 전체의 3분의 2인 900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네요. 미래의 주택 구매자들은 학자금 부채를 빨리 줄여서 주택 구매를 위한 신용을 쌓아 놓아야 하지만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으로 많은 젊은 부부가 임대 아파트 생활을 예상보다 더 오래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안타깝습니다. 이런 경향은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더 심각합니다.”
우리나라나 세계 주요 국가들 역시 이와 무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도시지역에 사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푸념을 들으니 그들의 아픔이 크게 전해진다.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난 5년 간 매달 수백 달러를 상환해왔지만 내 통장 잔고를 보세요.”
울먹이며 말하는 그에게서 한국에서 결혼이나 출산율 저조를 이야기 하는 것은 사치로 보인다. 부모 잘 만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 장만은 언감생심이다.
“누군가 내게 이런 지적을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신은 학자금 대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다음 빚을 진 것 아니냐고요. 그래요 맞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불만을 제기하는가? 문제를 제대로 직시해야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모든 것이 힘든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말하죠. 기술이 발전하고 풍족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요. 음, 정말 그런 말을 들으면 내 가슴이 찢어집니다. 학자금 대출에 대해 이 사회가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의 보수가 보장되는, 이른바 좋은 직장을 다니려면 최소한 대학 졸업장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요.”
많은 밀레니엄 세대의 호소를 듣는데, 총체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라 위로의 말을 해줄 수밖에 없는 심정이다.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을 보세요. 그들에게는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일찌감치 집을 소유하는 것이 오랜 동안 소망해온 ‘아메리칸 드림’이었습니다.”
이전 세대는 그런 문제가 없었다. 아버지·할아버지 세대는 여름방학 동안 일을 하면서 학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오늘날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우리 세대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부채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요. 진정 정부와 기성세대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에 직면해 있는 우리의 현실을 도외시하는 것인가요? 이런 상황을 몰고 간다면 우리에게 과연 미래가 있는 것입니까?” 미국 대학의 수업료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비싸다. 지난 20년 동안 대학들은 연방정부의 수억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이 대학 수업료 인상을 억제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학생들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부채를 안고 대학을 졸업한다. 통상의 일반 학생들에게 잘 나간다는 미국 경제 시스템에서도 학자금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직장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전문가들은 많은 대학이나 학생이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해 필요한 교육을 하려다 보니 고학력의 그렇고 그런 비슷한 학생을 대량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담배를 한 대 물고 이야기하는 그에게서 열심히 살려고 하나 그저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는 미래가 오버랩된다.
더 나은 재무상황에 이를 때까지는 임대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임대생활을 한다고 해서 재정적으로 실패한 것도 아니다. 주택 소유가 자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수단이긴 하지만 무리한 주택 소유는 오히려 화근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무리하게 집을 사 빚더미에 앉은 사람이 너무 많다. 미국 교육부 자료를 보면, 1995∼1996학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대출자 가운데 20년이 지나 학자금 대출을 다 갚은 사람은 38%뿐이다. 20년이란 세월은 청춘을 다 바치는 시기 아닌가! 2003∼2004년에 대출 상환을 시작한 사람 가운데 12년이 지나 대출을 다 갚은 사람은 20%에 그쳤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징조 아닐까? 빚과 함께 사는 인생이 늘어난다면, 내 미래를 빚에 저당잡혀 산다면 그것은 정말 생각하기 싫은 삶이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어떻게 이런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시스템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세상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서 학자금 대출 부채가 늘어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늦췄고, 주택 구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정부나 연방준비은행이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고 봅니다. 나 같은 사람은 학자금 부채 때문에 주택자금 대출 업체가 요구하는 소득 대비 부채 비율(DTI) 기준을 맞추는 것은 물론 계약금을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지금 결혼할 사람이 있지만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불확실합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2007∼2015년 28∼30세의 주택 보유가 감소한 것은 일정 부분 등록금 상승과 이에 따른 학자금 부채 증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의회에 출석해 학자금 대출이 계속 늘어나면 성장을 저해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 것은 문제를 제대로 직시한 것이라 봅니다. 신용카드 빚처럼 학자금 대출도 파산 때에는 탕감해주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 사실 역시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소득 수준을 감안하고 정밀하게 조사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말이죠. 나는 가끔 미국 대학에 온 것이 후회되긴 해요. 내 친구 중에 세계은행에 다니는 아르헨티나인이 있어요. 아르헨티나에서 일을 하며 대학교를 다니다 독일에 가서 공짜로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닌 친구인데요. 그곳에서 보험회사에 취직했다가 우연하게도 세계은행에 취직할 기회를 가졌다고 하더군요. 이른바 ‘짠돌이’ 생활을 하다가 좋은 직장을 얻은 케이스죠.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내 인생이 후회되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진학을 택했지만 빚을 갚는 부담이 졸업이 주는 혜택을 압도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중국의 총부채 증가율은 여전히 GDP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2018년 4분기 증시가 상당한 조정을 받았다. 세계 경제의 둔화 속에서 자산가격 하락과 부채 증가가 이어질지를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친 중국 경제가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와중에 미국 등 주요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무분별한 저소득국 지원 정책이 해당 국가의 부채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정치와 안보상의 이익을 위해 부채상환 능력이 없는 나라에도 대출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IMF가 구제금융을 제공하려면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척도가 필요하다. 파키스탄의 구제금융 심사에서도 IMF 라가르드 총재가 부채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미국은 중국의 자금 지원 탓에 부채위기에 직면한 나라에게는 IMF 구제금융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나친 빚은 국가나 개인 모두에게 어려움을 야기한다.
마이클 잭슨은 사후 43일 만에만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각종 마케팅 계약 등을 통해 유산 관리인들이 벌어들인 돈은 지금까지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그를 통해 인기 스타의 사후 수입 신기록이 새워졌으며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잭슨 이전의 유명인 사후 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한 모델은 엘비스 프레슬리였다. 여하튼 마이클 잭슨은 호화로운 생활로 생전에 빚더미에 시달렸지만, 사후에 재정적인 안정을 누리니 참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투자 시점을 정확히 안다면 레버리지는 묘약이다. 불행히도 어느 유명한 투자자도 투자 시점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강렬한 빚의 유혹에 넘어가 더 큰 빚을 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면, 삶은 회복 불가능이다. 애써 번 돈이 대출이자로 빠져나가면 점점 더 깊은 빚의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돈을 불리는 재테크에서 위기관리를 통해 가진 돈을 지키는 빚테크도 고려해야 한다. 부자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투자시점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이상, 분수에 넘치지 않은 생활과 절약이 답이다. 죽었지만 사후에도 꾸준히 수입을 만드는 마이클 잭슨의 아이러니함을 보라. 살아있는 사람들은 빚을 잘 관리해 생전에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에 주목해야 한다. 마이클 잭슨은 모방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원조로서 실패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을 지핀 그의 혼은 남아 있는 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남들은 내가 생각하는 걸 믿지 않았다. 모두가 의심이 많았다. 자기 스스로 자기를 의심하면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누가 믿어주겠는가? 일단 작업에 들어가면 나는 항상 자신을 가진다. 계획을 착수할 때는 그것을 100% 믿는다. 나의 혼을 작업에 불어넣는다. 그러다가 죽어도 상관없다. 그것이 나 자신이다.”
빚테크 아닌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가 부자로 가는 첫걸음이다. 만약에 네버랜드에 살 수 있으려면 지속적인 수입이 있어야 한다. 내 몸값이 그런 집에 살 여유를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부자가 되고서도 소박한 집에 사는 워런 버핏이 더 빛나 보일 수도 있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이다. 대한민국OECD 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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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어떤가? 2018년 4분기는 세계 증시가 큰 조정을 받은 기간이었다. 이젠 바닥이었지라는 생각으로 레버리지(차입) 투자 상품인 코스탁 ETF를 산 후 에상치도 않게 ‘지하실’로 지수가 내려가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에 투자했더라도 산 지수보다 높아야지만 원금에 도달할 수 있으니 앞이 캄캄해질 수밖에 없다.
위험천만한 부동산 갭투자
한번의 레버리지 투자로 성공했다고 성공이 계속 이어질까?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초대 주주로 릭 구에린이 있었다. 그는 한때 연평균 수익률이 부회장인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의 성과를 뛰어넘었다.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나와 찰리 멍거는 우리가 언젠가 부자가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그걸 알고 있었지만 서두르지는 않았다. 릭 구에린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투자자였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서둘렀다는 것이다.”
더 빨리 부를 축적하기 위해 릭 구에린은 1970년대부터 돈을 빌렸다. 불행하게도 1973~1974년 다우존스가 거의 50% 하락한 베어마켓이 왔고 그는 레버리지 함정에 걸려들어 -62%의 손실을 보게 된다. 그는 레버리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을 워런 버핏에게 팔아야 했다. 하락하는 장에서 장사가 없는데 차입을 해서 그동안 쌓은 명성을 잃어버린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목에서 첫 투자에 성공했다고 점점 더 많은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것은 현명한 투자법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레버리지 투자가 성공하려면 경기나 투자상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로 어려운 문제다.
레버리지 함정에 걸려든 릭 구에린
마이클 잭슨은 1987년 1950만 달러를 주고 네버랜드를 매입했다. 그러나 그가 네버랜드를 담보로 빌린 돈 2450만 달러를 갚지 못하자 2008년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캐피털이 23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콜로니캐피털은 부동산을 새로 단장해 시장에 내놓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여하간 마이클 잭슨이 2009년 사망할 무렵 그는 네버랜드 탓에 거의 파산상태였다는 것이 통설이다. 어떻게 해서 그는 엄청난 수입을 얻는 팝의 황태자에서 빚쟁이가 되었을까? 어린아이 성추행과 네버랜드 대저택을 생각해 보니 이런 추론이 가능하다. 성추행과 관련한 소송비용, 네버랜드를 유지·관리하기 위한 엄청난 비용, 잦은 성형 수술비를 포함해 그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해마다 3500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에 비해 그의 수입은 1100만 달러에서 1200만 달러였다. 결국 수입을 넘는 과도한 지출이 그의 재정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생전에 그의 꿈의 집 네버랜드가 압류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곳에서 살 수 없다는 것으로 상심의 나날을 보냈을 마이클 잭슨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온다. 그는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고도의 훈련을 받아오며 언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에게 남들처럼 평범한 친구도 없고 유년기도 없이 오직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가수로서 성장해왔다. 중년이 되어서도 늘 남들의 어린 시절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의 지인이 말한다. “그는 항상 잃어버린 유년기를 떠올리면서 슬퍼했습니다. 마이클이 아이들을 특히 사랑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사연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가 유년시절에 대한 동경과 아쉬움을 떠올리며 애절한 감성을 제대로 표현한 노래의 일부를 들어 보자.
‘Have you seen my Childhood?(나의 유년 시절을 본 적 있나요?) / I’m searching for the world that I come from(난 내가 태어난 세상을 찾고 있어요) / ’Cause I’ve been looking around in the lost and found of my heart(왜냐하면 늘 내 마음속에서 잃어버렸던 것을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찾고 있기 때문이죠) / No one understands me(누구도 날 이해하지 않아) / …(중략)… / It’s been my fate to compensate, for the Childhood I’ve never known(내 운명에 대한 보상이 되어왔지요. 내가 절대로 알 수 없었던 어린 시절에 대해서)’
부채 문제로 머리 아픈 G2
“2008년 이후 130%나 늘어난 학자금 대출의 대부분은 밀레니얼 세대가 빌린 것입니다. 그중 여학생들이 전체의 3분의 2인 900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네요. 미래의 주택 구매자들은 학자금 부채를 빨리 줄여서 주택 구매를 위한 신용을 쌓아 놓아야 하지만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으로 많은 젊은 부부가 임대 아파트 생활을 예상보다 더 오래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안타깝습니다. 이런 경향은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더 심각합니다.”
우리나라나 세계 주요 국가들 역시 이와 무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도시지역에 사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푸념을 들으니 그들의 아픔이 크게 전해진다.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난 5년 간 매달 수백 달러를 상환해왔지만 내 통장 잔고를 보세요.”
울먹이며 말하는 그에게서 한국에서 결혼이나 출산율 저조를 이야기 하는 것은 사치로 보인다. 부모 잘 만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 장만은 언감생심이다.
“누군가 내게 이런 지적을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신은 학자금 대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다음 빚을 진 것 아니냐고요. 그래요 맞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불만을 제기하는가? 문제를 제대로 직시해야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모든 것이 힘든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말하죠. 기술이 발전하고 풍족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요. 음, 정말 그런 말을 들으면 내 가슴이 찢어집니다. 학자금 대출에 대해 이 사회가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의 보수가 보장되는, 이른바 좋은 직장을 다니려면 최소한 대학 졸업장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요.”
많은 밀레니엄 세대의 호소를 듣는데, 총체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라 위로의 말을 해줄 수밖에 없는 심정이다.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을 보세요. 그들에게는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일찌감치 집을 소유하는 것이 오랜 동안 소망해온 ‘아메리칸 드림’이었습니다.”
이전 세대는 그런 문제가 없었다. 아버지·할아버지 세대는 여름방학 동안 일을 하면서 학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오늘날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우리 세대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부채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요. 진정 정부와 기성세대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에 직면해 있는 우리의 현실을 도외시하는 것인가요? 이런 상황을 몰고 간다면 우리에게 과연 미래가 있는 것입니까?”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는 미국 젊은이들
더 나은 재무상황에 이를 때까지는 임대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임대생활을 한다고 해서 재정적으로 실패한 것도 아니다. 주택 소유가 자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수단이긴 하지만 무리한 주택 소유는 오히려 화근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무리하게 집을 사 빚더미에 앉은 사람이 너무 많다. 미국 교육부 자료를 보면, 1995∼1996학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대출자 가운데 20년이 지나 학자금 대출을 다 갚은 사람은 38%뿐이다. 20년이란 세월은 청춘을 다 바치는 시기 아닌가! 2003∼2004년에 대출 상환을 시작한 사람 가운데 12년이 지나 대출을 다 갚은 사람은 20%에 그쳤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징조 아닐까? 빚과 함께 사는 인생이 늘어난다면, 내 미래를 빚에 저당잡혀 산다면 그것은 정말 생각하기 싫은 삶이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어떻게 이런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시스템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세상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서 학자금 대출 부채가 늘어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늦췄고, 주택 구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정부나 연방준비은행이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고 봅니다. 나 같은 사람은 학자금 부채 때문에 주택자금 대출 업체가 요구하는 소득 대비 부채 비율(DTI) 기준을 맞추는 것은 물론 계약금을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지금 결혼할 사람이 있지만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 불확실합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2007∼2015년 28∼30세의 주택 보유가 감소한 것은 일정 부분 등록금 상승과 이에 따른 학자금 부채 증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의회에 출석해 학자금 대출이 계속 늘어나면 성장을 저해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 것은 문제를 제대로 직시한 것이라 봅니다. 신용카드 빚처럼 학자금 대출도 파산 때에는 탕감해주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 사실 역시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소득 수준을 감안하고 정밀하게 조사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말이죠. 나는 가끔 미국 대학에 온 것이 후회되긴 해요. 내 친구 중에 세계은행에 다니는 아르헨티나인이 있어요. 아르헨티나에서 일을 하며 대학교를 다니다 독일에 가서 공짜로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닌 친구인데요. 그곳에서 보험회사에 취직했다가 우연하게도 세계은행에 취직할 기회를 가졌다고 하더군요. 이른바 ‘짠돌이’ 생활을 하다가 좋은 직장을 얻은 케이스죠.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내 인생이 후회되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진학을 택했지만 빚을 갚는 부담이 졸업이 주는 혜택을 압도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중국의 총부채 증가율은 여전히 GDP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2018년 4분기 증시가 상당한 조정을 받았다. 세계 경제의 둔화 속에서 자산가격 하락과 부채 증가가 이어질지를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친 중국 경제가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와중에 미국 등 주요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무분별한 저소득국 지원 정책이 해당 국가의 부채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정치와 안보상의 이익을 위해 부채상환 능력이 없는 나라에도 대출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IMF가 구제금융을 제공하려면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척도가 필요하다. 파키스탄의 구제금융 심사에서도 IMF 라가르드 총재가 부채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미국은 중국의 자금 지원 탓에 부채위기에 직면한 나라에게는 IMF 구제금융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나친 빚은 국가나 개인 모두에게 어려움을 야기한다.
마이클 잭슨은 사후 43일 만에만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각종 마케팅 계약 등을 통해 유산 관리인들이 벌어들인 돈은 지금까지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그를 통해 인기 스타의 사후 수입 신기록이 새워졌으며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잭슨 이전의 유명인 사후 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한 모델은 엘비스 프레슬리였다. 여하튼 마이클 잭슨은 호화로운 생활로 생전에 빚더미에 시달렸지만, 사후에 재정적인 안정을 누리니 참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자신에게 투자하라
“남들은 내가 생각하는 걸 믿지 않았다. 모두가 의심이 많았다. 자기 스스로 자기를 의심하면 최선을 다할 수가 없다.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누가 믿어주겠는가? 일단 작업에 들어가면 나는 항상 자신을 가진다. 계획을 착수할 때는 그것을 100% 믿는다. 나의 혼을 작업에 불어넣는다. 그러다가 죽어도 상관없다. 그것이 나 자신이다.”
빚테크 아닌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가 부자로 가는 첫걸음이다. 만약에 네버랜드에 살 수 있으려면 지속적인 수입이 있어야 한다. 내 몸값이 그런 집에 살 여유를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부자가 되고서도 소박한 집에 사는 워런 버핏이 더 빛나 보일 수도 있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이다. 대한민국OECD 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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