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상한제 충격 이어 재건축부담금 폭탄 맞아
[혼돈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상한제 충격 이어 재건축부담금 폭탄 맞아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로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받아… 조합원 부담금 3배 가까이로 급증 예상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재건축 대장주 등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이하 반포주공1단지)가 수렁에 빠졌다. 서울행정법원의 관리처분계획 취소 판결 때문이다. 이대로 확정되면 재건축 단지들이 가장 겁내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다. 정부가 10월부터 시행하려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더해 엎친 데 덮친 격이어서 조합원들은 가구당 10억원대의 예상치 못한 분담금을 떠안을 수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7월 16일 조합원 267명이 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을 들여다보면 관리처분계획의 일부만 취소해서는 문제를 바로잡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송은 2017년 조합원 분양 당시 이 아파트 107㎡를 소유한 조합원 중 일부에게는 59㎡와 135㎡ 두 채를 분양받을 수 있게 해주고, 다른 일부에게는 분양받지 못하게 한 것이 불공평하다며 제기됐다. 관련 법에 따르면 기존 주택 감정평가금액이나 면적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두 채를 분양받을 수 있다. 조합 측은 새로 짓는 아파트 59㎡와 135㎡의 평균가 합계가 33억6040만원이어서 기존 아파트 107㎡의 평균 감정가 31억5700만원을 넘기 때문에 분양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새로 짓는 단지가 5300여 가구의 대단지여서 평균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배정받으면 기존 소유 아파트의 감정가격을 넘지 않고 두 채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일부 107㎡ 조합원에게는 명백한 이유 없이 분양을 받아준 것과 모순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합원 재산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 것으로 조합원간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관리처분계획은 위법하다”고 결론지었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분양 의사를 재확인해서 새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107㎡ 조합원들의 분양 신청이 달라지면 전체적인 분양 배분이나 조합원 분담금도 바뀌게 되므로 전체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조합은 항소했다. 그러면서 당초 10월 예정이던 이주를 항소심 이후로 연기했다.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을 통해 조합이 이기거나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 전원이 취하하면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유효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하지만 쉽지 않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소가 확정되면 신청도 무효가 되는 것이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게 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지난해 부활하면서 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제외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2017년 12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해 가까스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벗어난 것으로 봤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는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장치다. 재건축 사업 동안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보다 더 많이 오른 집값을 초과이익으로 보고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재건축부담금으로 입주 후 환수하는 제도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재건축 추가분담금을 많게는 수억원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택지 상한제를 시행키로 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안심하고 있던 재건축부담금도 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로 분담금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상한제로 분양가가 내려가면 재건축 초과이익이 줄어 재건축부담금은 감소한다. 상쇄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시뮬레이션해보면 재건축부담금이 줄고 상한제에 따른 추가분담금이 생기면서 전체 부담 금액은 당초 재건축부담금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1억3500만원을 통보받은 서초구 반포현대(시뮬레이션 대상일 뿐 이미 분양에 들어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당시 분양가를 3.3㎡당 4300만원으로 계산했다. 상한제로 분양가가 3.3㎡당 3800만원으로 내려가면 분양수입이 30억원 줄어든다. 조합원당 38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분양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초과이익이 조합원당 3억4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감소한다. 재건축부담금은 1억1600만원으로 1900만원가량 적어진다. 여기다 상한제 추가분담금을 합치면 1억5400만원으로 당초 1억3500만원보다 1900만원(14%)이 더 늘어난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재건축부담금은 초과이익에 최고 50%의 부과율로 일부만 환수하기 때문에 초과이익 감소분보다 적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부과율 50%일 경우 초과이익이 1억원 줄면 재건축부담금은 5000만원 감소하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가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단지들은 공사비 등 사업계획이 미정이어서 재건축부담금 등을 추산하기 어렵다. 4400여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재건축부담금과 분양가 상한제를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상한제에 따라 추가분담금이 늘지만 재건축부담금은 상한제 전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상한제만 걱정하다 재건축부담금까지 내게 되면 충격은 몇 배로 커진다. 반포주공1단지가 이런 경우다. 당초 예상한 분양가가 3.3㎡당 4800만원이었다. 상한제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으로 낮아지면 줄어드는 분양수입이 5800억원이다. 가구당 2억7000만원을 추가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재건축부담금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반포주공1단지의 재건축 후 시세를 현재 3.3㎡당 9000만원에 육박하는 옆 아크로리버파크를 기준으로 재건축부담금을 추정해봤다.
당초 예상한 분양가 3.3㎡당 4800만원으로 보면 가구당 초과이익이 18억원에 달해 재건축부담금이 8억7000만원 정도다. 상한제로 분양수입이 줄면서 초과이익이 15억원으로 3억원 감소한다. 재건축부담금은 1억4000만원 줄어든 7억3000만원이다.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 추가분담금을 합치면 10억원이다. 조합원 부담이 2억7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3배 가까이로 급증한다. 이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한 추산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 관련 소송이 길어지고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면 사업이 3년 이상 늦춰져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앞날이 안갯속이다.
-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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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처분계획인가 전체 취소
재판부는 “조합원 재산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 것으로 조합원간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관리처분계획은 위법하다”고 결론지었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분양 의사를 재확인해서 새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107㎡ 조합원들의 분양 신청이 달라지면 전체적인 분양 배분이나 조합원 분담금도 바뀌게 되므로 전체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조합은 항소했다. 그러면서 당초 10월 예정이던 이주를 항소심 이후로 연기했다.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을 통해 조합이 이기거나 소송을 제기한 조합원 전원이 취하하면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유효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하지만 쉽지 않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소가 확정되면 신청도 무효가 되는 것이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게 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지난해 부활하면서 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제외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2017년 12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해 가까스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벗어난 것으로 봤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는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장치다. 재건축 사업 동안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보다 더 많이 오른 집값을 초과이익으로 보고 초과이익의 최대 50%를 재건축부담금으로 입주 후 환수하는 제도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재건축 추가분담금을 많게는 수억원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택지 상한제를 시행키로 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안심하고 있던 재건축부담금도 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로 분담금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상한제로 분양가가 내려가면 재건축 초과이익이 줄어 재건축부담금은 감소한다. 상쇄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시뮬레이션해보면 재건축부담금이 줄고 상한제에 따른 추가분담금이 생기면서 전체 부담 금액은 당초 재건축부담금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1억3500만원을 통보받은 서초구 반포현대(시뮬레이션 대상일 뿐 이미 분양에 들어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당시 분양가를 3.3㎡당 4300만원으로 계산했다. 상한제로 분양가가 3.3㎡당 3800만원으로 내려가면 분양수입이 30억원 줄어든다. 조합원당 38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분양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초과이익이 조합원당 3억4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감소한다. 재건축부담금은 1억1600만원으로 1900만원가량 적어진다. 여기다 상한제 추가분담금을 합치면 1억5400만원으로 당초 1억3500만원보다 1900만원(14%)이 더 늘어난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재건축부담금은 초과이익에 최고 50%의 부과율로 일부만 환수하기 때문에 초과이익 감소분보다 적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부과율 50%일 경우 초과이익이 1억원 줄면 재건축부담금은 5000만원 감소하는 것이다.
상한제 분담금보다 재건축부담금이 훨씬 더 많아
당초 예상한 분양가 3.3㎡당 4800만원으로 보면 가구당 초과이익이 18억원에 달해 재건축부담금이 8억7000만원 정도다. 상한제로 분양수입이 줄면서 초과이익이 15억원으로 3억원 감소한다. 재건축부담금은 1억4000만원 줄어든 7억3000만원이다.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 추가분담금을 합치면 10억원이다. 조합원 부담이 2억7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3배 가까이로 급증한다. 이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한 추산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 관련 소송이 길어지고 관리처분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면 사업이 3년 이상 늦춰져 재건축부담금과 상한제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앞날이 안갯속이다.
-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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