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식으로 눈 돌리는 개인투자자] 물량 적어 매매 쉽지 않고 변동성 커
[장외주식으로 눈 돌리는 개인투자자] 물량 적어 매매 쉽지 않고 변동성 커
IPO 전에 매수 기회 갖는 장점... 상장 후 장외가 밑돌 수 있어 주의해야 침대 매트리스와 가구를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인 지누스는 10월 30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지누스는 지난 1989년 ‘진웅’이라는 이름으로 코스피에 상장했지만, 경영환경 악화로 2005년 상장폐지 됐다. 2014년부터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장외시장(K-OTC)에서 거래됐다. K-OTC에서 10월 24일 기준으로 지누스 거래가격은 7만6200원, 시가총액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2위였다. 지누스는 매장 위주로 판매하던 침대 시장에서 아마존닷컴과 월마트닷컴 등을 통한 온라인 판매 경로를 개척했다. 지난해 지누스의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점유율은 27.3%에 이르렀다. 세계 매트리스 시장 성장과 지누스의 상장 소식에 1년 전 4만원대에서 80% 넘게 올랐다.
장외주식 시장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사고 파는 비공식 주식시장을 말한다. 장외주식 시장은 개별적으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체 시장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시장에서는 사설 장외주식거래 사이트의 연간 거래 규모를 약 6조원으로 추산한다. 장외주식 거래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와 38커뮤니케이션, 피스탁 등과 같은 사설 장외주식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상장 주식, 특히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비상장 주식에 대한 거래 수요도 완만한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장외거래는 늘고 있다. 10월 24일 K-OTC의 거래대금은 58억원대로 2014년 출범 초기(24억원)보다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누적 거래대금은 시장 출범 5년여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기업 수도 104개사에서 135개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도 전문 투자처로 불렸던 장외주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 빅데이터 기업 딥서치와 손잡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10월 말에 선보였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통해 앞으로 4000개 비상장기업의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 기업 분석 정보는 100개 기업을 시작으로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2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비상장레이더’를 내놨다. 장외주식이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에 미리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대개 수백 대 1에 달한다. 그러나 장외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을 매입하면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장외 주식거래 사이트 한 관계자는 “IPO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장외 시장에서 매입해 기다리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IPO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장외 시장에서 관련 종목의 거래가격이 요동친다. 특히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사는 장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종목이다. 가령 상장이 미뤄진다고 해도 시기적인 문제일 뿐 재무 안정성이 좋아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특히 최근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과 스케일업(Scale-up) 펀드를 통한 ‘제2의 벤처 붐’ 조성에 힘을 쏟고 있어 장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성장성이 충분해서다. 공급 측면에서는 스타트업과 벤처 수가 늘면서 자금 조달을 원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벤처기업 수는 3만6000여 개로,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업종도 과거 제조업 위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정보기술(IT), 미디어, 게임, 영상, 유통 업종 등이 생겨났다. 수요 측면에서도 저금리 기조와 불안정한 증시 환경으로 투자자에겐 대체 투자처로 매력적이다.
장외거래 주식을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장외주식 사이트나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장외주식을 거래하려면 우선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주요 장외주식 사이트인 제이스톡·38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장외주식 정보를 확인한 후 매수자와 매도자가 만나 가격과 수량을 협상한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결제 불이행 위험이 있다. 따라서 거래 전 신원 확인이 필수다. 매수자는 계좌에 주식이 입고된 것을 확인한 후 결제해야 한다. 증권사 비상장 주식 중개를 통해 거래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유안타증권·SK증권 등에서 장외주식 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증권사에 1%가량의 수수료를 내면 거래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을 중개한다.
K-OTC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매매 주문을 넣으면 된다. 매매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K-OTC는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맞으면 바로 거래가 체결되고 증권사를 거쳐 거래가 진행된다. 증권사 위탁수수료는 기존 온라인 주식 거래와 동일하게 0.1% 안팎이다. 단, 장내 시장에서 거래하는 주식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비상장 주식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양도 차익이 발생한 분기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직접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장외주식은 상장주식 투자에 비해 위험도가 훨씬 높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장외주식 시장에서 IPO 되기 전 미리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물량이 적다 보니 특정 종목의 매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변동성도 크다. 일부 우량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도 심하다. 장외 종목인 만큼 기업공시 등 각종 투자정보도 부족한 편이다. 기업의 재무상태와 관련 이슈를 투자자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상장이 된다고 무조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9월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업체 올리패스는 지난해 6월 장외시장에서 주당 4만원대에 거래됐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 산업의 투자심리 악화로 공모가는 2만원으로 확정됐고, 10월 24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는 1만9600원으로 더 떨어졌다. 지난해 장외시장에서 올리패스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현재 50% 넘게 손해를 봤다. 이처럼 단순히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투자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중견, 대기업에 투자하고, 작은 기업일수록 당장의 실적보다 1년 후에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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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주식 시장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사고 파는 비공식 주식시장을 말한다. 장외주식 시장은 개별적으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체 시장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시장에서는 사설 장외주식거래 사이트의 연간 거래 규모를 약 6조원으로 추산한다. 장외주식 거래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와 38커뮤니케이션, 피스탁 등과 같은 사설 장외주식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상장 주식, 특히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비상장 주식에 대한 거래 수요도 완만한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장외거래는 늘고 있다. 10월 24일 K-OTC의 거래대금은 58억원대로 2014년 출범 초기(24억원)보다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누적 거래대금은 시장 출범 5년여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기업 수도 104개사에서 135개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도 전문 투자처로 불렸던 장외주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 빅데이터 기업 딥서치와 손잡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10월 말에 선보였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통해 앞으로 4000개 비상장기업의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 기업 분석 정보는 100개 기업을 시작으로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2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비상장레이더’를 내놨다.
증권사, 비상장 주식 플랫폼 속속 선보여
IPO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장외 시장에서 관련 종목의 거래가격이 요동친다. 특히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사는 장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종목이다. 가령 상장이 미뤄진다고 해도 시기적인 문제일 뿐 재무 안정성이 좋아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특히 최근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과 스케일업(Scale-up) 펀드를 통한 ‘제2의 벤처 붐’ 조성에 힘을 쏟고 있어 장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성장성이 충분해서다. 공급 측면에서는 스타트업과 벤처 수가 늘면서 자금 조달을 원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벤처기업 수는 3만6000여 개로,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업종도 과거 제조업 위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정보기술(IT), 미디어, 게임, 영상, 유통 업종 등이 생겨났다. 수요 측면에서도 저금리 기조와 불안정한 증시 환경으로 투자자에겐 대체 투자처로 매력적이다.
장외거래 주식을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장외주식 사이트나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장외주식을 거래하려면 우선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주요 장외주식 사이트인 제이스톡·38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장외주식 정보를 확인한 후 매수자와 매도자가 만나 가격과 수량을 협상한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결제 불이행 위험이 있다. 따라서 거래 전 신원 확인이 필수다. 매수자는 계좌에 주식이 입고된 것을 확인한 후 결제해야 한다. 증권사 비상장 주식 중개를 통해 거래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유안타증권·SK증권 등에서 장외주식 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증권사에 1%가량의 수수료를 내면 거래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을 중개한다.
K-OTC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매매 주문을 넣으면 된다. 매매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K-OTC는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맞으면 바로 거래가 체결되고 증권사를 거쳐 거래가 진행된다. 증권사 위탁수수료는 기존 온라인 주식 거래와 동일하게 0.1% 안팎이다. 단, 장내 시장에서 거래하는 주식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비상장 주식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양도 차익이 발생한 분기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직접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장외주식은 상장주식 투자에 비해 위험도가 훨씬 높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장외주식 시장에서 IPO 되기 전 미리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물량이 적다 보니 특정 종목의 매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변동성도 크다. 일부 우량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도 심하다. 장외 종목인 만큼 기업공시 등 각종 투자정보도 부족한 편이다. 기업의 재무상태와 관련 이슈를 투자자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우량 기업에 쏠림 현상 심해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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