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잘 팔린 차] 소형에서 대형까지 SUV 쾌속 질주
[확실히 잘 팔린 차] 소형에서 대형까지 SUV 쾌속 질주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셀토스 선전… 그랜저·쏘나타·K7도 베스트셀링 모델 위엄 올해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기아차의 소형 SUV 셀토스, 렉서스 소형 SUV UX 등은 각 브랜드에 없던 SUV 라인업이지만 올해 판매 목표치를 일찌감치 달성하며 쾌속 질주했다.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이 그랜저와 쏘나타, 기아차의 대표작 K7도 명성에 어울리게 목표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온 모델은 ‘팰리세이드’였다. 출시와 동시에 기록적인 사전계약이 이뤄졌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출고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현대차는 이례적으로 연 판매목표를 기존 2만5000대에서 4만대로 늘리기도 했다. 팰리세이드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모델이라는 평이 많다. 2015년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현대차에 없던 ‘대형 SUV’ 모델이다. 2006년 등장한 베라크루즈는 출시 이듬해인 2007년 국내 시장에서 1만6000대가량 팔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 보였지만 이듬해부터 판매량이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형차 판매에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베라크루즈는 결국 2013년부터 연간 5000대 이하로 팔렸고, 2015년 유로 6규제 대응 의무화를 앞두고 단종됐다. 같은 엔진을 단 모하비는 이듬해 부활했지만 베라크루즈는 돌아오지 못했다.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국내 대형 SUV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경기 회복, 레저활동 확산, 저유가 기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시장의 빈틈을 파고든 수입 대형 SUV의 판매량이 늘어났다. 쌍용자동차도 2017년 G4렉스턴을 출시해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차 모하비의 판매도 꾸준히 이어졌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팰리세이드 개발에 2년이 넘는 공을 들였다. 그간 가다듬은 현대차의 디자인 DNA를 담았고 탄탄한 주행성능과 첨단사양 역시 만만찮았다. 특히 한단계 작은 SUV인 싼타페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은 최고의 경쟁력이었다. 이런 덕에 현대차 내부에서도 놀랄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팰리세이드 출시 당시 현대차가 내놓은 국내 판매 목표는 연간 2만5000대였다. 당시 국내 대형 SUV 시장이 연간 3만9000대 정도의 규모였다. 이 수치만으로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잠식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사전계약 물량만 연간 판매 목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판매 목표를 4만대로 늘리고 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출고대기가 줄을 잇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국산 대형 SUV의 주요 구매층은 50대 이상이었지만 팰리세이드 고객의 연령대는 40대가 중심”이라며 “가성비가 뛰어난 팰리세이드가 40대 이상의 수입 대형 SUV 고객까지 흡수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소형 SUV 셀토스와 렉서스의 UX는 기존 시장에 없던 차급을 발굴해 성공을 거둔 사례다. 셀토스는 올해 판매 목표가 1만8000대였는데, 출시 후 4개월간 등록대수가 2만7200대에 이르렀다. 매달 100대 판매를 목표로 출시한 UX는 올해 3~11월에만 1145대가 나갔다.
이들 차의 전략은 ‘플러스 알파’로 요약할 수 있다. 기아차가 ‘하이클래스 SUV’로 규정한 셀토스는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가 시장을 키운 국산 소형(B세그먼트) SUV 시장과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가 양분하는 국산 준중형(C세그먼트) SUV 시장의 중간을 노렸다. 기존의 소형 SUV와 비슷한 가격에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비슷한 사이즈의 니로와는 파워트레인 라인업에서 차이를 뒀다. 렉서스 UX는 셀토스와 달리 ‘하이브리드’ 동력계로 차별화했다. 국내에선 현재 수입차들도 B~C세그먼트 SUV에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폴크스바겐 티구안부터 BMW X3, 벤츠 GLC, 볼보 XC40 등 쟁쟁한 차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없었다. 렉서스가 UX의 하이브리드 모델만을 국내에 도입한 것은 시장의 이런 ‘빈틈’을 노린 것이다. 다만 렉서스 UX의 판매량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다. UX는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이후 4월 288대가 등록되는 등 4개월간 세 자리 수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7월부터는 두 자리 수로 떨어졌다. 지난 11월 판매는 50대에 그쳤다.
국내 수입차 SUV 시장을 이끌어온 폴크스바겐 티구안은 돌아오자마자 수입차 왕좌를 차지했다. 티구안은 지난 2014~2015년 연속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해 ‘수입 SUV의 왕자’로 불렸다. 2016년 디젤게이트 사태로 판매가 중단됐다가 지난해 다시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부분 변경 모델의 인증 과정이 길어지며 9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다.
기다린 사람이 많았던 만큼 반응은 좋았다. 지난 9월 출시된 2020년형 티구안은 10월부터 본격적인 인도가 시작됐는데, 10월과 11월 두달 동안 1787대가 등록됐다. 실제 계약은 더 많다. 티구안은 출시와 동시에 계획된 모든 물량이 계약됐다. 폴크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초도 물량 2500대는 이미 모두 계약됐고, 연내 1500대를 더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구안은 본격 인도가 시작된 11월 기준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1위 자리를 꿰찼다.
볼보의 V60도 예상대로 잘 팔린 ‘완판’ 모델이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볼보자동차가 내놓는 차의 선전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됐다. 2017년 XC90과 XC60, 2018년 XC40를 출시해 모두 ‘없어서 못파는’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V60 역시 마찬가지다. 판매 목표 달성률 집계에서는 S60보다 낮게 나타나지만 이는 물량 부족 때문이다. 실제 고객의 선호도는 V60이 더 높다. 볼보가 V60의 판매 목표를 1000대로 잡은 것은 올해 들여올 수 있는 물량이 이 뿐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왜건이나 해치백 모델이 외면받는 현실을 감안하면 V60의 인기는 일견 생소하게 느껴진다. 볼보는 왜건으로 분류되는 이 차를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차”라고 소개했고, 이게 적중했다. 출시 모델의 연이은 성공으로 볼보는 올해 국내에서 사상 첫 1만대 판매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1~11월까지 판매량은 9805대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3년 만에 나온 현대차 대형 SUV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국내 대형 SUV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경기 회복, 레저활동 확산, 저유가 기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시장의 빈틈을 파고든 수입 대형 SUV의 판매량이 늘어났다. 쌍용자동차도 2017년 G4렉스턴을 출시해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차 모하비의 판매도 꾸준히 이어졌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팰리세이드 개발에 2년이 넘는 공을 들였다. 그간 가다듬은 현대차의 디자인 DNA를 담았고 탄탄한 주행성능과 첨단사양 역시 만만찮았다. 특히 한단계 작은 SUV인 싼타페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은 최고의 경쟁력이었다. 이런 덕에 현대차 내부에서도 놀랄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팰리세이드 출시 당시 현대차가 내놓은 국내 판매 목표는 연간 2만5000대였다. 당시 국내 대형 SUV 시장이 연간 3만9000대 정도의 규모였다. 이 수치만으로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잠식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사전계약 물량만 연간 판매 목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판매 목표를 4만대로 늘리고 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출고대기가 줄을 잇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국산 대형 SUV의 주요 구매층은 50대 이상이었지만 팰리세이드 고객의 연령대는 40대가 중심”이라며 “가성비가 뛰어난 팰리세이드가 40대 이상의 수입 대형 SUV 고객까지 흡수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소형 SUV 셀토스와 렉서스의 UX는 기존 시장에 없던 차급을 발굴해 성공을 거둔 사례다. 셀토스는 올해 판매 목표가 1만8000대였는데, 출시 후 4개월간 등록대수가 2만7200대에 이르렀다. 매달 100대 판매를 목표로 출시한 UX는 올해 3~11월에만 1145대가 나갔다.
이들 차의 전략은 ‘플러스 알파’로 요약할 수 있다. 기아차가 ‘하이클래스 SUV’로 규정한 셀토스는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가 시장을 키운 국산 소형(B세그먼트) SUV 시장과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가 양분하는 국산 준중형(C세그먼트) SUV 시장의 중간을 노렸다. 기존의 소형 SUV와 비슷한 가격에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비슷한 사이즈의 니로와는 파워트레인 라인업에서 차이를 뒀다.
렉서스 UX, 하이브리드로 틈새 공략
국내 수입차 SUV 시장을 이끌어온 폴크스바겐 티구안은 돌아오자마자 수입차 왕좌를 차지했다. 티구안은 지난 2014~2015년 연속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해 ‘수입 SUV의 왕자’로 불렸다. 2016년 디젤게이트 사태로 판매가 중단됐다가 지난해 다시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부분 변경 모델의 인증 과정이 길어지며 9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다.
기다린 사람이 많았던 만큼 반응은 좋았다. 지난 9월 출시된 2020년형 티구안은 10월부터 본격적인 인도가 시작됐는데, 10월과 11월 두달 동안 1787대가 등록됐다. 실제 계약은 더 많다. 티구안은 출시와 동시에 계획된 모든 물량이 계약됐다. 폴크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초도 물량 2500대는 이미 모두 계약됐고, 연내 1500대를 더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구안은 본격 인도가 시작된 11월 기준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1위 자리를 꿰찼다.
볼보의 V60도 예상대로 잘 팔린 ‘완판’ 모델이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볼보자동차가 내놓는 차의 선전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됐다. 2017년 XC90과 XC60, 2018년 XC40를 출시해 모두 ‘없어서 못파는’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V60 역시 마찬가지다. 판매 목표 달성률 집계에서는 S60보다 낮게 나타나지만 이는 물량 부족 때문이다. 실제 고객의 선호도는 V60이 더 높다. 볼보가 V60의 판매 목표를 1000대로 잡은 것은 올해 들여올 수 있는 물량이 이 뿐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왜건이나 해치백 모델이 외면받는 현실을 감안하면 V60의 인기는 일견 생소하게 느껴진다. 볼보는 왜건으로 분류되는 이 차를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차”라고 소개했고, 이게 적중했다. 출시 모델의 연이은 성공으로 볼보는 올해 국내에서 사상 첫 1만대 판매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1~11월까지 판매량은 9805대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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