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범 교수의 CES 탐방기] 실제 사람과 똑같은 딥페이크 AI 얹은 똑똑한 로봇 눈길
[배준범 교수의 CES 탐방기] 실제 사람과 똑같은 딥페이크 AI 얹은 똑똑한 로봇 눈길
삼성 네온·이카로스의 홈 피트니스, AI·VR·AR 현실 도입 주목... 휴양·레저·청소 등 실생활 로봇도 대거 등장 1989년 10월 TV를 통해 소개된 ‘2020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만화가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만화다. 때는 2020년, 하늘에는 나는 차가 돌아다니고, 우주 탐사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다.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상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20 우주의 원더키디’는 현실이 되고 있다. 1월 7일(현지시각)부터 4일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이를 엿볼 수 있었다. 올해 CES는 미래 기술 방향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CES에는 4500여 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6만여 명이 전시회를 참관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센트럴 홀(Central Hall), 사우스 홀(South Hall) 1~4, 노스 홀(North Hall) 등의 전시장에 엔터프라이즈 솔루션(Enterprise Solutions), AR·VR & 게이밍, 인공지능과 로봇(Artificial Intelligence & Robotics), 자동차 기술(Vehicle Technology) 등 전시에 참여하는 업체는 각각의 주제에 맞는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했다. 시간이 갈수록 CES는 기술이 융합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소프트센터 기술 스타트업 필더세임 창업가로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전시자로 참석했다. 2년 동안 CES에 참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CES 2020에서 주목받은 로봇과 VR·AR 관련 기술의 동향을 소개하려고 한다. 1920년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Čape)가 처음 로봇(robot)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로봇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지 벌써 100년이 된 것이다. 그 전에는 ‘로봇’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우리는 그 동안 영화·만화·다큐멘터리에서 수많은 로봇을 봤지만, 아직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로봇은 보기 어려웠다. 로봇은 언제 우리 생활에서 쓰일 수 있을까.
그동안 로봇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산업용 로봇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으로 많이 활용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한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작업만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되는 산업용 로봇에는 주변 인식, 판단의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비해 일반인이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은 주변 인식, 판단을 위한 지능이 필요하다.
이번 CES에서는 인공지능, 센서, 네트워크의 발전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 로봇이 선보였다. 서비스 로봇을 발전할 수 있게 한 중요한 이유는 인공지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CES에서 로봇이 전시된 부분의 이름이 인공지능과 로봇이라고 정해진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최근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알고리즘과 빠른 연산이 가능한 칩의 개발로 매우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위한 적절한 형태로 가공된 다수의 데이터, 또는 정형화된 형태로 서술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실생활에서 그러한 데이터는 만들기 어렵다.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일의 규칙을 정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런데도 인공지능 기술은 작은 분야에서부터 로봇에 적용되어 실생활에 사용될 가능성을 많이 보여줬다.
이 전시관의 입구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옴론(Omron)의 로봇들이었다.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을 이용한 공장 자동화 시스템은 많이 알려진 것이다. 그렇지만 산업용 로봇 플랫폼을 이용하여 사람과 탁구를 할 수 있는 로봇을 시연한 것은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실시간 비전 신호 처리와 탁구에서 다양한 상황을 미리 학습한 결과로 생각된다. 사람이 이기기 어려운 탁구 로봇도 조만간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니 전시관에는 탁구를 하는 사람들의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전시했고, 이런 데이터가 어떻게 측정, 사용되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로봇이 아닌 형태의 인공지능도 전시됐다.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삼성이 개발했다는 ‘네온(Neon)’의 가상 인간이다.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없이 다수의 사람 영상이 스크린에 보였는데, 얼핏 보면 실제 사람을 촬영하여 재생한 것 같았다. 실제 인공 지능을 이용해 만든 가상의 사람이다. 최근 인공지능을 이용한 페이크 영상 같은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네온은 다양한 사람의 움직임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가상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자율 주행차는 자동차에 부착된 여러 개의 센서 신호를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분석하여 주변에 어떤 것이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 이런 기술은 간단한 형태의 서비스 로봇에도 적용됐다. 간단한 환경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것이 시연되긴 했지만, 더 많은 데이터를 쌓고 학습시키면 실제 환경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향상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여러 대의 로봇을 연결한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특히 드론으로 유명한 DJI는 드론은 물론 지상 로봇까지 함께 연결된 시스템을 전시했다. 또한 드론이나 지상 로봇에 적용될 수 있는 카메라 등의 다양한 물품도 함께 전시해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수의 로봇 시스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6년은 VR의 원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시 새로운 VR 기술들이 CES에서 발표됐다. 오큘러스(Oculus) 등에서 선보인 HMD(Head-mounted display) 기술은 많은 관람객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HMD가 생각보다 크고, 무거우며, 어지러움을 느껴 오래 착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기기 자체 가격도 비싸고, 고성능의 컴퓨터도 필요했다는 점에서 VR 시장은 예상만큼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VR 기술을 매우 유망한 미래 기술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시각은 신체에 전달되는 감각 없이 가상의 물체와 상호작용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HMD를 이용해 단순히 시각적 정보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전달해줄 수 있는 착용형 시스템들이 개발됐다. 테슬라수트(TeslaSuit)는 전신에 착용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다양한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옷처럼 전시했다.
HMD를 사용하지 않는, 체험형 VR 기술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스카이테크스포트(SkyTechSport)라는 업체는 스키를 타거나 복싱을 할 수 있는 체험형 VR 기기를 선보였다. 이카로스는 홈 피트니스를 위한 VR 운동 기기를 선보였다. 이러한 제품들은 VR 기술을 활용해 훨씬 큰 몰입감을 주며 트레이닝,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AR은 HMD처럼 큰 기기가 없어도 구현할 수 있다. HMD에 의해 주변과 차단되지 않고 주변을 계속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적용될 분야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의 이미지와 실제 배경을 이질감 없이 잘 통합할 수 있으며, 가볍고 사용하기 편리한 AR 기기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홀로렌즈(Hololens)나 매직리프(Magic Leap)의 AR 글래스가 많이 알려졌지만, 다양한 업체의 AR 글래스가 이번 CES에서 선보였다. 실제 다수의 관람객이 AR 글래스를 끼고 같은 가상물체를 바라보지만 모두 다른 장면을 바라보는 경험은 큰 재미를 느끼게 했다. 또한 고객이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선택했을 때 VR이나 AR로 보여줄 수 있는 솔루션도 전시되어 VR·AR 기술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 배준범 UNIST 기계공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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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S에는 4500여 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6만여 명이 전시회를 참관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센트럴 홀(Central Hall), 사우스 홀(South Hall) 1~4, 노스 홀(North Hall) 등의 전시장에 엔터프라이즈 솔루션(Enterprise Solutions), AR·VR & 게이밍, 인공지능과 로봇(Artificial Intelligence & Robotics), 자동차 기술(Vehicle Technology) 등 전시에 참여하는 업체는 각각의 주제에 맞는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했다. 시간이 갈수록 CES는 기술이 융합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소프트센터 기술 스타트업 필더세임 창업가로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전시자로 참석했다. 2년 동안 CES에 참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CES 2020에서 주목받은 로봇과 VR·AR 관련 기술의 동향을 소개하려고 한다.
인공지능과 함께 일상생활에 들어온 로봇
그동안 로봇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산업용 로봇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으로 많이 활용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한정된 공간에서 정해진 작업만 반복적으로 수행하면 되는 산업용 로봇에는 주변 인식, 판단의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비해 일반인이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은 주변 인식, 판단을 위한 지능이 필요하다.
이번 CES에서는 인공지능, 센서, 네트워크의 발전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 로봇이 선보였다. 서비스 로봇을 발전할 수 있게 한 중요한 이유는 인공지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CES에서 로봇이 전시된 부분의 이름이 인공지능과 로봇이라고 정해진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최근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알고리즘과 빠른 연산이 가능한 칩의 개발로 매우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위한 적절한 형태로 가공된 다수의 데이터, 또는 정형화된 형태로 서술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실생활에서 그러한 데이터는 만들기 어렵다.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일의 규칙을 정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런데도 인공지능 기술은 작은 분야에서부터 로봇에 적용되어 실생활에 사용될 가능성을 많이 보여줬다.
이 전시관의 입구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옴론(Omron)의 로봇들이었다.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을 이용한 공장 자동화 시스템은 많이 알려진 것이다. 그렇지만 산업용 로봇 플랫폼을 이용하여 사람과 탁구를 할 수 있는 로봇을 시연한 것은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실시간 비전 신호 처리와 탁구에서 다양한 상황을 미리 학습한 결과로 생각된다. 사람이 이기기 어려운 탁구 로봇도 조만간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니 전시관에는 탁구를 하는 사람들의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전시했고, 이런 데이터가 어떻게 측정, 사용되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로봇이 아닌 형태의 인공지능도 전시됐다.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삼성이 개발했다는 ‘네온(Neon)’의 가상 인간이다.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없이 다수의 사람 영상이 스크린에 보였는데, 얼핏 보면 실제 사람을 촬영하여 재생한 것 같았다. 실제 인공 지능을 이용해 만든 가상의 사람이다. 최근 인공지능을 이용한 페이크 영상 같은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네온은 다양한 사람의 움직임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가상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하나의 네트워크로 여러 로봇·드론 제어
향상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여러 대의 로봇을 연결한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특히 드론으로 유명한 DJI는 드론은 물론 지상 로봇까지 함께 연결된 시스템을 전시했다. 또한 드론이나 지상 로봇에 적용될 수 있는 카메라 등의 다양한 물품도 함께 전시해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수의 로봇 시스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6년은 VR의 원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시 새로운 VR 기술들이 CES에서 발표됐다. 오큘러스(Oculus) 등에서 선보인 HMD(Head-mounted display) 기술은 많은 관람객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HMD가 생각보다 크고, 무거우며, 어지러움을 느껴 오래 착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기기 자체 가격도 비싸고, 고성능의 컴퓨터도 필요했다는 점에서 VR 시장은 예상만큼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VR 기술을 매우 유망한 미래 기술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적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시각은 신체에 전달되는 감각 없이 가상의 물체와 상호작용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HMD를 이용해 단순히 시각적 정보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전달해줄 수 있는 착용형 시스템들이 개발됐다. 테슬라수트(TeslaSuit)는 전신에 착용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다양한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옷처럼 전시했다.
HMD를 사용하지 않는, 체험형 VR 기술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스카이테크스포트(SkyTechSport)라는 업체는 스키를 타거나 복싱을 할 수 있는 체험형 VR 기기를 선보였다. 이카로스는 홈 피트니스를 위한 VR 운동 기기를 선보였다. 이러한 제품들은 VR 기술을 활용해 훨씬 큰 몰입감을 주며 트레이닝,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AR은 HMD처럼 큰 기기가 없어도 구현할 수 있다. HMD에 의해 주변과 차단되지 않고 주변을 계속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적용될 분야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의 이미지와 실제 배경을 이질감 없이 잘 통합할 수 있으며, 가볍고 사용하기 편리한 AR 기기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홀로렌즈(Hololens)나 매직리프(Magic Leap)의 AR 글래스가 많이 알려졌지만, 다양한 업체의 AR 글래스가 이번 CES에서 선보였다. 실제 다수의 관람객이 AR 글래스를 끼고 같은 가상물체를 바라보지만 모두 다른 장면을 바라보는 경험은 큰 재미를 느끼게 했다. 또한 고객이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선택했을 때 VR이나 AR로 보여줄 수 있는 솔루션도 전시되어 VR·AR 기술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 배준범 UNIST 기계공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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