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은 ‘앱 무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누구 위한 것?
[KB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은 ‘앱 무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누구 위한 것?
4대 금융지주사 중 스마트폰 앱 가장 많아… 다수가 기능 중복 요즘 KB국민은행의 화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2017년 11월 임기를 시작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2018년 11월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K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개최했다. 2025년까지 2조원을 디지털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4000여 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 10월 12일 오픈을 한 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The K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The K 프로젝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완성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의 행보를 보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The K 프로젝트’ 오픈에서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디지털 기반 비대면 채널 고객경험 혁신’이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하다”는 본지의 요청에 국민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례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보내온 자료에는 ‘고객이 직접 작성하는 디지털 서식 항목 최소화해 편의성을 높인다’,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로 편리하게 DC(퇴직연금) 가입 가능’ 등이 담겨 있다. 정작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 경험의 혁신 사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국민은행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역행하는 또 다른 사례는 30여 개나 되는 KB금융그룹의 모바일 앱들이다. 이중 국민은행이 내놓은 앱은 KB스타뱅킹, KB스타뱅킹 미니, 리브, 리브똑똑, KB굿잡, KB Bridge, KB스마트원통합인증, KB부동산 등 18개로 파악된다. 앱을 살펴보면 KB스타뱅킹과 KB스타뱅킹 미니, 리브와 리브똑똑 등 왜 나뉘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중복 앱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그룹이나 하나금융그룹이 내놓은 스마트폰 앱은 20여 개 정도다. 국민은행처럼 기능이 중복된 앱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 이순호 센터장은 “사용자들은 대부분 이체와 결제 등의 한정된 기능만 사용한다. 그런 면에서 국민은행의 앱과 기능들이 너무 많아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객의 편의성에 좋은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카카오뱅크나 토스의 모바일 화면은 간편하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체나 송금, 대출 등의 중요한 기능이 전면에 배치된다. 이외의 메뉴나 기능이 필요한 이들은 세부 메뉴로 들어가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빠른 시간에 사용자를 확대한 가장 큰 이유가 사용자의 편의성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앱 무덤’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국민은행. 내년 8월 뱅킹 통합 프로젝트를 선보인다고 하지만, 당분간은 더 많은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은 간단하고 편리한 앱을 원하는 데 국민은행은 이런 바람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누구를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인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 최영진 기자 choi.youngj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KB국민은행의 행보를 보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The K 프로젝트’ 오픈에서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디지털 기반 비대면 채널 고객경험 혁신’이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하다”는 본지의 요청에 국민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례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보내온 자료에는 ‘고객이 직접 작성하는 디지털 서식 항목 최소화해 편의성을 높인다’,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로 편리하게 DC(퇴직연금) 가입 가능’ 등이 담겨 있다. 정작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 경험의 혁신 사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국민은행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역행하는 또 다른 사례는 30여 개나 되는 KB금융그룹의 모바일 앱들이다. 이중 국민은행이 내놓은 앱은 KB스타뱅킹, KB스타뱅킹 미니, 리브, 리브똑똑, KB굿잡, KB Bridge, KB스마트원통합인증, KB부동산 등 18개로 파악된다. 앱을 살펴보면 KB스타뱅킹과 KB스타뱅킹 미니, 리브와 리브똑똑 등 왜 나뉘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중복 앱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그룹이나 하나금융그룹이 내놓은 스마트폰 앱은 20여 개 정도다. 국민은행처럼 기능이 중복된 앱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 이순호 센터장은 “사용자들은 대부분 이체와 결제 등의 한정된 기능만 사용한다. 그런 면에서 국민은행의 앱과 기능들이 너무 많아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객의 편의성에 좋은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카카오뱅크나 토스의 모바일 화면은 간편하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체나 송금, 대출 등의 중요한 기능이 전면에 배치된다. 이외의 메뉴나 기능이 필요한 이들은 세부 메뉴로 들어가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빠른 시간에 사용자를 확대한 가장 큰 이유가 사용자의 편의성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앱 무덤’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국민은행. 내년 8월 뱅킹 통합 프로젝트를 선보인다고 하지만, 당분간은 더 많은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은 간단하고 편리한 앱을 원하는 데 국민은행은 이런 바람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누구를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인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 최영진 기자 choi.yo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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