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경제 大예측 | 코로나19 사태 진정될까?] 백신 등장, 2021년 중반 확산세 약화 전망
[2021 경제 大예측 | 코로나19 사태 진정될까?] 백신 등장, 2021년 중반 확산세 약화 전망
종식 없이 풍토병 전환 가능성… 코로나20·30 등장 우려도 제기 지난 1년간 코로나19는 대유행과 잠깐의 소강, 재확산, 대유행을 반복하며 세계를 집어삼켰다. 2020년 초 하루 최대 2000명 수준이었던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20년 4월 들어 9만9000명으로 늘었고, 잠깐 소강됐던 확진자 수는 2020년 12월 말 하루 55만 명 확진으로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9년 말에 새로운 감염병 발생을 공식 통보한 후 약 1년,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7800만 명에 육박했고, 사망자 수만도 172만 명을 넘어섰다.
국가별 차이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강력한 봉쇄 조치로 감염 확산 억제에 성공하고, 상황에 따라 이동 제한 조처를 완화하는 나라들은 소수에 그쳤다. 반면, 봉쇄를 강력히 실행하지 않거나 일찍 풀어버려 검사·추적·격리라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시스템이 붕괴해 버린 국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령 인도는 2020년 4월까지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1000명대에 머물렀지만, 감염 확산 방지에 실패하면서 확진자 수가 하루 11만 명까지 폭증했다. 한국도 위기에 빠졌다. 한국은 강력한 조처로 감염 확산 억제에 성공한 국가 축에 들지만, 2020년에만 3차례나 대유행에 빠졌다. 2020년 3월 신천지발 대유행이 1차였고, 같은 해 8월 광화문발 대유행이 2차였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2020년 12월엔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다시 급증했다. JP모건은 리서치 보고서 ‘코로나19 업데이트’에서 한국에서 2020년 연말까지 최대 1만5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2020년 누적 확진자 수가 4만4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키려면 바이러스를 없애거나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른바 집단면역이다. 그러나 집단면역은 전체 인구의 55~80%가 바이러스 면역을 갖췄을 경우에만 효과를 낼 수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면역 항체 생성도 빠르지 않아 집단면역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던 2020년 5월 중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수 천명의 혈청을 표본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면역 항체 보유율은 1% 수준에 그쳤다.
희망은 있다.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를 넘는다는 백신 개발 소식이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백신은 현대의학이 만든 가장 성공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꼽힌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바이러스나 미생물)을 약하게 만들어 몸 안에 넣어주면 면역체계가 방어 방법을 기억해 진짜 병원균이 들어왔을 때 바로 공격, 병에 걸리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과거 호랑이만큼이나 무섭다는 의미로 호환 뒤에 따라붙었던 마마(천연두)가 백신(종두법)에 의해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다.
코로나19 백신은 과거 그 어떤 백신보다 빠르게 개발됐다. 2020년 12월 기준, 선두 주자로 꼽히는 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다.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 최종 분석 결과, 감염 예방 효과는 95%,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모더나 백신 역시 3상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에서 예방률이 94.5%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도 백신 2상과 3상 중간 평가 결과 평균 70%대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들은 백신 배포에 속도를 내고 나섰다. 코로나19가 대선 향방마저 갈랐던 미국은 행정부가 직접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팀을 짜고 2020년 12월 11일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하자 FDA는 12월 10일 자문회의서 승인, 배포에 들어갔다. 미국은 12월에만 최대 2000만 명, 이후에는 매달 3000만 명에 대한 백신을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 역시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은 당장 2021년 2분기부터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고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면역체계에 방어 기억을 심는 특성을 지닌 만큼 백신 접종 확산이 코로나19 종식으로 가는 집단면역의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몬세프 슬라위 미국 백신 개발 프로젝트팀 최고책임자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인구 중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다”며 “2021년 5월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19는 2021년 중반쯤 진정될 뿐, 종식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 생산 확대와 공급, 그리고 세계 각국 분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백신 수급이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백신 개발을 지원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선진국의 백신 선점으로 빈곤국은 2021년 말까지 인구의 약 20% 정도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확보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만 해도 정부는 2021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백신 수급·접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7월 한국 등 전 세계 189개국(12월 기준)이 참여한 글로벌 백신 공급 메커니즘 ‘코백스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따르면 코로나19 전 세계 공평 분배(20억회분)는 2021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인도·중국·브라질·베트남·태국 등 17개국 50개 제약·바이오 제조사가 ‘개발도상국 백신제조사 네트워크’를 구성해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이 그나마 다행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 우한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유전자 분석 기준과 최근 발견되는 코로나19 유전자엔 평균 5~8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메일맨 보건대학원은 2020년 11월 14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코로나19가 반복적 발병을 일으키는 점 등을 볼 때 주기적으로 재발병하는 엔데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는 코로나20, 코로나30에 바통을 넘길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신종 바이러스가 겹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환경 파괴, 기후 위기 등으로 심화한 생명 다양성 붕괴가 감염 ‘희석효과’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희석효과는 다양한 생물종으로 인해 병원균이 소수의 생물종에 집중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WHO는 “인간이 새로운 병원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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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차이는 있었지만, 큰 틀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강력한 봉쇄 조치로 감염 확산 억제에 성공하고, 상황에 따라 이동 제한 조처를 완화하는 나라들은 소수에 그쳤다. 반면, 봉쇄를 강력히 실행하지 않거나 일찍 풀어버려 검사·추적·격리라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시스템이 붕괴해 버린 국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령 인도는 2020년 4월까지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1000명대에 머물렀지만, 감염 확산 방지에 실패하면서 확진자 수가 하루 11만 명까지 폭증했다.
2021년 초 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 전망
코로나19를 종식시키려면 바이러스를 없애거나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른바 집단면역이다. 그러나 집단면역은 전체 인구의 55~80%가 바이러스 면역을 갖췄을 경우에만 효과를 낼 수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면역 항체 생성도 빠르지 않아 집단면역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던 2020년 5월 중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수 천명의 혈청을 표본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면역 항체 보유율은 1% 수준에 그쳤다.
희망은 있다.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를 넘는다는 백신 개발 소식이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백신은 현대의학이 만든 가장 성공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꼽힌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바이러스나 미생물)을 약하게 만들어 몸 안에 넣어주면 면역체계가 방어 방법을 기억해 진짜 병원균이 들어왔을 때 바로 공격, 병에 걸리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과거 호랑이만큼이나 무섭다는 의미로 호환 뒤에 따라붙었던 마마(천연두)가 백신(종두법)에 의해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다.
코로나19 백신은 과거 그 어떤 백신보다 빠르게 개발됐다. 2020년 12월 기준, 선두 주자로 꼽히는 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다.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 최종 분석 결과, 감염 예방 효과는 95%,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모더나 백신 역시 3상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에서 예방률이 94.5%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도 백신 2상과 3상 중간 평가 결과 평균 70%대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들은 백신 배포에 속도를 내고 나섰다. 코로나19가 대선 향방마저 갈랐던 미국은 행정부가 직접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팀을 짜고 2020년 12월 11일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하자 FDA는 12월 10일 자문회의서 승인, 배포에 들어갔다. 미국은 12월에만 최대 2000만 명, 이후에는 매달 3000만 명에 대한 백신을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 역시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은 당장 2021년 2분기부터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고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면역체계에 방어 기억을 심는 특성을 지닌 만큼 백신 접종 확산이 코로나19 종식으로 가는 집단면역의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몬세프 슬라위 미국 백신 개발 프로젝트팀 최고책임자는 “백신 접종을 통해 인구 중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다”며 “2021년 5월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19는 2021년 중반쯤 진정될 뿐, 종식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 생산 확대와 공급, 그리고 세계 각국 분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백신 수급이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백신 개발을 지원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선진국의 백신 선점으로 빈곤국은 2021년 말까지 인구의 약 20% 정도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확보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만 해도 정부는 2021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백신 수급·접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7월 한국 등 전 세계 189개국(12월 기준)이 참여한 글로벌 백신 공급 메커니즘 ‘코백스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따르면 코로나19 전 세계 공평 분배(20억회분)는 2021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인도·중국·브라질·베트남·태국 등 17개국 50개 제약·바이오 제조사가 ‘개발도상국 백신제조사 네트워크’를 구성해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이 그나마 다행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코로나20 코로나30으로 번질 우려
코로나19는 코로나20, 코로나30에 바통을 넘길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신종 바이러스가 겹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환경 파괴, 기후 위기 등으로 심화한 생명 다양성 붕괴가 감염 ‘희석효과’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희석효과는 다양한 생물종으로 인해 병원균이 소수의 생물종에 집중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WHO는 “인간이 새로운 병원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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