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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25) 바이든 시대 바이오 헬스, 정밀의학과 게놈 분석의 미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지켜보며

[조원경의 알고 싶은 것들의 결말(25) 바이든 시대 바이오 헬스, 정밀의학과 게놈 분석의 미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지켜보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대유행 재연 우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결합으로 혁신 서비스 창출해야
사진:pixabay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약 100일 만에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해 11월 3일 이후 처음이다. 1월 2일 하루 신규 감염자가 30만282명까지 치솟으며 정점에 달했던 미국의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이 하향 곡선을 그리며 안정화하는 추세다. 2월 들어 미전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누적 확진자 수를 넘어서면서 집단면역으로 가는 첫 관문을 넘었다.

미국은 현재 백신을 하루 134만 회분씩 접종해 하루 단위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접종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인 3억3000만 명 가운데 70∼85%가 바이러스나 백신에 노출되면 집단면역이 달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집단 면역은 완치나 백신으로 면역을 얻은 이들이 많아져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돼 면역이 없는 이들도 같이 보호를 받는 상태다.
 코로나19 변이와 변종의 차이에서 보는 공포
코로나19 백신의 빠른 보급을 위해 접종 장면을 공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 사진:Ap=연합뉴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어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지속해서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도저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지금까지 국내 1~3차 유행 과정이나 해외의 코로나 유행 패턴의 흐름을 보면 점점 유행 사이 간격은 짧아지고 강도도 더 커지는 추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80여 개 국가로 번지는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중 변이 가운데 위험도가 큰 것은 영국, 남아공, 브라질발 변이이다. 각 나라는 이들 국가에서 온 여행객의 입국을 거부하는가 하면 변이 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는 핵산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 막으로 구성된다. 사람 몸 세포와 결합하여 증식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이가 이뤄진다. 자연적으로 복제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서열이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변이는 유전자 변형과정이 소규모로 일어나기 때문에 감염력이나 전파력 등 일부 특성에서만 차이를 보이지만 그 특성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미 이런 변이 바이러스가 모두 유입되었다. 확진 규모를 키울 기폭제로 꼽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여러 궁금증이 향후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염원하는 이들에게 주된 관심거리다. 그도 그럴 것이 통상 코로나19와 전파력 차이를 볼 때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최대 70%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도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영국처럼 역학 데이터가 충분하지는 않아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브라질이나 남아공의 변이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발견된 지 얼마 안 됐고 두 나라의 조사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정확한 수치 도출이 어렵다. 무서운 것은 남아공이나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기존에 생성된 항체의 효능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재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국제학술지 셀에 따르면 영국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변종인 GH형의 감염력은 기존보다 3~6배 높다고 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원형인 S형에서 아시아의 V형, 유럽과 미국의 G형까지 변형될 때는 감염력이 유지됐지만 G형의 변종인 GH형이 발생하면서 감염력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S·V·GV·GR·GH·L 그룹 등의 코로나 변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역시 우한발 유행 초기엔 S, 대구·경북 지역 대 유행에선 V그룹이 주로 발견됐다. 작년 5월 서울 이태원 발 집단 감염 이후 수도권에선 GH그룹이 주로 발견됐다. 변이는 보통 보름에 한 건 정도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적자생존을 하면서 도태되는 변이 바이러스도 있다. 변이 바이러스 가운데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살아서 확산하는 것이다.

기존 백신으로 영국 변이는 막을 수 있지만,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에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중증 악화를 막는 효과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확인되어 다행이다.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없지 않고, 중증 진행 차단 효과는 큰 만큼 백신을 맞는 게 이득이라고 분석된다.
 백신 접종 확대해야 변이 바이러스 최소화 가능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에 코로나19 입국제한 조치 실시 국가 여행제한 주의보가 띄워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변이 바이러스 감염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접종률을 80~90%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는 발표를 미국에서 한 바 있다. 더 많은 인구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에 개발된 백신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도입될 예정인 화이자나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는 조사되지 않는 상태이다. 얀센, 노바백스 백신은 예방 효과가 57% 수준에 미친다.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변이 바이러스는 단백질 구조가 기존 바이러스와 같기 때문에 예방 효과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 백신 제조사들은 기존 백신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더라도 이미 백신 설계 모델을 갖췄기 때문에 변이 상태에 맞춰 신속하게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계속되는 변이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은 근심거리다. 데이비드 헤이만 WHO 전략기술자문위원장은 “전 세계는 충분한 사람이 면역을 얻으면 전염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집단면역을 희망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는 인간이 감염될 수 있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변이를 일으키며 인간의 세포 속에서 재생산될 것”이라고 했다. 인류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을 얻더라도 최근의 상황처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면 유행을 반복하는 풍토병처럼 종국적인 집단면역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전 국민의 20%가 백신을 접종하면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고, 30%가 접종하면 감염 차단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국민 30% 이상이 백신 접종을 하면 이들이 강력한 ‘코로나 장벽’을 구축해 예방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국민의 50% 이상, 60~70%가 접종하면 코로나 유행 종식 단계에 들어설 수 있다고 보았는데 그래도 집단 면역의 효과를 기대하고 싶다.

더 무서운 것은 변종 바이러스다. 변이 바이러스와 달리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에서 유전자 변형이 많이 이뤄져 아예 종이 달라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학계에서는 1%가 넘게 유전자 서열이 달라져야 변종으로 인정한다. 대표적으로 2003년 유행했던 사스,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변이가 심하게 일어나 아예 성격이 바뀐 변종 바이러스다. 코로나19 역시 사스와 다른 변종 바이러스다. 아직 WHO에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는 보고되지 않았다.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400명을 오가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오는 3~4월에 대 유행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국가가 늘어나면서 방역 당국은 입국 시 검역,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중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진화하거나 변이할수록 감염력은 높아지고, 치명률은 낮아지는 경향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로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크게 높아질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변이가 급격하게 진행돼 변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뜨는 유전자 전장 분석
다양한 돌연변이 존재를 확인하려면 바이러스 전체, 즉 전장 유전체(게놈)를 분석해야 한다. 게놈은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 ‘유전체’라고도 한다. 일부 바이러스의 RNA를 제외하고 모든 생물은 DNA로 유전 정보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DNA로 구성된 유전 정보를 지칭한다. 게놈이라는 단어는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식물학자 빙클러(H. Winkler)가 1920년에 처음 만들었다. 그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쳐 게놈이라는 단어를 창안했으며 이때의 개념은 배우자, 즉 동물의 경우에는 정자나 난자가 가지는 염색체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이후 1930년에 기하라 히토시가 기능적인 의미를 추가하여, 생물이 생물로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온전한 유전 정보로 게놈을 재정의했다.

현대 생물학에서 게놈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은 유전체학(genomics)이다. 한 생명체 전체에 걸친 유전자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며, 이러한 유전자 파악 연구를 게놈 프로젝트라 한다. 게놈 프로젝트는 쌀, 효모, 생쥐 등에서 실행되었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2003년에 완료된 상태이다.

역사를 좀 더 살펴보면,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더릭 생어(Frederick Sanger·1918~ 2013)가 DNA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1953년 4월 25일,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은 영국의 과학 잡지 ‘네이처’에 DNA 사슬 두 가닥이 나선처럼 꼬여 있는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의 4가지 염기로 이뤄진 DNA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과학자들은 생명의 비밀을 캐는 연구에 힘을 쏟았다.

문제는 이 염기서열을 어떻게 분석(시퀀싱)하느냐는 점이었다. 이때 염기서열을 손쉽게 알아내는 기술(Sanger sequencing)을 개발한 사람이 프레더릭 생어이다.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비용은 어마어마했다. 1990년에서 2003년까지 13년간 38억달러(약 4조18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었다.

30억쌍의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 또한 엄청난 이유는 무엇일까? DNA 정보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결국 더 싸게 더 빨리 해독하는 기술 개발이 관건으로 등장하게 된다. 현재는 미국의 게놈 해독 장비 개발사인 일루미나가 게놈 해독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전체 해독 장비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일루미나는 2014년 유전체 해독 기간을 2주, 비용을 100만원 대로 떨어뜨린 장비를 제작해 저렴한 유전체 해독 시대를 실현했다. 2017년 1월에는 60명분의 염기서열을 48시간 만에 해독 가능한 ‘노바 시퀀서(NovaSeq)’를 내놓았다. 이제 100달러(약 11만원)로 1명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되어 유전체 분석이 본격적으로 의료에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했다. 이 자리엔 코로나 이슈를 총괄하도록 생명과학자 출신 교수를 낙점했다. 저명한 유전학자인 에릭 랜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를 과학기술정책 실장으로 내정됐다. 랜더 교수의 인선을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이야말로 새 행정부의 모든 업무에서 최전선에 위치할 것이라며 이 직위를 장관급으로 격상한다고 밝힌 것은 바이오·헬스가 인류 미래의 핵심 분야여서가 아닐까?

미국 과학기술정책 분야 수장이 될 랜더 교수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유전학자다. 보스턴의 의생명공학 연구소인 ‘브로드 연구소’를 설립했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자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과학정책실장에 물리학자가 아닌 교수가 낙점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자리는 미국 대통령에게 핵무기를 비롯한 핵 이슈를 조언하는 자리로 주로 물리학자들이 맡아왔다. 랜더 교수의 낙점은 가공할만한 숫자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생명과학의 중요성을 시사한 것이다.
 조 바이든과 정밀의학이 뜨는 이유
사람들은 바이든의 행보를 트럼프와 비교한다. 바이든이 과학기술정책실장을 낙점하고 장관급으로 지위를 격상한 것은 이전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19개월이 지나서야 이 자리에 기상학자 켈빈 드로지마이어 박사를 임명했다. 조직 규모 역시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축소했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코로나 대처에서도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방역 수칙을 외면하는 등 자주 구설에 올랐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를 의식해 취임 후 지속해서 코로나 대처에서 과학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게놈 분야가 유전자 해독에 완전하지는 않다. 아직 전체 염색체의 8% 정도에 해당하는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 부위는 해석하지 못했고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도 많이 남아 있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하지만 유전체학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며 유전자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기 위해 mRNA, 단백질 등으로 이러한 연구 방식이 확장되고 있으며 이를 오믹스(omics)라고 한다. 한 생물의 온전한 mRNA 집합을 전사체(transcriptome), 단백질 집합을 단백질체라 부르고 있으며 이를 연구하는 학문 역시 전사체학, 단백질체학이라 한다. 이외에도 여러 오믹스가 있는데, 이 연구는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대량의 정보를 분석하기에, 이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으로 통합되고 있다. 이제 코로나19의 다양한 돌연변이 존재의 선봉에 게놈 분석이 나설 때이다.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꼽는 미래 유망 바이오 헬스 분야는 유전자 분석에 따른 맞춤형 의료 서비스 분야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정밀의학까지 다각도로 바이오 헬스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별 유전체, 환경요인, 생활습관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가 의학계의 대세로 다시 떠올랐다.

맞춤형 정밀의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구축이 필수다. 개인 데이터가 모여야 어떤 유전체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질병에 잘 걸리고, 어떤 생활습관이 발병률을 높이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와 함께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쉽고 빠르게 도와주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개인맞춤형 정밀의료의 미래를 밝게 한다. 그래서였을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프라, 재생에너지 외에 헬스케어 부문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2015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로 가보자. 그는 정밀의학추진계획(Precision Medicine Initiative)을 내세웠다.

암 치료와 관련한 예를 들어 보자. 세포독성항암제 임상시험은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평균적으로 전체 환자 중 20% 정도만 효과를 본다고 한다. 그러니 많은 사람이 필요 없는 독한 항암제를 맞으며 고생하는 셈이다. 이에 반해 정밀의학의 분야로 특정 유전자(바이오마커) 변이만을 공격하고 개인별 유전체 정보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맞춤형 약을 투여하므로, 비용절감 등 암 환자들이 예전보다 불필요한 고생을 줄이게 된다.

오바마는 같은 연장선에서 2016년에는 암 정복을 위한 ‘문샷(Moonshot, Cancer moonshot initiative)’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이를 지휘할 인물로 조 바이든을 지목했다. 바이든은 2015년 뇌암으로 장남을 잃는 불행을 겪었다. 오바마는 암을 정복하기 위해 2016년 발표한 내용에 향후 2년간 10조 달러(1조2000억)를 연구비로 책정할 계획을 발표했다. 문샷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예전에 케네디 대통령이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선언을 하고 그 뒤로 미국 정부가 총체적 역량을 모아서 성공적으로 아폴로 우주선을 보냈듯이 암 정복 프로젝트를 실행하겠다는 뜻이다.
 울산 게놈 규제자유특구 사업 시작
정부 기관들 이외에 민간 기업, 학교, 연구소까지 두루 포함해 진행하는 내용으로, 바이든은 아들이 뇌종양으로 죽고 나서 개인적으로 암 연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었다.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암 예방과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 암 조기 진단법, 면역치료와 복합 치료법, 암세포와 그 주위 세포의 게놈 분석, 더 나은 자료 공유 시스템을 발표했다. 당시 영국도 2017년까지 자국인 10만명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중국은 향후 15년간 유전체 분석 맞춤의학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인간을 하나의 종으로 보고 치료하는 것보다 정밀의학처럼 유전체 분석으로 카테고리별로 구별해 맞춤의학을 제공하는 게 바이오 헬스의 미래다.

예방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손쉽게 자신의 식사량이나 혈압, 운동량 같은 건강 상태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자가 건강 측정’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우리 몸에 밀착돼 지속해서 생체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의료기술, 빅데이터는 인공지능과 결합해 헬스케어 산업에서의 혁신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그 결과 의료 데이터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안이 중요한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 헬스케어 기업이 아닌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같은 기업들은 스마트 헬스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 알파폴드 인공지능은 단백질 설계도를 제공하면서 치료제나 신약 개발의 핵심기술을 지원한다. 감염병 바이러스 게놈 데이터 공유 프로젝트인 ‘국제인플루엔자데이터공유이니셔티브(GISAID)’가 가동 중이다. 바이러스 게놈 분석 국제 프로젝트인 ‘넥스트스트레인’을 통해 다각도로 게놈 정보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분류군에는 A1a, A2, A2a, A3, A6, A7, B, B1, B2, B4의 이름이 붙어 있다. A가 붙은 계통 군은 주로 유럽에서, B가 붙은 계통 군은 주로 아시아에서 왔다는 특징을 지닌다. 같은 맥락에서 울산 게놈 만명 프로젝트는 단백질 설계도를 분석해 유전자 변이도 알고 어떤 병에 취약한지를 분석하고 진단하며 맞춤형 처방을 내리는 게 핵심인 프로젝트다. 한국인의 표준 게놈 지도를 만들고 신약 개발을 해 바이오 헬스 분야의 새로운 지형을 그리겠다는 포부는 정밀의학과 궤를 같이한다. 낮아진 게놈 분석 비용과 적정 수의 인원 확보로 유전자 정보 분석의 첫 단추를 끼웠다.

2021년 울산은 게놈 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의 선봉에 나섰다.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밝은 청사진을 상상해본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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