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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K 특별기획] 중소기업의 ‘아메리카 드림 어게인’ 키운다

오하이오주 등 미국 19개 지역 투자청, 한국사무소(ASOK) 진출
현지 진출에 필요한 기술지원·투자유치·법인설립 등 컨설팅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한 미국은 올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AP=연합뉴스]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의 미국 진출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기관이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ASOK)이다. 주마다 다른 세금 체계와 규제 등으로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이코노미스트가 ASOK과 함께 ‘한국 중소·중견기업, 아메리카 드림 어게인’을 연재한다. [편집자] 
 
77.0%. 2020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중소기업의 비중이다(한국갤럽 연매출 1억원 이상 중소기업 1000개 대상 설문조사). 감소한 매출액 규모는 평균 39.2%. 매출 감소 폭이 70%가 넘는 업체도 12.2%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피해를 본 것은 한국 경제의 허리와 밑단에 있는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이야 감염병에 대처할 자본과 인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중소기업엔 그런 여력이 없었다. 불가피하게 공장을 멈춰도 인건비나 임대료, 대출이자 등 고정 비용은 계속 나가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정부도 침체된 중소기업계를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1차, 3차, 4차 등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 11조2365억원을 투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지원 형식이 대부분 대출이었다는 점. 중소기업 경영진들은 부도를 피하고자 대출을 끌어다 쓰면서 채무 부담이 부쩍 커졌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은행권의 기업 대출액은 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3월(901조원)보다 100조원 가깝게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대출 비중은 826조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내수 소비가 부진에 빠진 게 심각한 문제였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5.0% 급감해 1998년(-11.9%)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향후 경기 전망도 밝지는 않다. 지난 4월 중소기업 업황 경기전망지수(SBHI)는 80.5포인트를 기록했다. 100포인트를 밑돌고 있는 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직격타 맞은 중소기업, 해외 진출 모색해야

 
실제로 국내 시장 상황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 팬데믹 종식의 희망인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해서다. 일부 안전성 논란에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하면서 조기 접종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품질 경쟁력을 갖춰 좁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권고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틈새시장을 발견하라"는 것은 말이야 쉽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상황은 당면한 문제다. 감염병 탓이 아니더라도 중소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인력, 자금, 정보 등이 부족해서다. 잘 구성된 조직과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는 상황이 딴판이다. 
 
해외의 선진업체와 견줄만한 기술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해외 사업 전망도 밝게 점치기 어렵다. 미지의 영역을 향한 막연한 두려움 역시 문제가 크다. 무작정 나섰다간 막막한 도전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다행히 국내엔 이런 수많은 장벽과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 단체가 있다. 해외 지자체 투자청이 국내에 설립한 한국사무소다. 해외 투자청은 한국으로 치면 코트라 같은 정부기관이다. 이들은 해당 지역의 투자와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직접투자, 해외 법인·지사 설립의 원활한 진행을 돕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식이다. 현지의 투자지원 기관, 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전문가들과 탄탄한 협업 체제도 갖췄다. 주요 정부기관 및 기업과의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참여기업 모두가 성과를 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청을 진출 교두보로 삼기엔 충분하다.
 
대중에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런 투자청 한국사무소가 여러 곳 모인 단체도 있다. 주한미국주정부대표부협회(ASOK)가 대표적이다. 
 
미국 내 19개 지역 투자 관련 한국사무소의 대표들이 모였다. 노스캐롤라이나, 델라웨어,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버지니아 주정부, 버지니아 무역대표부, 버지니아 항만청,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칸소, 오리건, 오하이오, 워싱턴, 위스콘신, 조지아, 켄터키, 테네시, 펜실베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오세올라 카운티 등이다. 이렇게 많은 미국 내 지자체에서 한국 중소·중견기업의 투자를 손짓하고 있는 셈이다.  
 

폭넓은 조직망 활용해 미국 진출 지원

 
미국은 글로벌 최대 소비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럼에도 막상 진출하려면 각종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우리 기업들을 가장 당혹스럽게 하는 건 주마다 천차만별 다른 법과 제도, 세율이다. 
 
연방국가 미국은 기업 활동에도 주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어찌어찌 미국 내 법인을 설립해도 준비할 게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업의 가장 민감한 경영사항인 고정비 이슈가 문제다. 임대료, 임금, 인종 구성 비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 밖에도 눈에 드러나지 않는 비용과 리스크가 숱하다.  
해외 지자체 투자청이 개설한 한국사무소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ASOK에 있는 각각의 투자청 한국사무소를 통하면 이런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들은 현지 시장 진출에 필요한 기술지원·투자유치·법인설립 등 사업화 컨설팅을 지원한다. 그밖에 사업적으로 난관을 겪는 지점은 각 주 정부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돕는다. 무엇보다 각 지자체의 투자청이 해외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세제지원과 인센티브를 마련해 두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서영호 ASOK 회장은 “한국 중소기업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수많은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중소기업도 지역마다 다른 미국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현지화해서 자기만의 색깔로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어야 하는 만큼, 투자청 컨설팅은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엔 지금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바이드노믹스 핵심은 친환경 산업 육성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장 차별화했던 정책이 바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관련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가령 ASOK에도 속해 있는 조지아, 오하이오, 테네시의 경우 한국 대기업이 이미 이차전지 제조공장을 짓거나 짓기로 한 지역이다. 관련 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에 그만큼 용이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신규 무역 규제 조치 감소, 세계무역기구(WTO)와의 관계 개선 등 통상환경에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그 어느 국가보다 집단면역 성공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호재다.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2억 회를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6.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5.1% 성장’에서 상향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1조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부양책과,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제로금리에 가까운 느슨한 통화정책이 미국 경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이코노미스트]가 ASOK과 함께 ‘한국 중소·중견기업, 아메리카 드림 어게인’을 연재하기로 한 이유다. 각 지역의 시장 진출 노하우와 혜안을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위기 속 한국 중소·중견기업이 미국 진출 전략을 꾀해 새 성장경로를 밟아 나가야할 때이기 때문이다. 한국 중소기업에 미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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