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역 분야에서도 손을 굳건하게 맞잡았다. 미국은 한·미 안보연대를 강화하는 일환으로 한국군에 코로나19 백신 55만명분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바이오 분야의 세계 1위 생산 역량으로 미국의 전세계 백신 공급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을 공식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미국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군 55만명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협력은 한·미 동맹을 튼튼하게 다지는 중요한 발표”라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한·미 동맹의 특별한 역사가 보건 분야로까지 확장한 뜻 깊은 조치"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의 선진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해 한·미 백신에 대한 세계적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적인 보건 안보 연대를 구상해 다자 협력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협력은 전 세계에 백신 공급을 늘려 코로나19의 종식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의약품·반도체·기차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과 함께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도 양국은 바이오 연대 방안을 모색했다. 이 만남은 한·미 기업인들이 만나 상호 의견을 주고 받으며 사업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바이오 등 3대 중점 산업분야에 있어 미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미국 국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 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를 해소하는데도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바이오 분야 위탁생산(CMO) 단일 공장으로 세계 으뜸"이라고 자사를 소개한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연구개발 시설을 만들어,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기업과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다. 빠르면 8월부터 국내에서 위탁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노바백스와 긴밀하게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이를 위해 미국의 첨단 바이오테크와 동반자적 협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미국 바이오 기업인 노바백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이후 코로나19 백신인 NVX-CoV2373의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 생산·허가와 판매독점권을 보유하는 동시에, 국내와 해외에 공급하기 위한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스탠리 어크(Stanley Charles Erck)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 기술 이전, 생산 협정, 원부자재 공급망 확보 등을 통해 연대를 강화하고 안전한 백신 생산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스탠리 어크는 앞서 4월 27일 문 대통령을 만나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기술이전 계약 연장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노바백스는 세계적인 백신 제조기술을 갖고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뛰어나므로 두 기업이 좋은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하도록 정부가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담 심사팀을 꾸려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도입에 허가가 빠르게 나도록 협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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