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유럽공략 본격화하는 XM3, 닛산 로그 빈 자리 채울까

“6월부터 유럽 28개국서 판매 개시, HEV 라인업 더해”
로그 완전 대체 어렵지만 분위기 좋아… 인도 수출 기대감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XM3(수출명 아르카나)가 5월 초 프랑스 르 아브르(Le havre)항구에서 양하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지난해 닛산 로그 수출 중단 이후 일감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는 르노삼성이 XM3(수출명 아르카나 ARKANA)의 유럽 수출을 본격화한다. 연간 10만대에 달하던 로그의 생산량을 대체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르노삼성은 다음달부터 유럽 28개국에서 XM3의 판매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XM3의 유럽 수출 성패는 르노삼성의 정상화를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11만6166대로 전년대비 34.5%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늘었지만 수출물량이 9만591대에서 2만227대로 77.7% 줄었기 때문이다.

수출물량의 감소는 수출 대부분을 의존하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끝난 영향이다. 앞서 수년간 르노삼성은 북미에서 판매되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통해 부산 공장의 일감을 확보해 왔다. 부산 공장의 로그 생산량은 2015~2018년 10만대를 넘었다. 르노삼성은 2019년만 해도 닛산 로그를 6만9880대 수출했지만 지난해 초 위탁생산이 종료됐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8년만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닛산 로그의 빈 자리가 절대적이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지난해 프랑스 본사로부터 로그의 생산물량을 대체할 차종으로 XM3를 배정 받았다. XM3가 닛산 로그의 물량을 대체해 르노삼성의 정상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XM3는 르노삼성자동차가 현재 진행 중인 서바이벌 플랜의 성공적 완수를 위한 핵심 모델”이라며 “유럽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을 이어갈 수 있다면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회복과 임직원들의 고용 안정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XM3가 닛산 로그의 빈자리를 완전히 채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중남미 지역에 XM3 수출을 시작하고, 올 초부터는 유럽 4개국(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사전 출시해 판매가 진행된 바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약 10개월간의 수출 물량은 1만3000대 수준에 그친다.

물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본격화된 판매는 이제 시작이다. XM3가 속한 B~C세그먼트 SUV 시장은 유럽 전체 승용차 판매의 30%에 달하는 차급이다. 이 차급에서 연간 판매량이 350만대에 달한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XM3는 사전 출시 이후 프랑스 자동차 전문 매거진 ‘오토 모토(Auto Moto)’의 ‘최고의 SUV’에 선정됐고, 3개월간 유럽 사전 판매 목표였던 7250대 판매도 넘어선 상황이다.

오는 6월부턴 XM3가 유럽 전역 28개국에서 출시되며, 유럽에서 수요가 큰 ‘HEV’ 모델이 더해지기 때문에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HEV 모델인 ‘아르카나 E-TECH’에는 1.6 가솔린 엔진에 두 개의 모터가 조합된다. 국내 출시계획은 없고 유럽 시장에만 전략적으로 출시하는 모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강력한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를 타개하기 위해 대부분의 브랜드가 유럽시장에서 HEV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르노 본사에서 브랜드의 배출 총량을 낮추기 위해 HEV에 대한 공격적인 세일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로선 판매 목표를 밝히기 어렵지만 닛산 로그의 수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당장 그 물량을 모두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사전 출시에서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을 넘어 향후 인도에서도 XM3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 현지 외신들은 내년 인도 시장에 XM3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인도 시장은 르노그룹이 전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은 차를 판매하는 시장으로 지난해 8만여대를 판매한 바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는 러시아 내수 물량을 제외하고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된다”며 “인도 수출이 이뤄질 경우 판매량의 추가적인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2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3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4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5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

6北, '파병 대가'로 러시아서 '석유 100만 배럴' 이상 받았다

7지라시에 총 맞은 알테오젠 '급락'…김범수 처남은 저가 매수 나서

8 대통령실 "추경, 논의도 검토도 결정한 바도 없었다"

9"다 막혔는데 이거라도.." 금리 12% 저축은행 신용대출에 고신용자 몰렸다

실시간 뉴스

1‘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2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3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4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5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