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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백기사 썬라이즈홀딩스, 일동홀딩스 엑시트는 언제쯤?

올 초 일동홀딩스 이사회서 빠져… 일동제약 엑시트 마쳤지만 홀딩스 지분은 그대로

서울 서초구 일동제약 본사 전경[사진 일동제약]
2015년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당시 윤원영 회장 측의 백기사로 참전해 현 경영진의 경영권 사수에 도움을 준 재무적 투자자(FI)의 일동홀딩스 보유지분 엑시트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FI는 지난해 보유했던 일동제약 지분을 대부분 처분했고, 최근 이사회에서도 물러난 상태다. 이 때문에 머지않아 일동홀딩스 지분도 매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동제약이 FI를 끌어들인 건 지난 2015년. 녹십자그룹과 경영권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녹십자의 지분을 사 줄 투자자가 필요했고, 썬라이즈홀딩스가 나서 녹십자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20%를 사들였다. 썬라이즈홀딩스는 사모펀드(PEF) H&Q코리아파트너스가 세운 법인이다.
 
이듬해 일동제약은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 분할을 단행한다. 지주사인 일동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일동제약을 약 0.29대 0.71의 비율로 분할했다. 이에 따라 썬라이즈홀딩스는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지분을 각각 20%씩 가지게 된다.
 
썬라이즈홀딩스는 이후 2019년부터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엑시트에 나선다. 2019년 7월 일동홀딩스에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절반(226만7477주)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한 것. 일동홀딩스는 당시 일동제약의 주가(2019년 7월 1일 종가 기준 1만9129원)보다 높은 2만2000원에 해당 지분을 사들였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일동홀딩스가 시세보다 비싸게 일동제약 지분을 사들인 건 경영권 위협을 받을 때 백기사 역할을 해준 투자자에게 수익을 보장해 준 행위라고 본다. 일동홀딩스는 당시 ‘기업가치 향상’을 이유로 이런 거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지만, 일동홀딩스가 해당 지분을 사들이기 전에도 일동제약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어 지주사 요건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세보다 비싸게라도 지분을 확대해야 했을 명분은 떨어진다.
 
썬라이즈홀딩스는 같은 해 11월 22만주를 주당 2만2250원에 장내 매도했고, 이듬해인 지난해 11월 블록딜을 통해 남은 215만여 주 중 129만여 주를 처분했다. 해당 거래 이후 최대주주일가와 주식 공동보유계약이 해지됐다.
 
업계에선 사실상 썬라이즈홀딩스가 일동제약 지분은 모두 엑시트를 완료했다고 본다. 임유철 H&Q코리아파트너스 대표이사가 올해 일동홀딩스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는 게 그 근거다. 일동제약의 백기사로 참전한 이후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임 대표와 다른 H&Q코리아파트너스 임원이 번갈아 일동홀딩스의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썬라이즈홀딩스 측은 일동제약 이사회에서는 물러났지만 아직 보유한 일동홀딩스 지분은 처분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이 가진 일동홀딩스 주식은 159만2629주로, 그간 이뤄진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율은 20%에서 13.8%로 변동됐다. 지난 25일 일동홀딩스 종가(1만35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215억원 수준이다.
 
윤웅섭 사장 등 일동제약 최대주주 일가가 해당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일동제약그룹의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는 윤 사장의 개인회사 격인 씨엠제이씨가 17.02%, 윤원영 회장이 14.83%, 윤 회장의 부인인 임경자씨가 6.17% 등의 지분을 보유했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이 46.57%에 달한다.
 
만약 썬라이즈홀딩스가 보유한 일동홀딩스 지분을 장내에서 매도해 일동홀딩스의 전체 지분 13.8%가량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 하락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IB업계에선 썬라이즈홀딩스가 일동홀딩스 지분을 이른 시일 내에 처분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FI가 이사회에 진입하려는 것은 엑시트 순간까지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목적인데, 이사회에서 빠졌다는 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일동홀딩스의 현 주가가 낮은 수준인 만큼 주가가 오른 시점에서 엑시트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썬라이즈홀딩스는 보유한 일동홀딩스 지분에 대해선 최대주주 일가와의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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