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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VS  셀트리온 '조 단위' 승부...2030년 바이오 미래는?

삼성, 바이오 포함 전략 사업 240조…셀트리온 약 40조원 투자
바이오시밀러·CMO 넘어 차세대 신약·4차 헬스케어 사업 확장 나서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향후 10년간의 바이오 로드맵을 발표했다. 두 바이오 기업의 행보가 업계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삼성그룹은 바이오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낙점했다. 차세대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부문을 2023년 세계 1위, 시장 점유율 30% 달성이 주요 목표다. 삼성은 지난 8월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미래 준비’ 자료를 발표했다.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한다. 이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이번 국내 대규모 투자로 기대되는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는 56만명에 달한다.  
 
이번 투자·고용 방안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대한 ‘삼성의 화답’ 차원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백신·치료제의 개발과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바이오산업은 '국가 안보산업'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바이오 주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 차세대 치료제 시장 노려…공장증설·오픈이노베이션 계획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CDMO 공장을 3개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2만 리터로 세계 1위로 올라선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다.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경쟁력을 키워왔다. 양사는 앞으로 CDMO 분야에서 5·6공장을 건설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절대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실제 삼성은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펜데믹 이후의 미래까지 대비하고 있다. 미국 모더나의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 코로나19 백신 완제(DP) 위탁생산(CMO)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원액 생산(DS)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인천 송도에 1만 279㎡(약 3000평) 규모의 공장 부지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원액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코로나19 백신을 넘어 향후 관련 시장의 확장세를 노린 포석이다.  mRNA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항암제·백신 개발 등 관련 시장이 점차 커질 것을 대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바이오 신사업 추진과 함께 신약개발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 쓸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2020년 CMO사업에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고, CDO사업을 성공적 안착시켜나가고 있다. 더 나아가 신약개발까지 확장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할 전망이다.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SVIC 54호)에 495억원을 3년간 3회에 걸쳐 납입하는 조건으로 가입을 결정했다.
 
투자조합 출자목적은 국내외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지분투자를 통한 기술·사업적 협력이고, 존속기간은 2029년 8월 12일까지 8년이다. 증권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출자로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바이오신약에 대한 사업권과 생산권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사업영역 확대를 의미한다. CMO 중심 사업모델에서 오는 성장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지난 4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2030년 글로벌 톱티어(Top tier) 바이오 기업을 도약하겠다”며 비전을 공표한 바 있다.  
 

셀트리온, ‘비전2030’ 제시…신약부터 U헬스케어까지  

셀트리온 송도사옥 [중앙 포토]
2030년 또 다른 바이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 회장은 2020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담은 '2030 비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앞서 2019년 5월에도 서정진 명예회장은 2030년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성장 로드맵을 담은 중장기 사업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직접 발표한 셀트리온그룹의 비전은 2030년까지 약 40조원의 재원을 투자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의약품 시장 선두 주자로 나서고, 4차 헬스케어 산업까지 진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직·간접적으로 약 1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유통망을 구축해 한국을 세계 바이오·케미컬 의약품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서 명예회장은 “세계 수준의 연구개발 및 제조생산 능력 등 셀트리온그룹 만이 가진 강점을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용을 보면 오는 2021년까지 바이오 케미컬의약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전 세계 주요 국가 현지법인 설립 및 직판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는 면역항암제 등 전체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고 시장 마케팅 및 세일즈 네트워크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U헬스케어 융합 및 네트워크 연계 플랫폼 기반 사업, 의료데이터 AI(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 셀트리온은 이러한 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기존의 바이오시밀러 중심 사업에서 신약 개발을 비롯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 발굴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으며,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19년 만에 첫 신약을 보유하게 됐다.
 
또 셀트리온은 다케다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부를 인수해 케미컬 의약품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증설 중인 셀트리온 3공장을 케미컬 의약품 제조용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화할 가능성이 크다. 3공장 생산역량(CAPA) 6만리터 규모다. 또한 12만 리터 규모의 중국 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직판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초부터는 신약개발 사업을 위한 ‘글로벌 생명공학 연구센터’ 건립 작업을 본격화했다.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는 연구개발(R&D) 및 공정 개발, 임상을 수행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 시설이다. 예상 준공 시점은 2022년 7월이며, 오는 2030년까지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등도 병행할 방침이다. 송도에 20만리터 규모 4공장과 복합 바이오타운 건립도 계획 중이다.
 
셀트리온은 중장기적인 신약개발을 위해 국내외 바이오텍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트라이링크)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셀트리온은 자체 mRNA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코로나19뿐 아니라 항암 등의 다양한 분야의 신약 개발에 나선다. 앞서 셀트리온은 6월 영국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지분을 투자해 ADC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착수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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