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보령·한미·셀트리온, 제약·바이오 젊은 사령탑…‘차세대 분야’ 격돌 예고

젊어진 오너 2세·전문 경영인…항암제·백신 등 차세대 먹거리 확보 주력
보령제약 장두현 대표이사 깜짝 발탁…항암제 개발 주력 사업으로
한미약품 2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정밀의료 기업 캔서롭 최대주주 올라
서정진 명예회장 장남 영국 바이오 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 사내이사로 참여

장두현 보령제약 대표이사 [사진 보령제약]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가 오너 2세로의 세대교체와 40대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는 등 젊은 사령탑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경영능력을 입증할 차세대 분야로 항암제 등에서 격돌이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를 깜짝 발표했다. 보령제약은 8월 30일 이사회를 열어 안재현(60)·이삼수(60) 각자 대표이사에서 장두현(45) 단독 대표이사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임 장 대표는 지난 2014년 보령홀딩스 전략기획실장으로 입사해 2019년 보령제약 운영총괄 전무, 올해는 경영총괄부사장 역할을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보령제약의 갑작스러운 임원진 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다.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보령제약도 2018년 12월 김은선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날 때를 제외하면 항상 임기 만료에 맞춰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보령제약, 항암분야 집중…중장기 경연전략 수행  

보령제약은 이번 대표이사 변경에 대해 중장기 경영전략과 내년 경영 계획을 책임 있게 수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상장에 성공한 자회사 바이젠셀에 이은 추가 투자처 발굴과 항암제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Legacy Brands Acquisition) 등이 주요 수행 과제로 떠올랐다.
 
보령제약은 앞으로 주력 사업 분야로 항암제를 꼽고 있다. 지난해 5월 조직 개편을 통해 전문의약품 부문 산하에 있던 ONCO(항암) 본부를 부문으로 독립 시켜 운영 중이다. LBA 인수에도 적극적인데 만성질환·항암제 제품군이 중점 대상이다. 현재 보령제약은 항암제 분야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결과 ▶젬자 ▶옥살리틴 ▶제넥솔 ▶젤로다 등의 제품을 통해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오픈이노베이션의 대표 사례인 바이젠셀과 항암제 연구개발 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바이젠셀은 각종 암질환, 면역질환 등을 타깃으로 면역항암제 및 면역억제제를 연구·개발하는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이다. 2017년 보령제약이 전략적 투자자로 최대주주(지분율 29.5%)에 올랐다.  
 

한미약품그룹, 항암신약개발·감염병 백신 기술력 확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한미약품 그룹 오너 2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정밀의료 및 분자진단 전문기업 캔서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8월 30일 캔서롭은 약 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561만4823주이며 임종윤 대표의 보통주 27만7778주를 현물로 출자받는 형태다. 임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0.4% 정도다.
 
이번 유상증자로 임 대표는 캔서롭 증자 후 발행 주식 총수의 19.57%를 취득하게 된다. 납입이 완료되면 임종윤 대표는 캔서롭 최대주주에 오른다. 다만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 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기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과 황도순 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된다.
 
수년간 영업손실에다가 거래정지가 2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캔서롭에 임 대표가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 캔서롭이 최대주주(지분율 43%)로 있는 영국 옥스포드백메딕스(OVM) 때문으로 분석된다. OVM은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에서 분사된 항암면역백신 전문기업이다.
 
한미약품그룹도 항암신약개발에 한창이다.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7월 22일 북경한미가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차세대 ADC(항체-약물 결합체, Antibody-Drug conjugates) 공동 연구 및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이중항체를 접목하는 혁신 기술로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능은 높인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또한 OVM은 항암 치료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현재 옥스포드대 너필드 의대(NDM)와 협력해 재조합중복펩타이드(ROP) 특허기술 기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및 진단검사도 개발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OVM과 기술협력을 하게 되면 한미약품은 mRNA 기반 감염병 백신뿐만 아니라 펩타이드 기반 감염병 백신 기술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제 한미약품은 최근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에도 참여 중이다. 이번 컨소시엄은 코로나19 mRNA 백신 기술 자립화뿐 아니라 오는 2025년에는 mRNA 플랫폼 기반 항암 백신 및 차세대 혁신 신약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임 대표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광속 TF(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하는 등 백신 및 신약개발 등에 관심을 보여 왔다.
 

셀트리온, 항암제 비롯 신약물질 개발 추진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사진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서진석 의장은 영국 바이오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참여한다. 셀트리온은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최근 총 4700만 달러(한화 약 530억원)를 투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는 최대주주가 아니지만 2차 투자가 이뤄지면 최대주주가 된다”며 "익수다 테라퓨틱스가 서 의장의 이사회 참여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익수다 테라퓨틱스는 인체에서 질환을 유발하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약물을 결합하는 ADC 개발사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및 케미컬 의약품 외 제품에서 수익 및 가치 창출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고 있었다. 셀트리온의 기존 항체 치료제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ADC에 특화된 익수다가 가장 적합한 업체라고 보고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항체 기반으로 자체적인 고부가 가치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이미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 항암제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ADC 기술이 더해지면 보다 다양한 항암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자체 ADC 플랫폼 기술 개발을 통해 신약 물질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머스크 "슈퍼 충전소 확대 위해 5억 달러 이상 투자"

2티백·동전·비건…세계로 뻗어나가는 ‘K-조미료’

3빙폭을 타는 사람, 한계를 넘어서다

4전국 삼겹살 가격, "제주도 제일 비싸네"

5자영업자 대출, 1112조 돌파...코로나 후 50% 늘었네

6‘감칠맛’ 찾는 소비자 덕…식품 시장 조용한 강자된 ‘이것’

7“디자인 왜 이래?” 현대차·기아 운명 바꿨다

8경기권 학생 비중 늘어나는데…의대 진학 역차별 벌어지나

91119회 로또 1등 번호 1·9·12·13·20·45…보너스 번호 3

실시간 뉴스

1머스크 "슈퍼 충전소 확대 위해 5억 달러 이상 투자"

2티백·동전·비건…세계로 뻗어나가는 ‘K-조미료’

3빙폭을 타는 사람, 한계를 넘어서다

4전국 삼겹살 가격, "제주도 제일 비싸네"

5자영업자 대출, 1112조 돌파...코로나 후 50% 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