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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도 더마에 푹”…코로나19로 날개단 ‘더마 화장품’ 뭐길래

2017년 5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원으로 성장
아모레 에스트라 합병…LG생활건강 피지오겔 사업권 획득
의학기술 보유한 제약사, 병의원도 더마 시장에 참전

 
 
아모레퍼시픽이 에스트라를 9월 1일부터 합병 운영하고,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피지오겔 아시아 및 북미사업권을 획득하면서 더마코스메틱 사업 확장에 나섰다. [사진 각 사]
 
“무색무취, 저자극성 화장품 있나요?”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 된 코로나19 시대에 의외의 호황을 맞은 시장이 있다. 바로 ‘더마코스메틱’ 시장이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 과학을 의미하는 영문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의미하는 ‘코스메틱(Cosmetic)’이 합쳐진 용어로, 의사나 약사와 같은 전문 의학지식을 가진 사람이 개발에 참여한 화장품을 말한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생긴 피부 트러블을 고민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미용 목적의 일반 화장품보다 피부 트러블을 자극하지 않는 더마코스메틱 제품을 찾는 사람도 늘어난 것이다. 실제 국내 더마 코스메틱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와 한국코스메슈티컬교육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조2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기업들도 더마코스메틱 시장 잡기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더마코스메틱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1일부터 그룹 내 계열사인 에스트라를 흡수 합병했다. 에스트라는 메디컬 뷰티 전문 기업으로 병의원으로 중심으로 더마코스메틱 제품인 에스트라 등을 판매해왔다.  
 
이번 합병으로 에스트라는 존속법인에서 아모레퍼시픽 내 사업부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에스트라 합병으로 더마코스메틱 시장 잡기에 더욱 탄력을 얻게 됐다”며 “국내 더마 시장 선점은 물론 해외 더마코스메틱 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더마코스메틱 시장 진출은 올해부터 본격화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3일에 진행한 아모레퍼시픽 창립 75주년 기념식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미래 육성 사업 계획에 대해 ‘더마 카테고리’를 꼽은 바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매해 더마코스메틱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자사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케어존과 더마리프트를 출시한데 이어, 2014년에는 차앤박피부과에서 선보인 차앤박화장품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하는 등 더마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1923억원을 투자해 유럽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 전체와 북미 사업권도 획득했다.  
 

화장품 기업·제약사·병의원, 삼파전 경쟁 치열  

종근당건강이 내놓은 유산균 더마코스메틱 '닥터락토'와 브이성형외과·피부과 원장이 대표로 있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브이앤코' 제품. [사진 각 사]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화장품 기업 외에도 제약사와 병의원에서도 자사만의 의학기술을 내세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  
 
제약사 중에는 상처치료제인 마데카솔을 판매하고 있는 동국제약이 마데카솔 연고 주성분을 활용한 화장품 센텔리안24를 내놨다. 화장품 제품명도 ‘마데카크림’ ‘마데카 선에센스’ 등 연고와 같은 ‘마데카’가 들어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산균 제품인 락토핏을 판매하는 종근당건강도 자사만의 포로바이오틱스 기술을 화장품에 활용해, 일명 ‘유산균 화장품’인 닥터락토를 출시했다. 제약사의 대표 의약품이 화장품 브랜드로 재탄생하고 있는 셈이다.  
 
병의원이 내놓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는 현재는 LG생활건강이 인수한 차앤박피부과의 CNP코스메틱스가 대표적이고, 최근엔 브이성형외과·피부과 원장이 내놓은 브이앤코가 있다. 최원석 브이앤코 대표(대구 브이성형외과·피부과 원장)는 “국내는 물론 중국, 동남아, 서양에서 온 다국적 환자를 진료하면서 많은 사람이 외부 환경으로 쉽게 거칠어지지 않는 피부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콜라겐을 생성할 수 있는 성분을 함유한 더마코스메틱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진료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진이 개발한 화장품으로, 미용 중심의 일반 화장품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5~6년 전만해도 더마코스메틱은 키엘, 피지오겔, 비오템 등 유럽에서 건너온 해외 수입품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엔 한국인 피부에 맞춘 국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보다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국내 시장이 커진 만큼 화장품 전문 기업, 제약사, 병의원 등이 참여해 더욱 치열한 삼파전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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