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국감’ 앞두고 뒤늦은 “상생” 띄운 애플·구글·넷플릭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개소 소식 발표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 열고 국내 업체와 동반 성장 강조한 넷플릭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상생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다음 달 국정감사 출석을 앞둔 기업에서 특히 그렇다. 개발자 교육이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한국에서 처음’이란 타이틀을 덧붙이기도 한다. 업계에선 국감 전 명분 쌓기 용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올해 국감에 출석할 증인 명단을 공개했다. 글로벌 기업으론 구글코리아·애플코리아·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페이스북코리아가 명단에 들었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국감 2일 차인 5일 방송통신위원회 감사 때 증인으로 나선다.
이중 애플과 구글, 넷플릭스는 플랫폼 독점 문제로 국내 업계와 갈등을 빚어왔다. 팬데믹을 계기로 큰 이익을 거두면서도 합당한 비용을 내지 않는단 것이 비판하는 쪽의 입장이다. 구글과 애플은 앱 개발사에 거래액의 30%를 수수료로 물리는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넷플릭스는 ‘망 증설 비용을 낼 수 없다’며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과방위에서 명단을 공개한 27일, 애플코리아는 경상북도·포항시·포항공대와 협력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맺은 사실을 밝혔다. 경북 포항시의 포항공대 캠퍼스 내에 ‘제조업 R&D 지원센터’와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를 만들고 내년에 개소한단 내용이다.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지원센터는 다른 나라를 살펴봐도 전례가 없다. 애플 협력사가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어서다.
아카데미를 만들어 애플 개발자 육성에도 나선다. 기수당 200여 명씩 9개월 동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9세 이상 한국 거주자면 학력이나 코딩 경력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애플은 해외 열두 개 국가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해왔지만, 한국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지원센터와 아카데미의 정확한 모집 시점이나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 세부사항이 안 정해진 양해각서 단계에서 애플코리아가 관련 사실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반발 거세지자 상생…뒤늦은 감 있어”
넷플릭스는 오늘(29일) 오전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를 열어 그간 국내 콘텐트업계와 상생해온 내용을 되짚기도 했다.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7700억원을 투자해 5조6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고, 1만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단 게 요지다. 넷플릭스 측은 특히 특수 분장부터 시각효과, 더빙·자막까지 제작 전 공정에서 국내 업체들과 적극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엔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나와 그간의 성과를 말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이 국감에 출석한 건 한두 해 일이 아니다. A/S 관련 불공정약관, 세금 회피 등 논란 때문이다. 단적으로 애플코리아 대표는 2015년부터, 구글코리아 대표는 2017년부터 국감에 단골 증인으로 나왔다.
그런데도 이제야 상생안을 내는 건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한국 시장이 크지 않고, 자사 상품의 대체재가 없단 이유로 개선을 미적대다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세계 최초로 입법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대응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상생 안이 단발성에 그치진 않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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