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은 ‘재활용 운동화’…3주 만에 ‘1000켤레’ 팔렸다
‘회장님 운동화’ 효과 톡톡…3주간 5000% 매출 성장
내년 봄 재출시…롯데 계열사와 다양한 친환경 협업도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은둔형 CEO로 통하던 신 회장이 최근 ‘힙’해진 건 한 장의 사진이 화제를 모으면서다. 지난 10월 6일 서울 한남동 구찌 가옥 매장을 찾은 신 회장의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 속 신 회장은 구찌의 페이크퍼(인조모피) 코트와 함께 회색 운동화를 매치해 눈길을 끌었다. 명품 코트 못지않게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신 회장이 신은 운동화. 고가 브랜드가 아닌 국내 한 패션 스타트업이 만든 운동화다.
‘신동빈 운동화’로 유명해진 이 제품은 친환경 브랜드 LAR의 제품이다. 가격은 9만7000원. LAR는 롯데케미칼이 주관한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운동화 제작에 참여했고, 우연한 계기에 신 회장 운동화로 주목받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LAR는 ‘회장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0만원 찍던 일 매출 5000만원으로
그야말로 신동빈 효과다. 계효석 LAR 대표는 “지난주까지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바빴다”면서 “회장님이 운동화를 신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3주간 B2C매출이 50배 정도 뛰었다”고 말했다.
LAR가 참여한 루프는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다. 지난 3월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 등에 설치된 수거 장비를 통해 폐 폐트병 10톤이 모아졌고, LAR는 원사와 원단으로 재탄생된 페트병 소재를 이용해 친환경 운동화를 만들었다.
이 운동화의 강점은 착화감과 가성비다. 친환경 소재 중에서도 신발에 접목됐을 때 가볍고 방수되는 기능 등이 고려됐기 때문에 편한 착화감을 자랑한다는 것이 계 대표 설명이다. 소재를 추출하는 과정이 복잡해 가격 상승요인이 크지만 중간 유통사를 끼지 않고 제조와 판매, 마케팅을 원스톱으로 맡으면서 단가도 확 낮췄다.
계 대표는 “중국산이 아니고 국내 신발 공장에서 한땀한땀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구입한 사람의 95%는 긍정적인 평을 내놓고 있다”며 “특히 유행을 타거나 매년 바뀌는 디자인의 신발이 아니라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디자인도 한몫 한것 같다”고 말했다.
수거율 낮아 소재 생산 어려움…현재는 품절
롯데지주 관계자는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이 많아야 원료가 많아지고 LAR에서 제작이 가능한 부분”이라면서 “세븐일레븐과 롯데마트 등을 중심으로 수거 자판기 50대를 운영하고, 특정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재활용 페트에 대한 안내와 교육을 하기도 했지만 생각만큼 수거율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계 대표 역시 해당 디자인 제품에 대한 재생산을 계획하지 않았다. 하지만 품절 이후 문의가 많아지면서 내년 봄 쯤 재생산을 계획 중이다. 계 대표는 이번 롯데와의 인연을 계기로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 롯데 계열사와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최근 주목받는 롯데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연관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LAR에게 좋은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리사이클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계 대표 역시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만큼 롯데와의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글로벌 SPA 브랜드에서 일하는 동안 매번 창고에 버려지는 옷을 보며 친환경적인 패션 브랜드를 만들자고 다짐했다”면서 “현재 페트병 재활용 중에서도 단순 재활용이 아니라 생분해까지 될 수 있는 CR페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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