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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값 하락…'반도체 겨울론'에 삼성·SK하이닉스 '공급조절' 카드 꺼냈다

4분기 설비투자 보수적으로...수익성 기조 유지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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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썼지만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이 10% 가까이 급락하면서다. D램 가격이 1년 만에 급락하자 반도체 가격이 고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피크아웃’ 논란이 다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메모리 공급 조절’이라는 답을 내놨다. 메모리 설비투자(CAPEX)를 보수적으로 이어가며 공급을 조절해 수요처의 재고 영향을 최소화 하고 수요 회복 시 가격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미다.
 

올 들어 처음 꺾인 D램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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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0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의 평균값은 3.71달러로, 전달(4.10달러)보다 무려 9.51% 하락했다. 이는 2019년 7월(-11.18%) 이후 최대 낙폭이다. 1년 만에 D램값이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반도체 겨울'이 도래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D램을 주축으로 메모리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4분기부터 ‘메모리 공급 조절’에 들어간다. 양사 모두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설비투자(CAPEX)를 보수적으로 이어가며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1년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시황과 연계된 탄력적인 투자 집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 4분기 투자를 아직 검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30조원을 반도체 설비투자에 투입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또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변동 폭과 변동 주기가 짧아진 만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SK하이닉스 역시 설비투자를 통한 가격경쟁보다는 수익성 중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에 따라 D램 출하를 줄이고 내년 설비투자액도 시장 점유율보다 수익성을 먼저 고려해 집행하겠다는 의미다.
 

전문가 "공급 조절로 내년부터 업황 회복 가능" 

화성사업장 클린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같은 결정은 D램값 하락의 원인이 반도체 수요처에 있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에 대비하기 위해 반도체 고객사들은 미리 재고를 쌓아왔다. 또 반도체 수요처인 IT업계와 자동차 업계 등이 시스템반도체와 부품 수급난, 생산기지가 위치한 동남아시아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자 반도체 역시 연쇄적인 타격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메모리 공급을 조절할 경우 내년 2분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 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단기간에 끝나고 내년 하반기에는 수급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가격은 공급이 낮을수록 강하다. 공급을 낮춘 상태에서 수요 회복이 발생할 때, 업황은 예상을 크게 상회할 수 있다”며 "4분기 IT 공급망 차질이 마무리되면 메모리 업황은 내년 2분기 반등에 성공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양사는 시장 불확실성이 큰 메모리반도체 대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미국 제2공장 신설, 평택공장 증설 등으로 2026년까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3배 키운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9일 8인치 파운드리 기업인 키파운드리를 17년 만에 다시 인수했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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