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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혐 논란’ 조윤성 GS리테일 사장 물러날 듯…태광行에 무게

인사 시즌, GS리테일 조윤성 사장 거취에 쏠리는 관심
연말에 물러나는 쪽으로 가닥…사실 경질성 인사 지적
GS리테일에 쌓은 공적 크지만 남혐 논란 사태 수습 미흡
사업부장 내려놓고 등기임원 재선임 3개월 만에 물러나

 
 
조윤성 GS리테일 사장. [사진 GS리테일, 중앙포토]
 
'한 지붕 두 가족'. GS홈쇼핑과 합병한 GS리테일이 통합 법인으로 새 시작을 알린 지 4개월여. 합병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전에 희망퇴직 시행과 구조조정이 가속화 되는 가운데 연말 인사 시즌이 도래하면서 주요 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입길에 많이 오르내리는 주인공은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이다. 올해 특히 다사다난한 해를 보낸 조 사장은 연말 인사에서 물러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사장 물러나고…오 부사장 체제에 무게

11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GS리테일 2022년 주요 임원인사에서 물러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플랫폼 BU장으로 GS리테일의 편의점사업부, 수퍼사업부 등 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해왔다.  
 
후임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지난 6월 조 사장으로부터 편의점사업부장직을 물려받은 오진석 전략부문장(부사장)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정비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오 부사장에게 실질적 권한과 무게 중심이 많이 이동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GS리테일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 사장이 외형상으로는 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역할과 실무 업무 전반은 이미 많이 내려놓은 것으로 안다”면서 “본인이 합병 전에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그렇게 되면 외부 모양새가 좋지 않고 조 사장이 GS안에서 일궈낸 공적도 많다보니 회사에서도 예우를 갖춰 용퇴를 만들어 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퇴임’하는 모양새를 갖추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질성 인사’에 가깝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전문경영인 중 핵심인물…오너 일가 신뢰 두터워

조 사장은 GS리테일 내에서 승승장구하던 핵심 인물이다. 1958년생인 그는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경영기획팀에 입사했다. 동경지사와 재경부서에서 근무한 후 2003년 LG유통(현 GS리테일)으로 옮겨 대형마트 점장, 물류 부문장, 생식품 상품구매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과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사진 GS리테일]
 
LG상사와 LG유통을 거치며 GS 오너일가 조력자 역할도 톡톡히 했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과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신임을 쌓았다. 특히 허승조 전 부회장은 조 사장에 대한 신뢰감이 유독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허연수 부회장과는 ‘동문 파워’를 자랑한다. 조 사장이 고려대 78학번, 허 부회장이 80학번이다.  
 
이런 탄탄한 입지를 배경으로 조 사장은 비오너 전문경영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의 GS리테일 경영구도를 LG유통 시절부터 구축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GS리테일에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도입하는 등 물류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점포별로 나눠진 서버를 중앙으로 통합한 것도 조 사장의 아이디어다.  
 
2011년 GS리테일 기업공개(IPO)에서도 흥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2000년 초반부터 급성장한 편의점 시장에서 GS25를 2위권에 안착시키며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공적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남혐 논란이 발목…실적 악화에 권한도 축소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조 사장에게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 5월. 편의점 GS25가 때아닌 남혐(남성혐오)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당시 사태가 악화되면서 편의점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고, 사태 수습에 미흡했던 조 사장은 다음달 겸직하던 편의점사업부장직을 내려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조 사장의 퇴임 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남혐 논란 이후 GS25의 2분기 실적이 악화되고 그 여파가 계속되면서 조 사장의 권한도 대폭 축소돼 왔다.  
 
 
지난 7월1일 합병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 BU장을 계속해서 이끄는 그림이 그려졌지만 당시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퇴임설이 다시 힘을 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4월 등기임원으로 재선임된 지 3개월 만에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남혐논란으로 책임자가 면직되고 조 사장은 부장직에서 물러나 플랫폼 BU장직을 유지하는 선에서 마무리 되는 듯 했다”며 “하지만 이사회에서 빠진 것을 두고는 사실상 회사 퇴임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허승조 따라 태광그룹?…GS리테일 “인사 문제, 알 수 없다”  

조 사장의 향후 거취는 태광그룹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연결고리는 허승조 전 부회장이다. 허 전 부회장은 GS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GS그룹을 떠나 처가인 태광그룹에서 직을 맡고 있다. 허 전 부회장은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의 큰 매형이다.
 
허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허연수 부회장에게 GS리테일을 넘겨준 뒤 태광그룹에 둥지를 틀었고 그룹 내 핵심계열사인 태광산업 고문으로 미등기 비상근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공식적으론 자문 역할이지만 사실상 그룹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광산업 전경. [중앙포토]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조 사장을 중용한 허 전 부회장이 그를 추천했고, 조 사장 역시 그 뜻을 받아들여 대표직으로 이동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면서 “조 사장이 다방면에서 경영능력을 쌓은데다 특히 통계 전문가인만큼 숫자에도 능해 태광그룹 재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GS리테일 측은 조 사장의 사임과 향후 거취에 대해 “인사 얘기인 만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조 사장의 사임과 태광행 관련 이야기는 업계에서 자주 나오던 얘기였다”면서 “올해는 남혐논란 등의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더 주목받는 것일뿐 새로울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GS리테일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연말 사업계획 보고도 안했고, 계열사 보고도 안한 상황이다. 인사 관련해서 결정 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조 사장 역시 매일 출근 하고 있다”면서 “몇가지 정황만으로 속단할 것도 아니고, (떠날지 머무를지) 인사란 건 확답을 내릴 수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 관계자는 예정대로라면 11월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는 3주정도 빨랐지만 이번에는 기존대로 11월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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