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쑥쑥 크는 의료기기 산업…中 토종기업 '조연'에서 벗어나나?
(투데이 포커스) 쑥쑥 크는 의료기기 산업…中 토종기업 '조연'에서 벗어나나?
(베이징=신화통신) 오랜 기간 중국 국내 병원은 첨단 의료기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중국 의료기기 산업이 최근 비약적인 발전 추세를 보임에 따라 토종기업 육성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은 중국산 첨단 의료기기 제품이 과연 '조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최근 수년간 중국 의료기기 산업은 방대한 내수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연평균 20%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였고 지난 2020년 말엔 약 7천721억 위안(약 150조1천348억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 정도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중국 의료기기 산업은 클러스터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웨강아오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 경제권), 창장(長江)삼각주, 베이징-톈진(天津) 환보하이완(環渤海灣) 등이 3대 산업 클러스터로 꼽힌다.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자 견실한 토종 기업도 대거 등장했다. 중증 간호 의료기와 체외 진단 분야에서 활약하는 마이루이(邁瑞)를 비롯해 영상 진단 분야의 둥롼(東軟)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2014년 혁신의료기기 특별심사통로를 만들어 2021년 11월까지 약 130종의 의료기기를 시장에 출시했다. 일부 제품은 '불모지'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기도 했다.
탄탄한 제조업 기반도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일조해 의료기기 산업망과 공급망이 빠르게 구축됐다.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의 경우 쑤저우과학기술성(城) 내 700여 개 의료기기 기업이 50㎞ 반경 내 공급망을 통해 85% 이상의 물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중국 정부 차원의 육성 정책으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첫 번째 문제점은 핵심기술 개발이다. 외과 수술 로봇을 개발하는 한 기업의 경우 로봇 제작에 필요한 핵심부품 자체 개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중국 첨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수입품을 대체할 만한 제품도 지극히 적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문제점은 높은 시장 진입 문턱이다. 같은 구매 조건이라도 국산 의료기기가 상대적으로 약세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만일의 사고 발생으로 인한 위험 부담이 중국산 제품 선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문제점으론 다각도 지원 미비다. 중국 의료기기는 줄곧 분류별로 관리되어 왔다. 이로 인해 일부 혁신 제품은 관련 승인 전례가 없어 심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제품 등록증을 받는 것만 해도 관련 부서에 제품 분류 신청을 먼저 한 뒤 분류가 확정돼야 다음 심사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실정이다.
네 번째 문제점은 경직된 관리 제도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용법이 국내 규정에 부합하지 않아 제품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다. 인공호흡기와 호스를 생산하는 한 중국 국내 기업은 높은 제품 단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참고한 후 제품을 소독해 재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러나 중국 국내 관리가 엄격해 해당 기업에 소독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고, 병원도 재사용을 원하지 않아 심각한 제품 낭비를 초래했다.
의료기기 산업은 임상의학·생물학·재료학 등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기술 및 인재 집약형 산업이다. 그러나 중국은 관련 전공을 개설한 학교도 적을뿐더러 고급 인재 육성도 미진하다. 이에 의료기기 전공 개설과 전문 인재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기타 국가에 비해 우수한 중국의 원격진료 환경을 활용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관련 부서가 원격진료 법리 및 윤리 연구를 가속화해 입법과 정책을 손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외에도 국산 의료기기가 직면한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확실한 안전을 전제로 의료기관이 국산기기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리·감독 부서가 심사 분류제와 기기 재사용 문제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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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중국 의료기기 산업은 방대한 내수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연평균 20%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였고 지난 2020년 말엔 약 7천721억 위안(약 150조1천348억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 정도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중국 의료기기 산업은 클러스터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웨강아오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 경제권), 창장(長江)삼각주, 베이징-톈진(天津) 환보하이완(環渤海灣) 등이 3대 산업 클러스터로 꼽힌다.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자 견실한 토종 기업도 대거 등장했다. 중증 간호 의료기와 체외 진단 분야에서 활약하는 마이루이(邁瑞)를 비롯해 영상 진단 분야의 둥롼(東軟)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2014년 혁신의료기기 특별심사통로를 만들어 2021년 11월까지 약 130종의 의료기기를 시장에 출시했다. 일부 제품은 '불모지'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기도 했다.
탄탄한 제조업 기반도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일조해 의료기기 산업망과 공급망이 빠르게 구축됐다.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의 경우 쑤저우과학기술성(城) 내 700여 개 의료기기 기업이 50㎞ 반경 내 공급망을 통해 85% 이상의 물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중국 정부 차원의 육성 정책으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빠르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첫 번째 문제점은 핵심기술 개발이다. 외과 수술 로봇을 개발하는 한 기업의 경우 로봇 제작에 필요한 핵심부품 자체 개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중국 첨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수입품을 대체할 만한 제품도 지극히 적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문제점은 높은 시장 진입 문턱이다. 같은 구매 조건이라도 국산 의료기기가 상대적으로 약세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만일의 사고 발생으로 인한 위험 부담이 중국산 제품 선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문제점으론 다각도 지원 미비다. 중국 의료기기는 줄곧 분류별로 관리되어 왔다. 이로 인해 일부 혁신 제품은 관련 승인 전례가 없어 심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제품 등록증을 받는 것만 해도 관련 부서에 제품 분류 신청을 먼저 한 뒤 분류가 확정돼야 다음 심사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실정이다.
네 번째 문제점은 경직된 관리 제도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용법이 국내 규정에 부합하지 않아 제품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다. 인공호흡기와 호스를 생산하는 한 중국 국내 기업은 높은 제품 단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참고한 후 제품을 소독해 재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러나 중국 국내 관리가 엄격해 해당 기업에 소독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고, 병원도 재사용을 원하지 않아 심각한 제품 낭비를 초래했다.
의료기기 산업은 임상의학·생물학·재료학 등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기술 및 인재 집약형 산업이다. 그러나 중국은 관련 전공을 개설한 학교도 적을뿐더러 고급 인재 육성도 미진하다. 이에 의료기기 전공 개설과 전문 인재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기타 국가에 비해 우수한 중국의 원격진료 환경을 활용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관련 부서가 원격진료 법리 및 윤리 연구를 가속화해 입법과 정책을 손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외에도 국산 의료기기가 직면한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확실한 안전을 전제로 의료기관이 국산기기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리·감독 부서가 심사 분류제와 기기 재사용 문제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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