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한은 이끈 이주열 총재 떠난다…통화정책 평가는?
임기 동안 기준금리 9번 인하, 5번 인상
펜데믹서 주요국 중 첫 금리 인상 단행하며 과감성 평가도
朴, 文 두 정권서 각종 경제 위기 대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31일 임기를 끝으로 한은을 떠난다. 그는 한은에서 43년이라는 최장수 근무 기록을 세웠다. 총재로 임명된 뒤 정권이 바뀌면서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8년 동안 다양한 위기에서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을 적절하고 일관성 있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월호·日수출규제·코로나 등 위기서 안정적 통화정책 펼쳐
특히 취임 보름 만에 세월호 참사를 맞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확산되자 이 총재는 취임 4개월만인 2014년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와 2016년 6월 브렉시트를 거치는 동안 1.25%까지 인하하며 경기회복을 지원했다.
이후 2017년 11월 국내 경제 회복세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1년 간격을 두고 이듬해 11월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2019년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악재로 다시 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고, 2019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2020년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경제 충격이 심화하자 3월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5월에도 추가 인하를 통해 사상 최저 수준은 0.5%까지 낮췄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경제가 회복세를 보였고, 자산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되면서 8월 주요국 중앙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11월과 올해 1월 추가 인상을 단행해 1.25%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한은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 블룸버그 출신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지난해 11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연준이 말만 하고 있을 때, 한은은 행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연임한 첫 한은 총재
특히 한은은 이 총재가 임기 동안 캐나다, 스위스 등 주요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연장하며 외환안전망을 공고히 다졌다고 전했다. 캐나다와 스위스는 미국·유로존·영국·일본과 더불어 6대 기축통화국으로 꼽힌다. 이들 나라와 통화스와프를 맺은 비기축통화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이 총재는 2017년 10월에는 사드 갈등으로 한중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도 중국인민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연장을 끌어내며 우리나라 외환 안전망을 강화했다.
이 총재는 디지털화폐(CBDC) 도입 기반도 마련했다. 이 총재는 CBDC 도입을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모의테스트를 단계적으로 실시했다. 제조·발행·유통 등 기본기능을 구현하는 1단계 모의실험은 지난 1월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현재는 오프라인 결제 등 확장기능 및 신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2단계가 진행 중이다. 한은은 국가적 차원에서 CBDC 도입할 경우, 차질 없이 발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제도적 준비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재임 8년 동안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울 때는 기준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했다”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판단이 서면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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