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하는 KT…2025년까지 매출 5조 목표
"올해가 미디어 가치사슬 기반 콘텐트 사업 원년"
스카이TV, ENA 채널로 재편…3년간 5000억원 투자
KT가 2025년까지 미디어 콘텐트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그룹 내 콘텐트 플랫폼을 모으고 국내·외 파트너 기업과 협력해 콘텐트 기획과 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가치사슬을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KT그룹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KT스튜디오지니의 콘텐트 라인업과 스카이TV의 재편 등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강국현 KT커스토머부문 사장은 이날 발표자로 나서 "올해는 KT가 지식재산권(IP)에서 플랫폼,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미디어 콘텐트 사업을 추진해갈 원년"이라며 "KT스튜디오지니의 콘텐트 제작 역량과 스카이TV의 채널을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유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KT는 지난해 3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하며 콘텐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구독형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국내 디지털방송 솔루션 기업 알티미디어, 현대미디어까지 인수하며 미디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외형을 키워왔다. KT는 앞서 OTT 플랫폼 시즌, 스토리위즈, 미디어지니, 지니뮤직 등을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재편하기도 했다.
KT는 그룹사 내 모든 콘텐트 플랫폼을 활용해 2021년 기준 3조원 수준인 미디어 콘텐트 부문 매출을 3년 내 3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파트너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T는 지난 3월 CJ ENM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약속받았다.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와 콘텐트를 공동 제작하고, 주요 콘텐트를 자사 채널에 편성하게 된다.
KT는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해 KT그룹의 콘텐츠 사업을 성장시키고, 국내 미디어 콘텐트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특히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우수한 제작 역량을 가진 제작사들과 콘텐트를 공동 제작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작품을 배출하고, 글로벌 OTT에도 콘텐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CJ ENM의 OTT 티빙과 KT의 시즌을 통합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은 없지만, 국내 OTT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CJ ENM과 사업협력위원회를 추진 중이고, 윤경림 KT그룹 사장이 사업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다"며 "두 기업의 톱레벨이 참석해 미디어 콘텐트 관련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CJ ENM과 KT스튜디오지니가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면 KT 시즌이 지금보다 서비스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사실상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즌은 남은 점유율을 나눠 갖는 토종 OTT 중에서도 성적표가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플랫폼과 콘텐트의 '매칭'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공개할 여러 작품 중 가우스전자를 비롯한 짧은 분량의 미드폼 드라마는 KT그룹의 여러 플랫폼 중 시즌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스카이TV와 시즌, 협력 관계인 CJ ENM의 tvN 등 각 플랫폼에 딱 맞는 콘텐트를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KT스튜디오지니의 메가 히트작을 중심으로 콘텐트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오리지널 드라마 24개 작품과 영화를 선보인다. 김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년간 원천 IP를 확보하고 제작 역량을 강화하면서 KT만의 콘텐트를 선보이기 위해 기초체력을 다졌다"며 "2023년에는 판타지, 액션, 사극 등 콘텐트 장르를 넓혀 글로벌 사업자들과 본격적으로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KT의 유료방송 자회사 스카이TV는 KT스튜디오지니에 인수됐던 미디어지니와 함께 'ENA' 패밀리 채널로 재탄생한다. 채널 ENA는 ENA 드라마, ENA 플레이, ENA 스토리 등 3개 테마로 구성된 통합 브랜드다. 윤용필 스카이TV 대표는 "강철부대, 나는 솔로(SOLO), 애로부부 등 오리지널 콘텐트를 더 많이 편성해 2025년까지 ENA를 1조원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30여 편의 드라마를 확보하고, 300편 이상의 예능을 자체 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 제작사 등 파트너 기업과 상생 협력을 강화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2024년까지 50편 이상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고, 그만큼 많은 콘텐트 제작사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IP와 2차 저작권을 제작사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미래 성공 수익은 나누는 등 상생 구조를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상생 관계를 지속하려면 많은 작품이 드라마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영상화 판권을 확보한 IP를 지속해서 기획,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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