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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떠나는 이동걸 “정부 철학 발맞출 새 사람 필요…부산 이전은 잘못”

[떠나는 이동걸] ② “5년간 금호타이어 등 11개 구조조정 성과”
“조선업 빅2 체제로…쌍용차 법원 결단해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산은 본사에서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산업은행]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떠나겠습니다.”
 
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은 은행인 동시에 정책기관이기에 새로운 사람이 새 정부 정책철학에 맞춰 산업을 잘 이끌기를 바라며,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尹 정부 맞서 “부산 이전은 잘못” 목소리 높여

앞서 이 회장은 금융위원회에 산은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문재인 정부 초, 2017년 9월 3년 임기의 산은 회장직에 취임했다. 이후 뒤 한 차례 연임해 현재까지 4년8개월의 임기를 지냈다. 이 회장은 국책은행장은 정부와 정책 철학이 맞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판단 하에 사임을 결정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산은 부산 이전 공약’에 강한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그는 “산은의 부산 이전은 잘못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 이전으로 부·울·경 지역에 2조~3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면서 “이는 학자로서 보기에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부·울·경 지역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 가장 특혜 받은 지역”이라면서 “이제 다른 지역을 좀 도와달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 회장은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교체와 관련된 잡음이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법 개정을 통해 주요 정책기관장의 임기를 대통령의 임기와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요 정책기관을 선별해 그 기관장은 임기를 2.5년이나, 5년으로 맞춰 정부와 정책기관장의 임기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 외에 기관들의 기관장 임기는 존중해주는 것이 성숙, 선진적 형태”라고 설명했다.  
 

취임 당시 자본잠식…5년만에 11곳 구조조정

그는 지난 5년간 산업은행의 구조조정·경영 실적도 소개했다. 이 회장은 “2019년 5월 취임할 당시 정리되지 않은 현안 부실기업이 금호타이어·한국지엠·대우건설·현대상선(현 HMM) 등 10∼15개, 대규모 부실기업만 10여개나 있었다”며 “은행 금고는 텅 비어 자본잠식 직전 수준이었다”고 떠올렸다.
 
또한 이 회장은 “조선·해운업 등에 대한 거액의 대손 비용 등으로 취임 전 3∼4년간 주요 부실기업 구조조정 관련 손실액은 14조5000억원, 당기순손실만 5조5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금호타이어·한국지엠·대우건설·두산중공업 등 11개의 구조조정을 완료했다”며 “대우조선해양·쌍용차·KDB생명 3개를 빼고는 확고한 구조조정 원칙을 지키며 다 해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최근 합병·매각이 불발된 대우조선해양, 쌍용차의 구조조정 방향성도 제시했다. 그는 대우조선에 대해 “기업 차원이 아니라 산업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로, 조선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꼭 필요하다”며 “국내 조선 3사가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쌍용차에 대해선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낮은 만큼 자금 지원만으로 회생하기 어렵다”며 “회생법원이 결단을 내려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 회장직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이에 따라 이 회장 사임 절차가 완료되면, 후임자는 금융위원장 인선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금융위원장 인선도 아직이라, 올해 하반기에나 산은 회장직 공석이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 회장직이 공석이 되면 최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전무이사)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kim.yoonj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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