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팔기 시작한 개미…주가 바닥 뚫을까
개인투자자 네카오 두고 5월 들어 매수세 잦아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최근 2주간(5월 9~20일) 개인투자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두고 각각 352억원, 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네이버엔 5월 둘째 주에 개인 매도세가 몰렸는데, 이때 379억원치를 내다 팔았다. 개인투자자는 카카오를 두고 지난 셋째 주에만 634억원치를 팔았다.
두 회사는 개미들의 ‘최애 종목’으로 꼽힌다. 올해 3월 말 기준 네이버는 91만명, 카카오는 202만명의 소액주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가장 많은 투자자가 이 회사 주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은 올해 초부터 지지부진했지만 개인투자자는 베팅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네이버엔 8330억원어치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세가 몰렸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502억원, 4205억원을 내다팔았는데 이 물량을 오롯이 개인이 받아낸 셈이다.
카카오의 주식 거래실적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개인이 413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사이 기관은 3508억원, 외국인은 58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 기간 네이버의 주가는 30만원대가 붕괴하면서 15.86% 하락했고, 카카오의 주가는 10만원, 9만원대가 차례로 붕괴하면서 15.59%나 꺾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와 신통치 않았던 1분기 실적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수준을 끌어내렸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은 1조845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3% 줄었고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4.1% 줄었다. 카카오 역시 1분기 매출이 1조651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 감소해 5년간 이어오던 성장세가 멈췄다.
그런데도 개인투자자는 매수 강도를 높였다. 이들 종목의 하락 폭이 과도하고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주식을 대거 사들인 셈이다. 증권가에선 두 회사가 하반기엔 두드러진 실적을 낼 것이란 공통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새 정부가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데다 하반기부터 글로벌 및 신사업이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5월 들어선 개인의 매수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장 초반엔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할 정도로 낙폭이 커지자 매수세가 잦아들었다. 이들 사이에서도 지금이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약세장에 빠졌고, 글로벌 대형 기술주와 성장주가 연일 급락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하락을 압박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 매수한 뒤 반등장에 내다 팔았던 개인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주춤해지는 양상”이라면서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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