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레미콘 공장 60% ‘셧다운’…건설현장도 '불똥'
일부 건설현장 레미콘 타설 못해…공기 지연 우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시멘트 출하 중단 등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건설업계도 그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10일 시멘트·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레미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 추산으로 이날 현재 전국의 레미콘 공장 1085곳 가운데 60%가량이 시멘트 재고 소진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수도권 주요 건설 현장에서는 레미콘 타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최대 레미콘 공급사 중 하나인 삼표산업은 전날 서울 성수동과 풍납동 등 수도권 공장 15곳을 비롯해 17곳 공장 전체의 가동을 멈췄다. 유진기업의 경우도 전국 24개 공장 가운데 현재 16개는 가동이 중단됐고, 지방 7개를 포함해 8개 공장만 가동 중이다.
시멘트 공장과 유통기지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주의 상당수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출하 중단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세종 등 충청권과 지방 일부에서 제한적인 출하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은 시멘트 출하가 전면 봉쇄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파업 이후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5∼10% 선으로 줄었다. 특히 충북 단양 등 일부 내륙에선 전날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저지로 일반 트럭을 통한 포장시멘트 운송도 일부 중단됐다.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출하가 막히면서 다음 주에는 시멘트 생산을 중단하는 공장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분이 닿으면 굳어버리는 시멘트의 특성상 반드시 폐쇄된 전용 사일로에 보관해야 하는데 사일로 용량이 꽉 차면 더 이상 보관이 불가능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시멘트협회 집계상으로 현재 6개 지역의 생산 공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저장시설의 재고율은 52% 수준이다.
시멘트 공급 차질로 수도권 건설 현장은 레미콘 타설에 차질을 빚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재고를 쌓아둘 수 없는 레미콘 특성상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기 지연 등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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