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요금제, 5G 가입자 수 3000만명 연내 돌파 원동력 될까
SK텔레콤 요금제 신고, KT‧LG유플도 8월 중 공개할 예정
5G 가입자 수 증가 기대하지만…단품요금제 실효성 지적
이동통신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곧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종호 장관은 중간요금제의 조속한 출시를 당부했고, SK텔레콤이 먼저 추가 요금제를 신고하면서 화답했다.
이동통신업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중간요금제 출시 압박을 받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민생안정책의 일환으로 중간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그간 이통3사는 5G 요금제를 두고 데이터 10㎇ 이하의 저렴한 요금제, 혹은 100㎇ 안팎의 고가 요금제로 설계했다.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6㎇ 수준이었기에 사실상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40㎇ 사이 중간요금제 출시의 필요성이 고개를 든 이유다.
SK텔레콤은 요금제를 설계해 이미 신고를 완료했고,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조만간 발표키로 하면서 정부는 정책 달성을 눈앞에 뒀다. 중간요금제가 시장에 나오면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5G 가입자 수도 늘릴 수 있다.
지난해 이통3사는 빠른 속도로 가입자 수를 늘리면서 ‘5G 2000만명 시대’를 열었지만, 최근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5G 가입자 수는 312만명(5월 기준) 늘어났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순증(399만명)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둔화했다. 고가 요금제, 서비스 속도에 실망한 고객이 알뜰폰이나 LTE로 옮기게 된 탓이 크다.
데이터 이용패턴을 반영한 요금제는 가입자를 끌어모으기가 쉽다. 지난 2015년 요금제의 무게중심을 음성통화에서 데이터로 바꾼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했을 때도 그랬다. 당시 이통3사는 데이터 이용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줄어든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만 따져보게 설계했다. 덕분에 이 요금제는 출시 5개월 만에 1000만명이 넘는 신규 가입자 확보에 성공했다.
다만 5G 중간요금제가 LTE 데이터 중심 요금제처럼 흥행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통3사가 출시를 고려 중인 중간요금제는 단품 요금제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데이터 제공량 24㎇에 월 5만9000원으로 설계한 요금제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데이터 구간을 더 세분화해야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거다. 데이터 사용량이 고객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는 ‘5G 요금제 개편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중간요금제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소비자 선택폭이 지나치게 좁아 바가지요금이나 강매 요금이라고 하는 5G 요금제에 대한 개선안이 최근 나왔다”면서도 “아직도 국민 기대나 공정 거래 측면에선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간요금제 출시는 소비자 편익 측면에선 분명히 긍정적이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24㎇ 안팎이 적당한가를 두고는 논란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기존 5G 요금제의 가격 수준이나 데이터 용량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개편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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