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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빅스텝에 무색해진 '8월 전세대란설'

전세대란 피했지만 월세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은 '쑥'

 
 
서울 시내 한 시중 은행 앞에 전세자금대출 상담 전용 창구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첫 만료를 앞두고 역대급 전세대란이 올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 엇나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전세 수요는 줄었지만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7월 2주차 전국의 전셋값은 -0.03% 하락했다. 서울은 -0.02%, 수도권도 -0.04% 떨어졌다. 주간 기준 올해 누계치만 전국은 -0.22%, 서울은 -0.34%, 수도권은 -0.67%를 나타내며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과 월세 선호 현상 등으로 전세수요가 감소했다"며 "이에 전세 매물이 증가하는 가운데 상대적 가격 수준 높은 단지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초 부동산 업계에서는 오는 8월 전세대란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처음으로 사용한 매물들이 8월에 쏟아지면서 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4년 치 전셋값을 한 번에 올릴 것이란 예상에서다.
 
정부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면서 ‘상생임대인’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세 대란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상생임대인은 2024년 말까지 전셋값을 5% 이내로 올리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한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않아도 되는 제도다. 양도세 규제 완화 카드로 8월 전세대란을 막겠다는 심산이다.
 

전세대란 피했지만, 월세라는 더 큰 적이 온다

정부도 예상한 ‘8월 전세대란설’은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25%로 0.5%p 인상했다. 이로 인해 전세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매우 커진 상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는 지난 16일 기준 연 4.010∼6.208%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말 기준과 비교해 하단이 0.420%p, 상단이 0.437%p 올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상단은 1.481%p나 뛰었다.
 
8월 전세대란 우려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또 다른 우려가 제기된다. 전세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전세 대란은 피했지만, 전세를 원하던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선택하면서 월세가 오르는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월세의 비중도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전·월세 거래는 총 40만4036건으로 이 중 월세 거래는 24만321건, 59.5%를 차지했다. 지난 4월 50.4% 비중을 차지했던 월세 비중이 한 달 만에 9.1%p 급상승했다.
 
올려야 할 전세금을 준전세 형태로 전환해 전세는 금액대를 유지하는 대신 월세를 올려 받는 움직임도 느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파트 준전세는 1만81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639건에 비해 8.9% 상승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주인의 보증금 증액 요구를 대출로 막기에는 차주에게 월세보다 은행 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부담되는 수준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월세화가 진행되면서 전셋값 상승이 진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현 기자 wanna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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