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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줄 마른 기업들 빚으로 버틴다…‘한계기업’ 확대 우려↑

기업대출 7월에만 12조원 증가…동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
가계대출은 규제·금리에 감소 추세
“재무 한계 드러내며 한계기업 더 증가할 수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빌딩들의 모습. [연합뉴스]
기업대출 규모가 매달 증가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막히면서 위축되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은행업계에선 최근 회사채 발행이 부진해진 데다 영업 환경이 나빠지며 기업들이 빚으로 버티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기 악화에다 기업대출 금리도 높아지고 있어, 한계기업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가계대출 감소에도 7월 기업대출 12.2조원 급증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대출 잔액 증가 규모가 매달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는 한 달 만에 기업대출이 12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7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국내은행의 7월에 기업대출은 12조2000억원 늘었는데 6월의 6조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커졌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기업대출 증가액은 7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6%(14조6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7월에 3000억원 줄었고, 올해에만 총 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51조3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계대출 감소 규모가 상당히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과 반대로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는 DSR과 같은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데다, 대출 만기상환 유예 등과 같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이뤄진 영향이 있다. 여기에 더해 투자심리 위축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이 부진해지며 기업들이 은행을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회사채 순발행액은 7월에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총 1조8000억원 줄어든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7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은 6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4690억원 줄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는 과정에서 회사채 신용스프레드(회사채 금리-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이에 회사채 직접 발행이 부진해지자 기업들이 직접금융보다 대출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기에 재무적 어려움 가중 소지 높아”

한계기업 비중 추이 [사진 KDB미래전략연구소]
기업들이 자금조달 등을 이유로 은행을 찾고 있지만, 금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이자 부담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한 상황이라 자칫 기업들의 부실 확대가 가계보다 먼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5월 연 2.89%에서 6월 연 4.23%로 1.34%포인트 올랐고 기업대출 금리는 연 2.67%에서 연 3.84%로 1.17%포인트 상승했다. 이후로도 기준금리가 계속 상승한 영향에 기업대출 금리도 4%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외부감사기업 2만4515개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은 지난해 말 4478개를 기록해 전체의 18.3%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경우 2011년과 비교해 한계기업이 1.4배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3.5배 늘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기업 수익성 하락과 맞물리며 한계기업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자상환부담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겹치면 재무적 어려움이 가중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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