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환율·高물가·高금리’ 악순환…가계대출 금리 5% 돌파 ‘시간문제’
글로벌 공급망 이슈·우크라 전쟁 이어 달러강세 겹쳐
한은, 수입물가 상승 따른 국내 인플레 우려 표해
7월 가계대출 금리 4.52%…9년4개월 만에 최고
수입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쳐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앞으로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수입물가·달러강세 우려 반복적 강조 나서
한은은 8월 30일 내놓은 ‘조사통계월보’에서 수입물가 상승의 최종재 가격 전가가 곡물, 금속, 에너지 등 원자재에서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빠르게 상승한 수입물가가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켰다”며 “올해 1~6월 중 수입 원자재·중간재의 가격 상승은 주로 국제 원자재가격과 원·달러 환율 충격에서 기인했다”고 밝혔다.
다른 통화보다 달러에 대한 원화의 약세는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7월 금통위 이후 원·달러 환율은 2.5% 상승했는데, 이 기간의 원화 약세는 유로와 일본 엔, 중국 위안 등과 비교해 가장 가팔랐다.
한은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와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에 따른 영향”이라며 “주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의지 표명 등으로 미달러화 지수가 반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물가 상승 영향에 한국 교역조건 악화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국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2.55(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1.4% 하락해 16개월 연속 떨어졌다. 지난 6월에는 10.0% 떨어졌는데 하락율이 더 커졌다.
이는 7월에 상품 100개를 수출하면 82.55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수치가 떨어지면 교역조건이 나빠진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수입가격이 높아진 영향으로 수입금액지수는 6월에 167.48에서 7월 182.55로 높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달러 강세가 수입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국내 물가를 높이는 순환 구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8월 25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입장에서 환율이 올라가 있는 국면을 우려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원화가치가 절하되면서 생길 수 있는 물가 상승 압력”이라며 “중간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의 고충이 심해져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과 가격변수의 우려”라고 설명했다.
연말 기준금리 3%대 올 수도…가계대출 금리 계속 높아진다
이에 한은은 7월에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과 8월에 첫 4회 연속 금리 인상을 시도했는데, 이런 조치에도 물가 정점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더 강한 기준금리 조치를 단행할 것을 예고했다. 이 총재는 “예상 외의 충격이 왔을 때는 원칙적으로는 (빅스텝을)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빅스텝 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가계대출 금리 상승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4.21%로 4%대로 진입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4.52%를 기록해 2013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도 5%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출 이자 부담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월에 82.2%를 기록했고, 잔액 기준으로도 78.4%를 기록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 팀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폭증한 가운데 병목현상과 러시아발 원자재 급등이 더해지며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 전개가 불가피하다”며 “(미 연준의) 총량적인 금리인상 규모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 경계감으로 시장의 시선이 이동하며 미 달러 강세기조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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