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혁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백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으로부터 1억4000만 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빠르게 개발해나간다는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CEPI와 mRNA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세포배양과 세균배양, 유전자 재조합 등에서 mRNA로 백신 개발 플랫폼을 확장하고 다양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R&D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D 지원 자금 중 4000만 달러(약 573억원)를 mRNA 백신 플랫폼 연구과제 2건의 임상 1·2상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임상 3상을 추진하고 허가를 받을 때 나머지 1억 달러(약 1429억원)를 지원받게 된다.
 
mRNA 플랫폼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이용해 기존 플랫폼보다 빠르게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대량생산 체제도 구축할 수 있어 신종 코로나19 대유행 등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적합한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더스트리 아날리스트(GIA)에 따르면 전 세계 mRNA 백신 시장은 지난해 649억 달러(약 75조원)에서 2027년 1273억 달러(약 147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또한 mRNA 백신 플랫폼으로 새로운 감염병 확산에 대응한다는 목표다. 기존 파이프라인은 물론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백신,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백신, 항암 백신 등 신규 파이프라인에도 mRNA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중·저개발 국가의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CEPI와 협력 관계도 이어간다. CEPI는 미지의 감염병(Disease-X)에 대응하고 중∙저개발국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신종 선별 풍토성 감염병 RNA 백신 플랫폼 기술 및 백신 라이브러리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사업의 첫 번째 사례로 선정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EPI의 균등 공급 정책(Equitable Access Policy)을 따라 중·저개발 국가에 적정한 가격의 백신을 원활히 공급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mRNA 백신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R&D 자금 200만 달러(약 28억원)를 지원받았다”며 “당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mRNA 플랫폼의 전임상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 연구가 CEPI와 협력하는 데 기술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해치트 CEPI CEO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미지의 감염병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mRNA 플랫폼 기술을 검증하는 데 노력하고,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100일 내 백신을 개발한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설 것”이라고 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새로운 감염병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는 점을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며 “국제 기구 및 해외 기업과 혁신적인 백신을 개발하고 인류 보건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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