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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년 ‘황제주’로 등극하나

SK하이닉스는 하방압력 확대, 코스피 8~10위 경쟁도 치열
10월에만 9번 바뀐 코스닥 대장주…실적‧성장성 기대감 높아

 
 
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전경.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대형주들의 시가총액 순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코스피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고, 코스닥에서도 시총 대장주를 자리를 놓고 각축전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실적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CMO(위탁생산)‧2차전지 관련주들이 당분간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8일 코스피 시총 3위에 올랐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전날 대비 2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SK하이닉스의 시총이 5조원이나 증발한 결과다. 28일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62조3480억원으로, SK하이닉스(60조7150억원)를 약 2조원 가량 앞섰다.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하이닉스 간 시총 격차가 당분간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MO 사업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눈높이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조만간 ‘황제주’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앞세운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체의약품 생산능력 1위에 오른 기업이다. 100만~12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는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과 실적에 주목했다.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0.11% 오른 87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특히 올해는 CMO 판매량 증가와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3분기까지 매출액(연결기준)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연간 2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영업이익(8694억원) 예상치 역시 연간 1000억원 내외인 국내 대형 제약사보다 7배 이상 높다.  
 
박송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필수소비재인 헬스케어 섹터는 경기 방어주 성격을 갖고 있다”며 “CMO는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전방산업의 성장으로 견조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4공장 완공으로 총 생산규모 62만L를 보유해 글로벌 CMO 생산량의 30%를 담당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항체 의약품 위탁생산 확대 및 활발한 수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코스피 시총 4위로 떨어진 SK하이닉스는 IT 전방 수요의 둔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나 쪼그라들었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판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4분기부터는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가격 하락에도 수요 회복이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1분기까지 증가할 재고량을 고려할 때 2분기까지 적자가 지속, 실적 추정치 하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1만7000원에서 11만원으로 내린다”고 언급했다.
 
코스피 시장의 시총 8~10위권 경쟁도 뜨겁다. 28일을 기준으로 8위 네이버(27조7240억원)와 12위 삼성물산(22조1460억원)의 시총 격차는 약 5조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네이버와 삼성물산을 비롯해 셀트리온(26조8210억원), 기아(26조7950억원), 카카오(22조2440억원) 등은 시장 및 업황 상황에 따라 매일 순위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에코프로비엠 vs 셀트리온헬스케어 1위 다툼 치열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고지전’을 펼치고 있다. 10월 12일부터 7거래일간 매일 시총 1위 자리가 바뀌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9월 23일부터 10월 12일까지 12거래일간 시총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지만 10월 중반부터는 에코프로비엠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10월 28일 에코프로비엠(11조1880억원)은 하루 만에 3000억원 가량을 불리면서 10조6810억원에 그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약 5000억원 차이로 눌렀다.
 
일단 증권가는 두 회사 모두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셀트리온과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상승 여력은 각각 62.9%, 63.8%로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2차전지, 바이오시밀러 등 각각의 업황 상황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3분기 출하량과 판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며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고 삼성SDI, SK온에 납품하는 NCA 및 NCM 양극재 제품 출하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이동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기존 제품들의 견조한 매출 성장 속에 베그젤마, 유플라이마 등 신규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 미국 직판 전환에 따른 시장의 우려도 일부 존재하지만, 기존 파트너사 보장 마진 내재화를 바탕으로 영업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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