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또 뛰었는데…진퇴양난 한국은행 ‘마지막 결정’은?
베이비스텝 vs 빅스텝 의견 ‘팽팽’
12월 긴급 금통위 가능성은 낮아

한미 금리차 1.0%p…연말엔 1.5%p 전망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0%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의 격차는 1.0%포인트로 벌어졌다. 한은이 지난달 사상 두번째 ‘빅 스텝’을 단행하면서 금리 역전폭을 0.25%포인트까지 좁혔지만 다시 확대됐다.
문제는 연준이 다음 달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점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직후 “금리인상 관련해 여전히 갈 길이 남아있다”며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최종금리가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제시된 수준인 4.6%보다 더 높게 올라 5%도 넘어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 높은 강도의 ‘매파적(통화긴축)’인 발언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오는 24일 기준금리 결정을 놓고 한은의 고심도 커졌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 이에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11월 24일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에 나선다고 가정하면 연말까지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최소 1.25%포인트, 최대 1.50%포인트로 커질 수 있다. 한은이 10월에 이어 11월도 ‘빅 스텝’에 나선다고 가정해도, 미국과 금리 차이가 최소 1.00%, 최대 1.25%포인트에 이른다.

물가압력·채권시장 불안…베이비스텝 vs 빅스텝
11월 한은 금통위의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다. 다만 시장에서는 ‘빅 스텝’과 ‘베이비 스텝’ 등 금리 인상폭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열어 놓지만, 여전히 기본 시나리오는 0.5%포인트 인상이라고 판단한다”며 “아직까지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물가의 상방 압력을 더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비 스텝’을 예측하는 측에선 무역 적자 등 경제 성장 둔화와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 증가 등을 근거로 든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도 부담이다. 금융지주들의 95조원 자금 지원 결정 등으로 다소 진정됐으나, 기준금리가 또 다시 큰 폭으로 오를 경우 다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10월 회의에서도 2명의 금통위원이 0.25%포인트만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이와 같은 의견이 11월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11월에 열리고, 이후 12월 연준이 FOMC를 개최하는 만큼 일각에선 12월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은법 제21조에선 금융통화위원회의 회의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또는 위원 2명 이상이 요구하는 경우에 의장이 소집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추후 금리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이미 제시한 만큼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정된 마지막 금통위는 11월으로 12월 추가 금통위 개최 가능성 극히 적어 보인다”면서 “금통위의 고민은 많겠지만 12월 FOMC 결정에 따라 임시 금통위를 개최하는 게 명분이 커보이진 않고, 금통위는 12월 연준의 금리 결정 전망을 감안해서 11월에 금리 결정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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