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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월드컵 퇴장?”…우루과이전 맞춰 ‘라이더’ 보이콧

쿠팡이츠 공동교섭단, 월드컵 시간 맞춰 보이콧
낮춰진 기본배달료, 3000원대로 재인상 요구
쿠팡이츠 측 “점주에게도 부담되는 사안, 신중”

 
 
23일 서울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 관계자들이 '카타르 월드컵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오후 10시에 열리는 한국 대 우르과이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배달음식을 즐기는 데 어려움이 있을 예정이다.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이 지난 23일 쿠팡 본사 앞에서 월드컵 경기 기점으로 파업할 것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쿠팡이츠 월드컵에서 퇴장’이라는 푯말을 들고 “24일 우루과이전 쿠팡이츠 배달 거부 형식의 파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는 지난 10월 기준 363만명이 이용하는 배달플랫폼으로, 배민과 요기요에 이어 국내 빅3 배달앱으로 통한다. 이번 라이더 파업으로 쿠팡이츠 이용자는 불편함을 겪고, 타 플랫폼인 배민과 요기요에 기존 쿠팡이츠 이용자가 몰려 배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월드컵 대목’을 포기하면서까지 보이콧을 선언한걸까. 골자는 ‘기본배달료 인상’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라이더 기본배달료를 건강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고, 배달거리당 할증률을 높였다. 즉 기본료는 낮추되 원거리 배달 라이더의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꾼 것이다. 
 
이에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기본료를 다시 3000원대로 올려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이츠 공동교섭단 측은 “쿠팡이츠가 기본배달료를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한다”며 “프로모션 비중을 줄이고 기본 배달료를 높여 라이더들의 안정적인 소득 체계를 쿠팡이츠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상설협의체 설립, 보혐료와 명절 상여금 등 복리후생 문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되는 노동조건에 대한 쿠팡이츠 측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파업행진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 분위기로 최근 급성장한 배달 시장이 다시 주춤하는 분위기에 쿠팡이츠 측도 쉽게 배달료 인상 요구에 응할 순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배달플랫폼 이용자는 지난 10월 기준 3022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10%가량 줄었는데 이중 쿠팡이츠는 이용자 33% 감소로, 빅3 배달플랫폼 중에서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적자 역시 크다. 쿠팡이츠의 구체적인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쿠팡 영업적자는 1조8039억원에 달한다. 국내 시장은 한정적인데 국내 빅3 배달플랫폼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저조한 성적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또 배달료 인상은 사측만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와 음식점주 사용 비용으로까지 이어지는 문제점도 있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배달료 기본값을 인상하면 라이더는 이익을 보겠지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식점주가 부담하는 금액이 올라가고, 결국 소비자 가격도 오르게 된다”며 “문제를 해결해도 어느 한쪽은 불만스러운 상황, 마치 한쪽이 내려가면 반대쪽이 올라가는 시소와 같은 문제”라고 말했다. 
 
쿠팡이츠관계자는 “배달비 인상은 고객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인 음식점주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고객과 상점, 라이더, 배달앱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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