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사람 넘쳐난다…럭셔리카 천국이 된 한국
1억5000만원 이상 럭셔리 수입차 판매 매년 증가
아시아 최초 신차 출시 등 한국 시장 중요성 커져
럭셔리 수입차(판매 가격 1억5000만원 이상)가 한국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제조사들도 한국을 아시아 내 주요 시장으로 바라보는 상황이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럭셔리 수입차의 올해 1~11월 누적 기준 신규 등록 대수는 2만2455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만6415대와 비교해 36.8%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은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람보르기니는 전년 동기 대비 10.2% 많은 356대, 벤틀리는 54.1% 늘어난 746대, 롤스로이스는 3.8% 증가한 219대가 팔렸다. 이 기간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를 제외하면 럭셔리 3개 브랜드뿐이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럭셔리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을 달리 보고 있다. 페라리는 지난 10월 아시아 시장 최초로 한국에 푸로산게를 출시했다. 페라리 브랜드 75년 역사의 첫 번째 4도어 4인승 모델이다. 당시 디터 넥텔 페라리 극동 및 중동지역 총괄 지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며 아시아 최초로 푸로산게를 출시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람보르기니는 고성능 SUV 우루스의 후속 모델인 우루스S를 지난달 국내 출시했다. 지난 10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지 한 달여 만이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이 첫 번째다. 우루스S의 국내 출시 당시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25일에는 롤스로이스모터카가 ‘팬텀 시리즈 II’를 선보였다. 한국을 방문한 아이린 니케인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롤스로이스는 한국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롤스로이스 팬텀의 중요 시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 기본 판매 가격이 7억원 이상인 팬텀의 최대 판매 국가(아시아 기준)다.
부자가 많아진 대한민국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럭셔리 수입차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2018년 1만665대에서 2019년 8009대로 소폭 감소했던 럭셔리 수입차 시장은 2020년 1만817대, 2021년 1만9030대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12월 한 달 실적이 반영되기 전임에도 지난해 연간 판매 규모를 훨씬 웃돌고 있다.
구매 여력이 있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2019년 35만4000명에서 2020년 39만3000명으로, 지난해 42만4000명까지 늘었다. 억대 연봉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억대 연봉 직장인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91만6000명보다 22.6% 늘어난 것이다.
부의 축적으로 구매 여력이 충분한 소비자가 많아짐에 따라 럭셔리 수입차의 법인차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럭셔리 수입차의 법인 계약 비중은 2019년 84.3%에서 2020년 82%, 지난해 79.9%로 꾸준히 줄었다. 올해도 11월까지 법인 계약 비중이 78.4%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수입차가 부를 과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한국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제조사들도 아시아 주요 국가로 인식하기 시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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