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뜨거울 美 바이오시밀러 시장…경쟁력 강화 ‘총력’ [바이오시밀러에 쏠린 눈②]
제품 경쟁력 높이려 제형 개선…국내 기업도 고농도 제품 내놔
PBM 의약품 목록에 올라야…“등재 시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
세계 의약품 매출 1위 ‘휴미라’의 미국 특허가 곧 만료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휴미라와 성분, 효능이 유사한 바이오시밀러를 내년 중 연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현지 출시를 허가받은 제품은 현재 8개다.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제품들을 합하면, 미국에 출시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개수는 더 늘어난다.
특히 내년 여름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들도 이 시기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코헤루스, 바이오콘, 프레지니우스카비 등 해외 기업들도 각자 개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들고 내년 7월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암젠은 내년 초, 노바티스의 자회사인 산도스와 화이자는 내년 말 미국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노린다.
휴미라, 고농도 제형으로 미국 시장 재편
현재 FDA의 승인을 얻은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확보한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뿐이다. 이 회사는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지난 8월 FDA의 승인을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저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FDA 허가를 얻기도 했다.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 기업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젠이 내년 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할 계획이지만, 이 제품은 50mg/mL의 저농도 제형이다. 암젠은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암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저농도,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확보하려는 모습과 달리 셀트리온은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마쳤고, FD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시기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내 협력사인 오가논을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할 예정이지만, 셀트리온은 현지 법인을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앞서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미국 법인인 셀트리온 USA를 인수하기도 했다. 회사는 직접 판매를 통해 제품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PBM 등재’ 관건…“목록에 올라야 경쟁력 갖춰”
특히 주요 PBM의 의약품 목록에 오르는 것이 주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옵텀Rx,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CVS 케어마크 등 3개 기업이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옵텀Rx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3개를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와 동등한 선호 의약품 목록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다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2개를 의약품 목록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익스프레스 스크립츠도 내년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의약품 목록에 올릴 계획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의약품 지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PBM들이 국내 기업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의약품 목록에 포함하면, 등재되지 못한 바이오시밀러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의료비 지출 부담을 낮추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위해서라도 바이오시밀러를 의약품 목록에 적극적으로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암젠이 당장 내년 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예정이라 PBM의 의약품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남은 자리를 국내 기업이 차지할 수 있을지가 변수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PBM들이 암젠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최종적으로 선호 의약품 목록에 올릴지는 미지수”라며 “PBM들은 통상 1~2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데, 암젠을 제외하고 대부분 기업들이 내년 여름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예정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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