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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불황 ‘신호탄’…예적금 규모, 결국 대출마저 추월했다

저축은행 수신 규모 120.9조…여신은 116조 그쳐
3분기 5대 저축은행 순이익 급감
여전히 높은 정기예금 금리…“내년 수익 악화 더 심할 것”

 
 
서울 시내 은행에 예금 적금 상품 금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예·적금) 자금이 여신(대출) 규모를 뛰어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시중은행과 경쟁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린 탓에 저축은행에서 역(逆)머니무브 심하게 나타난 영향이다. 여전히 높은 정기예금 금리로 자금이 몰려 들고, 반면 대출 자금은 증가하지 않으면서 저축은행의 추가적인 이익 감소가 우려된다.  
 

79개 저축은행 10월 수신 규모 120조 돌파…여신은 116조

19일 금융권과 한은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의 수신액은 지난 10월 말 사상 처음으로 120조원을 넘으며 120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102조4435억원을 기록하며 첫 100조원을 기록한 이후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됐다. 반면 10월 말 여신 규모는 총 116조4198억원을 기록했다. 여신액은 지난 8월 116조1647억원을 보인 이후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저축은행 업계에 ‘독’이 되고 있다. 대출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수신만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의 이익은 다양한 금융 상품을 판매해 비이자이익을 발생시키는 은행과 달리 대부분 대출을 통해서만 얻기 때문에 예금액이 대출 규모를 뛰어넘으면 이익은 가파르게 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최근엔 정기예금 금리까지 치솟으며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도 줄고 있어 수익 악화를 키우고 있다. 
 
저축은행의 순이익 감소는 올해 하반기부터 심해지고 있다. SBI저축은행·OK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JT저축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5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했다. 3분기 이자비용이 6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국내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확대된 대출 자산에 금리 상승이 이어지며 이자이익이 증가했고, 예금 관리에서도 저축은행과 비교해 성공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내년 저축은행의 불황, 올해보다 더 심해진다 

[자료 한국은행]
예금이 대출 규모를 넘어서면서 저축은행의 내년 이익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평균 5.45%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에는 연 6%대 초반을 형성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일제히 떨어지며 저축은행의 금리도 다소 낮아졌다.  
 
다만 일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금리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3일 정기예금과 회전식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은 연 5.7%, 24개월 이상은 연 5.75%가 적용됐다. 이 외에도 OSB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5.80%, BNK저축은행은 5.75%, DB저축은행은 5.70% 등으로 6%에 가까운 금리를 주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 10월엔 은행권보다 예금금리를 더 가파르게 올려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전월 대비 1.45%포인트 상승한 반면 예금은행은 0.2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들과 달리 시중은행에선 금리 경쟁이 사라졌다. 현재 은행별 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 금리는 ▶NH농협은행 ‘NH올원이(e)예금’ 4.80% ▶우리은행 ‘원(WON)플러스 예금’ 4.79%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4.7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4.70% ▶KB국민은행 ‘KB스타(Star) 정기예금 4.23%’ 등이다.
 
5대 은행이 모두 정기예금 금리를 낮춘 상황으로, 농협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말보다 0.3%포인트, 하나은행은 0.21%포인트 인하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충분히 높고 더는 인상하기 어려워 현 수준이 고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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