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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경제 반등 수준은 중국의 성장에 달려있다 [조원경 글로벌 인사이드]

중국 내 공급·수요 부족, 인구감소·고령화, 경기 둔화
한국 경제, 중국발 후폭풍 위험 대비하는 전략 필요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걷고 있는 중국 상하이 거리. [로이터=연합뉴스]
2023년 세계 경제는 어느 정도 반등할까?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실행 가능한 출구를 찾는 데 달려 있다고 한다. 중국 경제가 2023년 5.1% 성장할 전망이라고 중국매체들이 12월 14일 보도했다. 많은 투자은행도 이와 비슷한 성장 전망을 내놓았다. 시티은행은 중국 경제의 회복과 반등이 2023년 글로벌 시장에 한 줄기 빛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과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꾸준히 완화되고 있어 5.6%까지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증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대다수 해외 투자기관은 소비와 첨단 제조업이 내년 중국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주민 신뢰가 회복되면서 저축이 소비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중 서비스형, 대면형, 체험형 소비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인식한다. 첨단 기술 제조업과 신재생에너지가 투자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신용대출 지원 정책 실시로 첨단 기술 제조업 투자가 빠르게 증가한다면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제로 코로나 외에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 살자)' 추구에 따른 기업규제 영향이 크다. 중국은 2021년 부동산, 빅테크와 플랫폼, 사교육, 게임 업체 등을 대상으로 민간기업 옥죄기 행보를 이어갔다. 헝다 그룹 발 부동산 리스크 확산, 미국과의 외교 마찰, 탄소 중립에 따른 제조업 가동 중단과 이에 따른 수요 감소도 성장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2021~2023년 1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3% 후반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과거 연평균 성장률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내년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중국발 인플레이션 위험은 없을까? 없다고 보는 견해가 매우 높지만 세계경제가 침체된 상태에서 중국발 원자재 수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이 낮은 기저효과에 따른 5%대 경제성장이 가능하다지만, 고용이 최악인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교육부는 2023년 중국의 대졸자가 11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신규 고용 여력이 준 상황에서 계속된 대졸자 증가로 취업난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금 세계에서 고용상황이 최악인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중 청년실업률이 사회 문제로 대두 된다. 2018년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농민공 포함 도시 12만가구 기준)은 10~11%였다.  
 
코로나19 충격을 거치며 급격히 올라서 현재는 20% 수준이다. 5명 중 한 명꼴로 실업상태이다. 25~59세의 실업률은 5%대로 안정적이지만 16~24세의 고졸과 대졸인력은 갈 곳이 없다. 내년은 매우 중요한 해이다. 중국은 2023년부터 시작되는 5개년 경제계획과 2035년까지의 장기계획 목표를 채택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중위소득 국가 반열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10년 내에 내수시장 규모를 미국 수준으로 성장시켜 G1의 경제 규모로 거듭날 전망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를 체스 게임과 국기에 빗댄 합성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내년 이후 중국 경제 상황·정책 면밀히 주시해야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정책과 경제상황의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중국은 거시경제운용방향으로 ‘과주기 조절’을 내세웠다. 단기적으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부양정책을 취할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개선을 위한 방향을 훼손하지 않는 적절한 수위의 정책을 실시한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는 역주기 조절 정책을 보완한다는 의미로 적시적소에 부양과 규제를 절절히 조합해 나가겠다는 의지이다.    
 
둘째, 중국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과 수요 부족 문제의 해결이다. 중국이 내년 전 세계보다 먼저 경제회복을 이뤄낼 수 있는 지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와 타국의 통화긴축 기조로 축소된 세계 경제의 수요 회복이 관건이다. 여하튼 글로벌 투자은행은 2023년에는 선진국보다 신흥국 증시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진국 대비 높은 경제 성장률과 과대 낙폭에 따른 반등 효과, 달러 약세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신흥국 중에서도 중국 증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흥국 시장 강세를 전망하는 다른 이유는 미국 같은 선진국 시장보다 신흥국 증시가 먼저 더 많이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아시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타 지역에 비해 낮은 것도 매력이다.  
 
셋째, 빚에 의존한 성장과 인구 고령화는 어두운 요소이다. 중국 정부가 은행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실 은행 정리는 아예 시작도 못했다.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과 함께 미국의 견제에 따른 첨단 기술 산업의 성장 정체도 문제다. 더 이상 저비용 노동력을 유일한 강점으로 삼는 나라도 아니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 대한 소비지출의 기여도가 높아져 소비가 중국경제 성장의 동력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소매판매 규모는 2021년부터 미국을 넘어섰다. 국력 결집이 쉬워 연구개발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의 연구개발 지출 규모는 세계의 4분의1 이상이다.  
 
넷째, 중국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는 인구감소다. 2016년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을 폐기했으나 합계출산율은 1.3에 불과하다. 외부에서 인구가 유입되지 않는다면 중국에서는 곧 인구감소가 시작된다. 생산가능인구(15~65세)는 2012년부터 줄었다. 노동인구 감소는 취약한 사회보장제도와 맞물려 사회불안으로 이어진다. 인구구조는 중국이 미국 경제를 추월할 수 없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미국의 힘은 여전히 견고하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 GDP의 비중은 1980년 25% 수준까지 떨어진 뒤 지금도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미국(25조 달러)과 중국(18조 달러)의 GDP 격차는 7조달러 수준이다. 1인당 생산성 면에서는 비교가 어렵다. IMF는 중국의 성장률이 3%포인트 하락하면 주변국의 성장률은 0.5~1%포인트 떨어진다고 본다. 새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져 전체 교역의 4분의1을 중국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도 희망이 찾아오길 바란다. 2023년 인도 인구가 중국을 능가할 것이나, 젊은층의 생산성에 있어서 중국은 인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중국은 불안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는 국가이다. 중국의 성장으로 우리에게도 성장의 온기가 전해지길 바란다.
 
※ 필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이자 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이다. 국제경제 전문가로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제금융심의관, 울산 경제부시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앞으로 10년 빅테크 수업]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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