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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쌓은 자산’…韓기업, 덩치 커졌지만 내실은 악화

대한상의, 국내 1612개 상장사 재무상황 분석
매출액·자산 늘었지만 부채 늘고 영업익 감소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빌딩 모습.[연합뉴스]
한국 기업들의 매출이나 총자산은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1612개 상장사(대기업 160·중견 778·중소 674개)의 올 3분기까지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재무상황 분석 자료를 보면 대상 기업의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증가했다. 코로나 안정세에 접어든 지난해(14.0%)에 이어 매출 성장세가 이어진 셈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17.8%, 중견기업 23.4%, 중소기업이 10.2%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총자산도 지난 2분기보다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같은 기간 총부채가 4.4% 늘어나는 등 자산 증가액보다 부채 증가 규모가 컸다는 것이다. 분석 대상 기업의 합산 총자산은 39조원이 증가한 반면, 총부채는 40조원 증가했다. 대기업은 총자산이 2.6% 늘어나는 동안 부채는 4.1% 증가했고, 중견기업은 총자산 4.0%, 총부채가 5.9%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총자산 1.2%가 늘었고 총부채는 1.1% 증가했다.  
 
국내 상장사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내실이 부실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대기업의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대기업은 영업이익이 58.3%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1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1%, 4.0% 증가했지만, 지난해의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을 평가하는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다. 3분기 누적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1%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액 당기순이익률은 5.9%로, 1.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금리가 오르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 기업의 3분기 발생 이자비용은 총 3조5000억원으로 1분기(2조6000억원), 2분기(3조원)에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차입의 증가로 전체 기업의 3분기 누적 부채비율(81.4%)과 차입금의존도(19.4%)가 모두 작년 같은 기간의 부채비율(74.2%)과 차입금의존도(18.9%)보다 증가했다. 총자본에서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2.3%포인트 떨어진 55.1%를 기록했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나빠진 셈이다.  
 
재고자산이 늘면서 기업의 활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1%, 2021년 6.6%에서 올해 8.0%로 증가했다. 대기업 재고자산은 5.5%에서 6.8%로, 중견기업은 9.7%에서 11.4%로, 중소기업은 7.9%에서 8.4%로 각각 증가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환경에서도 수출과 내수판매에 많은 힘을 쏟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형국”이라며 “국내 대기업의 가동률이 코로나 때보다 떨어졌고 기업들은 내년 목표실적을 하향조정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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